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스페셜] 인도네시아의 숨은 보석 수라바야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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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2.11. 오후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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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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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스페셜] 인도네시아의 숨은 보석 수라바야를 가다

(수라바야=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아침을 깨우는 장대한 이슬람 사원들을 비롯해 신비감 가득한 활화산이 하루 수천 명씩의 여행자들을 불러모은다.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로 자바섬 북동부에 있는 수라바야는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최대의 설탕 적출항이자 무역항이었다. 18세기에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이곳을 차지했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함대가 근거지로 삼은 이유다. 이 때문에 수라바야는 수탈의 상처를 지닌 역사의 도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수라바야에 가려면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를 거쳐야 한다. 비행기와 육로를 합해 9시간 남짓 걸린다.

쭉쭉 뻗은 도로가 큰 섬에 와 있다는 느낌을 별로 들게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국적인 풍경이 낯선 땅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뭇 여행자들을 설레게 한다.

시내 중심가에 가면 상어와 악어가 싸우는 멋진 조형물이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어로 '수라'는 상어, '바야'는 악어다. 수라바야는 이들 동물의 도시인 셈이다.

중심가로 들어서면 네덜란드 은행박물관이라는 이색 건물이 눈길을 끈다. 인도네시아는 340년 동안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고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9년이 돼서야 독립을 했다.

◇ 독립영웅들의 성지, 오벨리스크 광장

수라바야 시내에 있는 오벨리스크 광장은 수탈과 식민지배에 맞서 싸운 유적지다.

독립을 위해 싸우다 죽어간 영웅들을 기리는 박물관 같은 공간이다.

인도네시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났지만, 연합군을 상대로도 전투해야 했다.

독립전쟁의 역사는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3월 일본군이 인도네시아로 쳐들어와 당시 지배국가인 네덜란드군은 일주일 만에 항복하게 된다.

1945년 8월 미군 연합군의 일본 본토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이 패망하자, 인도네시아에도 독립의 기회가 찾아왔다. 인도네시아는 8월 17일 독립선언을 하기에 이르렀지만, 이 나라를 다시 통치하려는 네덜란드 군대가 연합군의 이름으로 수라바야로 들어왔다.

수라바야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독립투쟁이 그해 11월 10일 시작됐다. 다시 식민시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이들을 무장 투쟁에 나서게 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날을 기리기 위해 '영웅의 날'로 지정했다.

그날의 젊은 영웅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자유는 없었을 것이다.

◇ 수라바야 최대의 이슬람 사원을 가다

인도네시아 어딜 가든 꼭 들러야 하는 곳 1순위는 이슬람 사원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알 아크바르' 사원은 실제로 가보면 누구에게나 열린 자유로운 공간이란 느낌이 드는 곳이다.

크기가 대형 유적지를 방불케 할 만큼 장대한 사원으로 곳곳에 새겨진 팔각의 별이 딱히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만 볼 수 있어서 이채롭다.

안으로 들어가면 기둥과 문이 대부분 아치형을 하고 있어서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거대한 규모의 예배당에는 기도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만난 문화재 해설사 안 아스(38)씨는 "기도회가 매일 다섯 번 있는데 하루 방문객은 2천 명 정도다"며 "금요일은 특별한 날인데 하루 1만 명 정도가 방문한다"고 말했다.

낮 12시 시작을 알리는 목소리가 전해지자 일사불란하게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이방인들에게는 참으로 신기한 풍경이다.

이곳 사원에 온 여행자라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른 전망대는 필수 관광코스다.

수라바야 도시를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수라바야에는 270여종, 2천500여마리의 야생동물을 풀어놓은 따만 사파리도 매력적인 관광명소다. 아프리카 사파리 못지않다. 이밖에 중국식 모스크,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다는 브로모 화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여행자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seva@yna.co.kr

<내레이션 유세진 아나운서 ys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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