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견은 'K-9'이라고 표기하는데 개의 학술 용어인 'canine'과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미 군견은 방탄조끼를 입고 적외선 카메라와 위치 추적기, 군견병의 명령을 들을 수 있는 초소형 이어폰 등을 장착하고 있다. 티타늄으로 틀니를 해 넣은 군견도 있다. 이 군견들의 무는 힘은 300㎏ 안팎이라고 한다. 지난 2014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런 군견이 탈레반에 포로로 잡히기도 했다. 탈레반은 완전 군장한 개를 쇠사슬에 묶어둔 영상에서 "이 스파이를 굴복시키라"고 외쳤다.
▶고대 아시리아 벽화에 무장한 병사와 개가 있는 것으로 볼 때 군견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올라간다. 중세 이후 군견은 주로 연락견 역할을 했으며 1차 세계대전에서는 인명구조견으로도 활약했다. 현대 군견은 수색·추적·공격·순찰·경계 같은 작전을 수행한다. 군견의 품종은 셰퍼드, 벨지안 말리노이즈, 래브라도레트리버 세 종류가 대부분이다.
▶우리 군이 진돗개를 군견으로 활용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으나 진돗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너무 강해 군견병이 자주 바뀌는 군 특성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군견 중 지금껏 단 두 마리가 무공훈장을 받았다. 1968년 1·21 사태 때 수색 도중 북한제 탄창을 발견한 '린틴'과 1990년 제4땅굴 소탕작전에서 북한군 지뢰를 밟고 산화해 부대원들을 살린 '헌트'다. 헌트는 군견 최초로 장교(소위)로 추서되고 추모 동상도 세워졌다. 군 관계자는 군견 한 마리가 1개 소대 병력과 맞먹는 능력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엊그제 사망한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 군견에 쫓기다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다고 한다. 빈라덴 제거 작전 이후 또 다른 미 군견의 특공 작전 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하고 재능 있는 군견이 작전 도중 부상당했으나 무사히 귀국했다"고 말했다. 수훈을 세웠지만 이 군견에 대한 별다른 포상은 없을 것 같다. 빈라덴 제거 작전에 참여했던 카이로는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간식을 받았었다.
[한현우 논설위원 hw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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