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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빛은 내부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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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위페르의 눈동자 때문인지 베르메르의 <레이스 뜨는 여인> 때문인지 문소리와 내가 나란히 앉아있던 그리스 식당을 기억할 때면 언제고 실내엔 어둠과 빛이 묘하게 섞여서 먼지처럼 떠다니고 창 밖엔 초조한 봄이 대기하던 풍경이 떠오른다.

베르메르의 아버지는 네덜란드 델프트 시내 한가운데 광장 근처에서 여인숙 ‘날아다니는 여우’를 경영하였다. 당시의 여인숙은 대부분 주점도 겸하였고 벽에 그림을 전시하기도 했다. 베르메르가 태어나기 일 년 전 아버지는 미술품 판매 일을 시작했다. 베르메르가 여덟 살 무렵부터 살기 시작한 메헬렌도 여관이었기 때문에 소년 시절 베르메르에게는 그림을 접할 기회가 적지 않았다. … 완숙한 세련미가 느껴지는 1660년대에 베르메르는 한 명의 여성을 실내에 배치하는 화면을 즐겨 사용하였는데 특히 은은하면서도 미세한 빛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캔버스 안쪽에서 투과되어 나오는 듯한 빛의 질감이 느껴진다.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중에서)

영화배우 문소리를 이태원에서 만난 날. 탁자와 실내는 어두웠고 그리스식 커피는 칠흑처럼 까맸다.

“나에게 영향을 미친 영화! 이사벨 위페르가 나오는 영화 중 <레이스 뜨는 여자>예요. 그 영화 내용은 미용 보조였던 여자가 신분이 다른 프랑수와란 남자를 만나 사랑했다가 버림받고는 정신병원에 가는 영화인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마지막 장면이에요. 바스트 샷이었어요. 천천히 카메라가 들어오는데 그녀는 카메라를 계속 인형처럼 강렬한 눈빛으로 봐요. (문소리는 강렬한 눈빛 흉내를 냈다. 마치 예전에 내가 가수 김완선의 흉내를 내보았듯.) 레이스를 뜨다 말고요. 필름 한 통이 보통 4분 정도인데 나한테는 4분 훨씬 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나이에 그런 강렬한 기운을 전달하는 것이 너무나 놀라왔죠. 살아오면서 롤 모델이 없었는데도 그 영화를 보면서 ‘아, 이자벨 위페르 같아질 수만 있다면’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죠. 나중에 베르메르가 그린 <레이스 뜨는 여자>가 영화의 제목이 되었단 걸 알고 일부러 루브르 박물관까지 찾아가서 그림을 봤어요.”

레이스를 뜨는 여인 - 베르메르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크기가 작은 이 그림은 온통 빛으로 가득 차 있다. 1660년대 전반 베르메르의 기량이 절정을 향해 가던 시기의 그림에서 보여지던 부드러운 빛과 비교해보면 이 그림은 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중에서)

<진주 귀고리 소녀>나 <레이스를 뜨는 여인> 같은 베르메르의 그림을 마주한 우리들은 그 그림 속 정지된 동작의 여인들을 둘러싸고 있는 빛의 존재에 대해 놀라면서 그 빛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 빛은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눈부시고 노골적이고 찬란한 태양의 빛이 아니다. 베르메르 그림 속의 빛은 오히려 어디에서 왔는지 애매모호하다.

베르메르, <레이스를 뜨는 여인>

어느 급작스러운 봄날에 메슥거릴 정도로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그런 빛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필사적으로 잡고 있는 것이 실체가 없는 것이라 해도 어쩐지 견딜 만하게 느껴진다. 그럴 때면 열렬히 꿈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오히려 정신없이 빠져들지 않으면서도 꿈을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순간에 빛 아래서 가장 찬란한 것은 바로 인간의 의지인 것 같고 그런 순간에 빛은 내부에서 오는 건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 가족은 부산에서 사업상 보증 문제로―은밀하게 속삭이는 어투로―야반도주해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2월 말이니까 부산은 따뜻했는데 서울은 춥고 눈도 있었어요. 날씨가 그래서인지 서울의 인상은 어딘지 추운 곳으로, 추운 환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어요. 3월 2일에 화양리의 초등학교로 갔는데 그때 우리 엄마는 부산에서 하던 대로 나를 부잣집 딸처럼 예쁘게 입혀서 학교에 보냈어요. 이를테면, 다른 애들은 하얀 실내화 신는데 내 실내화만 발레 토슈즈 같은 거였죠. 그렇게 학교에 가서 그때부터 5일 동안 내가 한 말은 ‘안녕, 잘 있어. 네. 아니오.’ 정도였어요. 그리고 5일 후에 사투리를 고쳤어요. 서울말만 쓰게 되었죠. (내가 좀 독한 면이 있나 봐. 하하.)”

