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대신 리빙·체험공간...백화점 1층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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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12-0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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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백화점 강남점, 영국 럭셔리 리빙숍 '더 콘란샵'...김포공항점 '쥬라기월드'

  • 현대백화점, 꼭대기층 식당가 1층으로 옮겨와...신세계영등포, 별관 통째로 리빙관

'백화점 1층=화장품 매장'이란 공식이 깨지고 있다.

e커머스 업체들의 공세와 최근 몇년 새 급격히 증가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면세점의 증가로 인해 더이상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1층의 변화는 이미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백화점만 해도 수십년간 고수했던 화장품 매장을 대폭 물갈이 하고 해외 명품과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이다. 지난달 15일 강남점 별관의 1~2층(총 3305㎡)을 통째로 영국의 명품 리빙 편집매장 '더 콘란샵'으로 탈바꿈 했다. 콘란샵은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테렌스 콘란 경이 창립한 것으로 가구와 홈데코, 주방용품, 식기 등을 판매하는 프리미엄·럭셔리·하이엔드 매장이다.

영국 외 프랑스, 일본에 입점한 적은 있지만 한국에선 롯데백화점이 처음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둘러봤을 정도로 공들여 유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말 문을 연 안산점 신관 1층에 무인양품을 넣는 등 리빙 분야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14일 더콘란샵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왼쪽 첫번째), 김성은 롯데백화점 더콘란샵 팀장(왼쪽 두번째), 휴 왈라(Hugh Wahla) 더콘란샵 CEO(오른쪽 첫번째)와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는 소비 양극화 추세에 맞춰 더콘란샵 외에도 주요백화점 1층을 ‘프리미엄’ 매장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서울 소공동 본점을 비롯해 잠실점, 부산 본점 등 주요 점포를 화장품 매장 대신 해외 명품 매장을 주력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2층과 5층은 각각 여성용 명품과 남성용 명품 층으로 꾸밀 계획이다. 2021년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프리미엄 백화점이 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체험형 매장' 투자도 많이 할 계획이다. 김포공항점에 선보인 ‘쥬라기 월드 특별전'은 7월 오픈한 이후 4개월간 20만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 이후 김포공항점 신규 고객 유입률은 67.7%로 다른 점포에 비해 25%포인트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이런 체험형 행사를 계속 유치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꼭대기층에 흔했던 식당가를 1층으로 옮겨왔다. 천호점의 식음료존 ‘더 라운지’가 바로 그것. 백화점 1층의 일부지만 300㎡(약 90평) 규모에 통유리의 개방감을 더한 이곳에는 SPC그룹 계열 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이 들어서 마치 호텔 1층 라운지 바를 연상케 한다. 현대백화점은 호응에 힘입어 2021년 미아점 2층 후문 출입구에 330㎡(약 100평) 규모의 오픈형 레스토랑과 카페를 열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아예 별관 건물 전체를 리빙관으로 변신시켰다. 지난 10월 25일 B관 건물 전체 영업면적 4950㎡(약 1500평)를 가구·생활용품·가전 등을 판매하는 리빙관으로 오픈했다. 약 한달 만에 생활부문 매출이 3배나 껑충 뛰는 효과를 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얼굴인 1층의 변화는 달라지는 소비 트렌드의 척도라 할 수 있다"면서 "오프라인 위기 속에서도 백화점을 찾을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기 위해 점포별로 색다른 아이디어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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