앳된 목소리가 묻는다. “일찍 일어나 일하고 있어요”라고 김택진(52) 엔씨소프트 대표의 목소리가 답하자 상대는 다시 또 묻는다. “근데 리니지2M 언제 나와요?” IT업계 스타 개발자인 김 대표가 직접 목소리 출연을 해 화제를 모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 관련 광고다.
언제 나오는지가 광고 주제가 될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게임 리니지2M이 27일 0시에 출시된다. 2년 6개월간 약 150명의 개발자가 작업한 게임이다. 사전예약 건수는 738만건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25일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했으며 27일 0시부터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지난 9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향후 몇 년 간 기술적으로 더 이상 따라올 수 없는 그런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는 말로 기대감과 자신감을 표현한 바 있다.
기대감을 반영하듯 주가도 그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2월 42만원 선이었던 주가는 지난 19일 56만3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다소 하락하면서 26일은 52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업계에선 리니지2M이 중국산 게임의 거센 공세 속에서 한국 게임 업계의 활로를 뚫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모바일 게임은 최근 구글 플레이 국내 최고 매출 10위권 내에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2M을 만들면서 원작의 흥행 요소를 이어가는 데 중점을 뒀다. 원작의 최대 강점은 게임 내 혈맹(게임 내에서 동맹을 맺은 이용자 집단) 간 교류와 전투였다. 다양한 사람들끼리 동맹을 맺고 다른 혈맹과 전투를 하는게 게임을 즐기는 핵심이었다.
다른 서버에 있던 이용자들이 이들을 돕기 위해 바츠 서버로 모여들면서 1레벨 캐릭터 복장인 내복을 착용한 이들이 게임 속에 대거 등장해 '내복단'이라 불리기도 했다. 레벨은 낮았지만 이들은 인해전술을 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도미술관이 2012년 이 같은 게임 내 전쟁을 주제로 전시회까지 열 정도로 화제가 됐다.
예컨대 성을 두고 싸운다면 캐릭터가 성 입구를 막고 지키려 해도 그대로 뚫린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충돌처리 기술이 적용되면 단체 전투를 할 때 몸으로 막을 수 있는 캐릭터를 앞세우고, 뒤에 활을 쏘는 원거리 공격 캐릭터를 배치하는 등의 전략을 쓸 여지가 훨씬 커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리니지 2M이 리니지1을 모바일로 계승한 엔씨소프트의 전작 리니지M의 아성을 뛰어 넘을지 주목하고 있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29개월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리니지M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사의 3D MMORPG인 V4(넷게임즈), 달빛조각사(엑스엘게임즈), 검은사막(펄어비스), 리니지2레볼루션(넷마블) 등과 연말 대목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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