밤에 전라선을 타보지 않은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안도현 시인이었고 밤에 야반도주를 하지 않은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한 것은 이 땅의 수많은 아버지들.

“전학 오자마자 일등 해서 옆 반에서 구경하러 왔어요. 보통 부산에서 전학 오면 일등 하던 애가 30등 한다고들 했어요. 난 그 말이 싫어서 동생이랑 둘이서 열두 시까지 공부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잠드는 게 힘든 아이였으니 매일 한두 시까지 책 보거나 공부하는 게 쉬웠어요. 그랬더니 학교에서 좀 노는(?) 언니들이 놀이터로 나오라 해서 둘러싸고 ‘부산말 한번 해봐라’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이걸 잘못했다 해야 하나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워야 하나 갈등했던 기억이 나요. 그날은 어떻게 대충 넘어갔는데 저에 대한 소문은 많았죠. 부모가 쌀집을 한다더라. 집에 수영장이 있다더라. 아니다, 지하 단칸방에 산다더라. … 어쨌든 우리 집에 많았던 것은 책이었어요. 아버지가 책을 좋아해서 칸트 같은 철학책도 있었고 전집 시리즈가 많았어요. 부산 살 때는 엄마가! 도서관에 많이 데려갔었는데 동네 옆의 시립 도서관은 지금도 있는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선물도 대개 동화책을 받았고요. 아기 때부터 하루 종일 제일 많이 하는 것이 책 보는 것이었어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지 못하고 집에서 책만 보니까 아빠가 숙제를 내줬는데 ‘하루에 한 번 하늘보기’ 숙제였어요. ‘오늘 고개 들어본 하늘의 모습은 어떤 거였느냐?’는 질문을 퇴근해서 했는데 그게 어떤 하루를 보냈느냐는 말이었죠. 소꿉놀이를 하거나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어울려 놀던 기억이 거의 없어요. 그때부터 아마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큰 문제였던 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라이너 마리어 릴케의 소녀의 비탄이란 시의 한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 모두 아이이던
그 시절 마냥 혼자이고만 싶던
이 버릇, 안온했었지
다른 아이들은 다툼질로 시간을 보냈어도
나에겐 내 몫이 있었다
나의 근접, 나의 원경
길 하나, 짐승 한 마리, 그림 한 폭이

그리고 나는 여전히 생각했다. 내면의
의식이 깨어 있을질댄, 삶이
베풂을 그칠 리 없는 거라고.
나의 안에서 나는 가장 위대함 속에 있지 않은가?
나의 몫이던 것들은 이제 더는 나를 달래주지 않으려는 걸까?
그리고 어릴 때처럼 이해해주지 않으려는 걸까?


(라이너 마리어 릴케, 소녀의 비탄 중에서)

나는 아이에서 소녀로 가는 길의 비탄에 대해 이만큼 잘 설명한 글구를 댈 수 없을 것 같다. 소녀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동안 소녀는 이런 식으로 아이의 세계를 떠난다.

