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혜경의 스마트에세이 & 포토포에지
『화영시경花影時景』
화영시경은 꽃그림자 드리운 시간풍경이다.
첫 수필집 『앵두를 찾아라』와 두 번째 수필집 영화에세이 『고마워 영화』를 발간한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배혜경의 세 번째 이야기다. 『화영시경』은 스마트에세이 60편과 포토포에지 15편을 담아 길고 짧은 리듬을 타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표지 및 본문의 사진은 2개를 제외하고 모두 라이카클럽 사진작가 박유영의 작품이다.
한 편의 산문을 읽기에도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기존의 산문과 차별화하여 ‘스마트에세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치렁치렁한 부분을 솎아낸 짧은 이야기를 통해 감성과 인식의 보다 긴 길목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배혜경은 ‘작가의 말’에서 “돌아보면 시간풍경 어디에도 꽃그림자 드리우지 않은 곳이 있던가. 그 모든 날에 사랑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삶을 긍정하는 기운, 수채화처럼 맑고 담대한 글과 사진이 돋보이는 『화영시경』에는 ‘부디 당신이 통과하는 시간풍경도 꽃그림자 만발한 나날이길 비손하’며 손 내미는 저자의 다감한 마음이 담겨 있다.
『화영시경』의 키워드는 꽃, 그림자(그늘), 시간, 풍경(빛) 그리고 사랑이다. 모두 우리 삶이 보여주는 하나의 은유로 저자가 오래도록 흠모하며 천착하는 낱말이다. 각각의 키워드로 총 5부로 나누어 스마트에세이와 포토포에지를 건넨다. 일상과 사람살이에서 건져 올린 깊고 그윽한 서정과 글 쓰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고민과 의지, 삶을 영위하며 얻어낸 지적 감성적 깨달음을 진솔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풀어놓는다. 특히 5부는 저자가 오래도록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를 위해 낭독녹음봉사를 하며 느낀 점과 책이야기를 담는다. 배혜경의 ‘책 들려주는 시간’은 현재진행형이다. 저자의 성실한 시간을 읽어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배혜경은 2005년 이후 전국 수필잡지를 통해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며 외연을 넓혀왔다. 지금은 계간지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타인을 돕는 일이 결국 자신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늘 삶의 모퉁이가 보여줄 것들이 궁금한 저자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