영화배우 문소리 ⓒ 연합뉴스
“언제나 또래 아이들보다 앞서서 책을 읽었고 중학교 때는 이미 한국 중단편은 다 봤던 것 같아요. 나중엔 국어 시간이 너무 쉽고 재미있었는데 예문이 다 아는 예문인 거예요. 게다가 국어 선생님을 참 좋은 분을 만났어요. 여자 선생님이었는데 그분이 나의 독서열에 불을 지핀 역할을 한 셈이죠. 작문을 많이 시켰었어요. 수필 수업은 연애편지를 써보는 거였는데 저는 실제로 좀 마음에 두는 애가 있어서 썼더니 선생님이 전해주기도 했었어요. 가장 잊지 못하는 일은 우리 반에서 제일 못생기고 제일 뚱뚱한 코찔찔이가 연애편지를 썼는데 우리는 닭살스러워서 못 쓰는 표현들 있죠? 하늘의 별이 어쩌고 탐스러운 꽃송이가 어쩌고저쩌고. 우리는 우악 충격받았어요. (‘우악’ 할 때 그녀의 목소리가 하도 커서 나도 우악 충격받았다.) 수업 시간에 침이나 헤 흘리고 잠만 자고 밥만! 먹던 애가 그 뒤로 인기 폭발이었어요. 또 재미있던 것은 선생님이 수업 끝나기 5분 전에는 수업을 안 하고 자기가 그 즈음에 읽던 책 이야기를 해주는 거예요. 한참 궁금하던 찰나에 ‘다음 이 시간에… to be continued….’ 어찌나 야속하던지. 그때 듣던 책들이 『양서 인간』과 『테스』였던 것 같아요. 그 선생님이랑 편지 주고받으면서 소설가를 꿈꾸게 되었는데 우리 외삼촌이 소설가가 되면 밥 벌어먹고 못 산다고 해서 그 다음에 정한 꿈이 국어 선생님, 그러다가 대학을 교육학과 가게 된 거예요.”

‘다음 이 시간에’라니. 나도 그런 아쉬움을 알긴 안다.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다가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란 음악이 나왔을 때 동작을 서서히 멈추면서 느꼈던 바로 그 아쉬움. 입술을 핥게 만드는 그 달짝지근한 아쉬움.

어쨌든 우리 자신보다 더욱더 우리 자신인 것은 우리를 만들어낸 사람들이란 것, 우리들 말에 반응을 보인 형상이란 말을 이런 순간 떠올리면 따뜻한 기분이 든다. 누군가 언젠가 한번은 우리를 격려하고 알아봐줬다는 것은 얼마나 쑥스럽고도 수줍고도 좋은 일인가? 그러나 선생님의 영향으로 소설가를 꿈꾸긴 했어도 그 시절의 그녀는 그저 귀여운 독서광이었다고 하는 편이 맞는 것 같다. 그녀랑 이런 퀴즈를 주고받는 상상을 한다.

내가 문소리에게.

- 릴케를 좋아한 이유는?
- 그가 장미 가시에 찔려죽었기 때문.

- 헤르만 헤세를 좋아한 이유는?
-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7월(그녀가 7월의 저녁에 태어났단 이유로)의 어느 날 죽었기 때문.

문소리가 나에게.

- 바이런을 좋아하는 이유는?
- 자고 나니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는 말을 했기 때문.

- 조르주 상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 쇼팽과 러브 어페어를 일으켜서.

- 랭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해서.

그렇게 해서 교육학과에 들어간 그녀는 사범대 연극반 활동에 푹 빠져든다. 초등학교 이래 고등학교 때까지 속해있던 합창반이 아니라 연극반에 들어가면서 그녀의 삶은 단체 활동의 시기에서 개인행동의 시기로 들어섰고 그녀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뭘 해보는 최초의 경험과 느낌에 크게 매료되게 되었다. 그 시기에 연극반 선배들의 소개로 『루트비히 포이어바흐와 독일고전철학의 종말』이나 『청년을 위한 한국 현대사』나 『철학의 abc』 같은 철학책, 『세계풍속사』(대학 때 읽은 가장 야한 책으로 군대 간 선배를 면회 가던 기차 안에서 읽다가 야한 삽화 때문에 좀 부끄러워하면서도 계속 읽던 기억이 남아있는) 같은 책도 읽게 된다.

“5월에 햇살 좋을 때(판소리 타령을 떠올리게 하는 말투로. ‘때는 바야흐로’ 풍으로.)요, 혜화역에서 내려서 학교 방향으로 가려다가 갑자기 방향을 확 꺾어서 반대편으로 갔어요. 극단에 들어간 거죠. ‘한강’이란 극단이었어요. 그런데 그 생활도 여의치 않았던 게 같은 학교에 다니던 남동생이 데모하다 잡혀 갔어요.그런데 엄마 아빠가 나에게 책임을 묻는 거예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앞으로 다시 부모님께 효도할 방법이 없을 것 같아서 마지막 효도로 학교라도 마치자 결심을 하게 돼요. 극단을 나와서 복학을 한 건데 그때 복학까지 시간이 남아서 그전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아르바이트 집은 전통 찻집이었는데 한시쯤 문을 열고 오후 여섯, 일곱 시까지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이후에 주인 부부가 나와요. 그런데요. (긴 한숨) 어쩌면 어쩌면 손님이 한 명도 없는지, 얼마나 손님이 없었던지, 내가 미안한 거예요. 그때 장부가 한 권 있었어요. 한쪽 페이지엔 뭘 팔았는지 적고 다른 쪽 페이지엔 자재랑 담배 같은 물건 들어온 것 적는 노트였는데 노트가 만날 하~얀 거예요. 손님이 있어야 뭘 적지요.”

이 말 끝에 내 눈앞에 흰색이 아찔하게 휙 지나갔다. 『책도둑』의 첫 문장과 함께.

우선 색깔/
그 다음에 인간/
나는 보통 그렇게 본다.
적어도 그렇게 보려고 노력한다.


“하얀 백지가 너무 미안해서 어느 날 빈 종이에 뭔가를 적기 시작했어요. 그날의 느낌이나 그날 읽은 책, 그날 들은 노래가사. 나중에는 적다 적다 적을게 없으니까 손님들 관찰일기를 썼어요. 손님들 의상, 모양새, 버릇, 둘의 관계가 어떨 것이다 등등. 주인들이 읽어보다가 나를 위해 따로 노트를 만들어줄 정도로 재미있어했는데 그즈음 제가 결단을 내렸죠. ‘우리 전통 찻집을 전통 술집으로 바꾸자.’ 그 시절엔 나름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모듬전 같은 메뉴도 개발하고 모과주나 매실주를 팔았는데 장사가 잘돼서 주방과 홀을 왔다 갔다 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죠. 그때 주류 사업에 매진한 덕에 돈을 좀 벌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마음이 아주 불안했단 거예요. 극단은 나왔고 복학은 한다지만 아무래도 배우의 꿈은 못 버리겠고 여러 가지로 불확실했어요. 그때 푹 빠져있었던 게 김용택 시인의 시였어요. 저는 6월이나 7월의 오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그때 햇살이 이렇게 비추는데 (그녀는 손으로 햇살이 가게 문으로 비추어 들어오는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가게 문을 열고 거리를 내다보고 있었어요. 손님은 물론 없었죠. 그때 김용택 시인이 6월에 어떤 사람을 기다리면서 쓴 시가 눈에 들어왔어요. ‘당신을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갑니다.’ 이런 구절이었죠. 그래서 노트에 김용택의 그 시를 베껴 쓰고 그림도 그려 넣었어요. 나중에 우리 주인들이 그걸 보고 ‘얼마나 손님을 기다렸으면 이 지경이 되었느냐’ 하면서 웃었지요. 그 이후로 김용택 시인의 시는 다 읽게 되었어요. 그 노트는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어요.”

문소리가 노트에 베껴 놓았다는 그 시는 김용택 시인의 6월이란 시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무 옆에 바람이 불고 하루 해가 갑니다

불쑥 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


대학로의 한 전통 찻집에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가는 것을 바라보던 아르바이트생 문소리가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하게 된 건 복학 후에도 아무래도 배우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서울예대 연극과 시험을 치른 것, 대학 합격 통지를 받고 연극과에 다닐 준비를 한 것, 그러는 와중에 <박하사탕> 오디션을 치른 것 등등의 과정을 통해서다.

“이창동 감독이 저에게 또라이도, 또라이도, 너 같은 또라이는 처음 본다고 했죠. 껍질을 벗겨도, 벗겨도 싸고 있다고요. 그 말이 옳았어요. 그전까지의 나는 ‘콤플렉스가 뭐야? 불행이 뭐야? 왜 그렇게 비관적인데? 난 잘 이해 못 하겠는데.’ 이렇게 말하는 스타일이었어요. 마치 나에게는 나쁜 일은 살아오는 내내 단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인생은 나에게만 우호적이고 장밋빛일 거처럼 군 거죠. 그런데 이창동 감독 만나면서 많이 변했어요. 꽁꽁 싸매고 살던 것을 좀 바꿨고 인정할 건 인정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어떤 스타일이냐면 근심거리가 있으면 많이 흔들리는 편이에요. 주변 사람들이 걱정스러워할 정도로 많이 흔들려요. 바로 그럴 때 책을 읽어요. 어느 땐 내 인생과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어려운 책을 이삼 일 죽자고 읽어요. 한 번은 『리오리엔트』란 책을 꺼내서 읽기도 했죠. 임순례 감독이 추천한 오르한 파묵의 『검은 책』도 어려워서 그냥 던져두었다가 얼마 전에 다시 읽었죠. 책은 견디기 힘은 시간들을 지나게 해줘요. 대신 전 촬영 중엔 책을 전혀 읽지 않아요. 그냥 촬영장을 어슬렁거려요. 촬영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아예 말이 없어요. 영화 생각에 빠져있지요. 이렇게 할걸, 저렇게 할걸. 그리고 보통 때 일상생활에서 책은 사실은 수면용이에요. 저는 잠들기가 힘들어요. 잠들기 전에 닥치는 대로 마구 읽어요. 읽으면서 시간이 가는 게 좋아요. 그럴 때 책 속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돼요. 책을 읽으면서 캐릭터를 상상해요. 시나리오를 볼 때도 그냥 시나리오가 글로만 읽히면 아무리 좋아도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읽는 순간 벌써 필름이 돌아가고 영화 찍고 있어야지 그 시나리오가 제 것이라고 생각해요.”

문소리가 캐릭터 연구에 아주 도움이 될 거라면서 추천 받은 책은 『에니어그램의 지혜: 나와 세상을 이해하는 9가지 성격 유형』이란 책이었다. 그 책은 1번 개혁가, 2번 돕고자 하는 사람, 3번 성취하는 사람, 4번 개인주의자, 5번 탐구자, 6번 충실한 사람, 7번 열정적인 사람, 8번 도전하는 사람, 9번 평화주의자… 사람을 이렇게 9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에니어그램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우리가 우리의 성격은 아니라는 깨달음이다. 자신이 자신의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 성격을 통해서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영적인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스스로를 성격과 동일화하기를 멈추고 자신의 성격을 방어하길 멈출 때 기적이 일어난다. 우리의 본질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서 우리를 바꾸는 것이다.

“저는 그 책 읽고 너무 슬펐어요. 왜냐하면 아홉 가지 유형 중 딱 한 가지 유형만은 아니었으면 했는데 바로 제가 그 유형인 거예요. 뭐였냐고요? 바로 8번 ‘도전하는 사람’ 유형이었어요. 차라리 히피나 알코올 중독 평화주의자의 삶은 살 수 있지만 도전하는 삶을 산다는 것, 그것 얼마나 외롭고 고단한 길이겠어요?

(8번 유형의 특징- 독립적이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을 싫어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감정적으로 상처받는 것을 싫어해서 자신의 감정을 보호하려고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 이들의 연약함은 여러 가지 감정적인 갑옷으로 덮여있다. 하지만 이들의 거친 면 아래에는 연약함과 부드러움이 숨어있다. 아주 근면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많은 교류를 하면서 살지는 않는다. 당당한 태도와는 달리 내면으론 거부 받고 상처받았다고 느낀다. 먼저 다른 사람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을 방어하려 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삶이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해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사용한다.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각 유형은 바로 옆의 번호 두 개의 날개를 가질 수 있어요. 제가 8번 유형이라면 7번과 9번을 날개로 가질 수 있는데 그중에 저는 9번(평화주의자) 날개를 가진 8번 유형인 것 같아요.

(9번 날개를 가진 8번 유형의 사람들의 특징- 따뜻하고 가족을 중시하며 자신의 밑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집에서는 아주 따뜻한 사람이지만 직장에선 단호하고 공격적인 사람일 수 있다. 이런 인물의 예- 마틴 루터 킹. 숀 코너리, 존 웨인, 시고니 위버, 폴 뉴먼, 인디라 간디, 토니 모리슨)”


많은 8번 유형의 사람들은 어린이나 동물을 좋아할 때 가장 부드러운데 그것은 문소리의 이 말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내 자라온 가정환경상 애들과 할머니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희 집엔 항상 온갖 친척들이 들끓었고 온 집안을 통틀어서 제가 맏이였어요. 그래서 어른들이 일하러 나가면 내가 늘 아기들을 돌봐야 했어요. 중학교 땐 포대기를 하고 아기 추켜올리면서 수학 문제를 풀었었죠.”

그런 관점에서 그녀가 요새 가장 좋아하는 책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이다.

“너무 눈물나기도 하고 너무 웃기기도 하고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찌르는 면이 있어요. 이를테면, ‘나는 확신이 없는 사람이니까 이미 예술가다’란 표현이 나오는데 그 구절을 읽으면서 ‘그래, 예술가는 포크 만드는 사람처럼 확신이 있어서는 안 되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무엇인가 본질을 꿰뚫는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특히, 소년과 할머니가 우정을 나누는 게 좋았어요. 내 자라온 가정환경상 애들과 할머니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희 집엔 항상 외할머니든 친할머니든 둘 중 한 분은 계셨어요. 저희 친할머니는 지금 아흔두 살인데 치매가 심했다가 좋아져서 지금은 멀쩡하세요. 우리 외할머니는 일흔아홉인데 아주 건강하시고요. 할머니들을 보면 항상 대단하단 생각을 하는데 저는 우리 할머니만 대단한 건지, 아니면 세월이 지나면 누구나 그런 경지에 도달하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예요. 우리 할머니의 유머와 촌철살인 한마디는 누구도 상대할 수가 없어요. 언젠가 아침 식사에서 엄마가 손을 댄 접시에 금이 쫙 갔어요. 아빠가 예민해서 신경질 내는 듯한 표정을 지으니까 할머니가 한마디 하시는 거예요. ‘놔둬라. 그릇도 다 지 죽을 날이 있다.’ 또 언젠가 한 번은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 창밖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는 거예요. 그때가 알츠하이머 조금 있을 때였는데 치매 초기엔 우울증이 같이 와요. 비 오는 것 보고 우울해 할 것 같아서 자꾸 놀아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할머니, 뭐한대요?’ 하고 등 뒤에서 장난스럽게 물었죠. 그랬더니 할머니가 그러시는 거예요.

- 비는 철~철 오시는데 님은 영영 안 오시고.
- 님이 오면 뭐할라꼬?
- 시집 새로 갈라고 한다. 왜?
난 그 말이 너무 새로웠어요. 우리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평생 자식들만 보고 지낸 분인데 ‘님’이란 단어가 나올 줄은 몰랐죠. 그때 그 표정이 잊혀지지 않고 기억 속에 남아있어요.”


9.11테러로 아빠를 잃은 꼬마 오스카가 아빠 방에서 ‘블랙’이란 이름이 새겨있는 열쇠를 발견하고 뉴욕에 있는 모든 블랙이란 사람을 다 만나보기로 결심을 하는 데서 이야기가 출발하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에서 문소리가 좋아하는 장면은 24년 전에 아내를 잃고 그 뒤로 아파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혼자 사는 할아버지를 오스카가 만나게 되는 장면이다. 전쟁기자였던 노인은 수만 장의 인물 카드를 만들었는데 그 인물 카드에서 인물들은 이름과 오로지 한 단어만을 갖는다.

노인은 수납장을 열고 카드를 하나씩 끄집어냈다.

헨리 키신저: 전쟁
체 게바라: 전쟁
마하트마 간디: 전쟁
톰 크루즈: 돈
마사 스튜어트: 돈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전쟁
믹 재거: 돈
마릴린 먼로: 섹스

- 할아버지 카드도 있나요?

그는 서랍을 열었다.

A.R.블랙: 남편(처음엔 ‘전쟁’이라고 썼다가 박박 지우고 ‘남편’이라 썼다.)

- 그럼 우리 아빠 카드도 있나요?
- 미안하구나. 없다.

아빠는 그냥 평범한 아빠였다. 그러나 아빠가 위인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아빠가 영화 스타처럼 유명했더라면 좋을 텐데. 아빠는 그럴 자격이 있는데. 블랙 씨가 아빠에 대해서도 썼더라면.


“저도 한 번 그런 카드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좀 생각을 해봤어요. 임순례는 개를 인간처럼 사랑하니까 애견주의자? 이창동 감독은 완벽하게 가려진 000? 우리 남편? 영원히 사회화 되지 않은 사람?”

문소리같이 평화주의자인 9번 날개를 가진 8번 유형의 사람들이 책을 통해 뭔가를 얻는다면 그건 책에 기대는 측면이 있어도 단지 독서의 결과가 아니라 깊은 감정의 결실일 거란 생각이 든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은 개인적으론 나에게 무척 소중한 책이다. 내 친구가 나를 기다리면서 서점에서 선 채로 다 읽어버리고 나에게 권해준 책이라서 그렇고 책을 읽고 난 후 드레스덴 폭격에 대해서 다시 찾아봤다는 점에서 그렇고 기왕에 죽을 거라면 책에 깔려 죽는 게 좋겠단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라서 그렇고.

“결혼하고 나서 내가 살던 집에 남편이 들어왔어요. 결혼 전의 습관이 그대로 있어서 주로 침대에서 책을 봐요. 남편이 옆에 누워도 고민이 있으면 책을 봐요. 남편이 불을 탁 끄면 동시에 내가 반대편의 스탠드를 탁 켜요. 그러면 남편이 그러죠. ‘나 뭐 한 거니?’ 결혼하고 7, 8개월 지난 어느 날 스탠드를 탁 켰더니 남편이 비로소 한마디 하더라고요. ‘아, 공포의 책 넘기는 소리!’(하하 웃음)”

인간의 의지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의지는 인생의 법칙에 환상이라는 옷을 입힘으로써 활발하게 된다’는 것 아닐까 싶다. (많은 경우 책이 그렇게 해줄 수 있다.) 문소리에게 뭔가를 잊기 위해 침대 위 책 속으로 파고드는 마음이란, 완벽해지기 위해 책 속으로 파고드는 마음과 같은 것이고, 그것은 회피가 아니라 의지에 관한 말이고 전부를 요구하는 순진한 사랑에 관한 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침대와 책의 이야기는 아름답다. 『침대와 책』의 저자로서 하는 말은 절대로 아니고. 문소리를 인터뷰하고 나 역시 에니어그램 테스트를 해봤는데 7번 열정적인 사람 유형이 나왔다. 7번 유형의 사람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 재치 있는 사람, 안목 있는 사람,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다. 즉흥적이고 변덕스러우며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스칼렛 오하라. 존 F. 케네디, 잭 니콜슨 같은 분들과 같이. 나는 이들 중엔 잭 니콜슨이 제일 좋다. 스칼렛 오하라는 좀 벅차다.)

문소리가 좋아한다고 언급한 책을 좀 더 이야기하고 싶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이다. 그녀는 이 책을 이창동 감독의 소개로 읽었다 한다.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은 츠바이크와 발자크 두 사람 모두 천재적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란 점에서 대단히 흥미롭다. 츠바이크에 대해선 니콜 라피에르의 『다른 곳을 사유하자』 중에서 한 부분을 이용해 소개하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츠바이크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어쩔 수없이 유배를 떠났다. ―나의 심장이 거의 반세기 동안이나 세계시민의 심장으로 뛰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아무 소용없었다. 그랬다. 내 여권이 압수당한 날, 나는 쉰여덟의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조국을 잃는 것이 국경으로 구획지어진 땅의 한구석을 잃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유배를 떠난 그가 처음 머문 곳은 런던 근교의 배스였다. 그는 그곳에서 또 다른 빈 출신 유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주기적인 만남을 가졌다. 그다음에는 뉴욕 근처 뉴헤이번에 머물렀고 나중에는 리우데자레이루주의 휴양지 페트로폴리스에 아내 로테와 함께 정착했다.그는 이 머나먼 피난처에서 수상록을 읽으며 몽테뉴에 대한 전기를 집필했다. 그는 몽테뉴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꼈다. … 츠바이크는 물론 몽테뉴의 작가적 자질을 높이 샀지만 그보다는 그의 내면에서 살아 숨 쉬는 자유, 세계의 혼란 속에서도 똑바로 서있는 자의 면모에 감탄했다. … 1942년 봄 츠바이크 부부는 동반 자살했다. 롤랑자카르는 당시 미국에는 츠바이크의 친구들이 대거 망명해 있었는데 아무도 그의 자살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위험에서 벗어나 있었고 편안한 거처에서 젊고 예쁜 아내와 함께 살면서 계속 글을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발가벗은 자아를 방어할 수없는 지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고 더 이상 그렇게 살 수 없었다.

이젠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너무나 어렵게 엮어낸 프리덴탈의 후기를 요약해 보겠다.

1940년 여름에 남아메리카로 떠나면서 그는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이 여행에서 그는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 죽기 직전에 그는 마지막으로 발자크에 덤벼들었다. 내게 편지를 보냈고 그래서 나는 그의 메모들 중 일부를 베껴서 보냈다. 그러나 이 우편물은 그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그것은 수신인이 죽었다는 메모와 함께 뜯기지도 않은 채 되돌아왔다.

동시대인으로부터, 혹은 멀지 않은 후대인으로부터 ‘소설의 위대한 대가였다기보다는 훨씬 더 보편적인 인물이 득실거리는 하나의 세계, 거대하고 말할 수 없이 풍성한 상상력, 셰익스피어 이후로 가장 위대하고 가장 풍성한 상상력, 시적 가능성 자체, 문학의 가능성 자체’로 여겨졌던 발자크의 허영, 재능, 야망, 좌절, 약점, 속물스러움, 천재성 등 모든 것들이 츠바이크 특유의 섬세하고 풍성한 문장으로 나타나 있는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다보면 마르셀 프루스트가 발자크에 대해 한 말 ‘그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으며 모든 것을 말한다.’ 가 얼마나 정확한 말인지 알 수 있게 된다. 하루 두 시간 정도 밖에 잠을 자지 않고 끝없이 커피를 마셔대며 글을 쓴 광기 어린 편집광적 천재의 속물스럽지만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랑 장면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챕터는 특별히 내가 인상 깊게 읽은 장면이다. 글을 쓰면서 점점 더 그 글을 쓰는 인물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발자크적 특성이 너무 잘 나와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떤 사람이 갖고 있는 인간적 약점이란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도, 그래도 그 약점 때문에 오히려 한 사람이 드라마틱하게 매력 있는 지점을 알아낼 수 있다.

어쨌든 문소리를 인터뷰하고 몇 주 만에 확실히 봄이 왔다.

이자벨 위페르의 눈동자 때문인지 베르메르의 <레이스 뜨는 여인> 때문인지 문소리와 내가 나란히 앉아있던 그리스 식당을 기억할 때면 언제고 실내엔 어둠과 빛이 묘하게 섞여서 먼지처럼 떠다니고 창 밖엔 초조한 봄이 대기하던 풍경이 떠오른다. 그 풍경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생각하면 한 줌 내면을 위해 모든 것을 걸 수도 있는 복잡한 마음의 풍경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 풍경과 문소리는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날 빛은 눈동자, 목소리, 몸통, 손짓에서 왔다. 빛은 내부에서 왔다.

저 바깥세상과 바람과 비, 봄의 참을성
죄책감과 초조와 운명과 구름의 변화와 비상과 도주에 이르기까지
아스라이 먼 별들의 희미한 영향력에 이르기까지
저녁 대지의 어두움을
한 줌 내면의 것을 변용하는 일이라면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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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혜윤 (CBS PD)

『런던을 속삭여줄게』,『고전읽기-세계가 두번 진행되길 원한다면』이후 쭉 고전 읽기에 푹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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