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경영신화… IMF와 함께 몰락 '파란만장했던 삶'

'별세'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은 누구인가
10일 오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에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만 30세 '대우실업' 창업… 한국 첫 해외지사 설립
인수합병으로 몸집 키우다 유동성 위기 '워크아웃'
분식회계·사기대출로 8년6월형 추징금 17조9천억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격언으로 유명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9일 오후 11시 50분께 향년 83세의 나이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전 회장은 경기중과 경기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섬유회사 한성실업에서 일하다 1967년 만 30세의 나이에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자본금 500만원으로 출범한 대우실업은 첫해부터 싱가포르에 원단과 와이셔츠를 수출해 58만 달러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린 데 이어 인도네시아, 미국 등지로 시장을 넓혀 큰 성공을 거뒀다.



이를 발판으로 사세를 확장해 1969년 한국 기업 최초로 해외 지사(호주 시드니)를 세웠고, 1975년 대우실업은 종합무역상사로 지정됐다.

대우는 부실 기업의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 나갔다. 1973년에는 영진토건을 인수해 대우개발로 간판을 바꿔 달고 대우실업과 그룹의 모기업 격인 (주)대우를 출범시켰다.

자동차, 조선, 기계, 전자 등 그의 손이 뻗치지 않은 분야가 없었고, 그는 1981년 45세에 대우그룹 회장에 올라 '세계경영'을 외쳤다.

그룹 해체 직전인 1998년 대우의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당시 한국 총 수출액(1천323억 달러)의 14%를 차지했다. 396개 현지법인을 포함해 해외 네트워크가 모두 589곳에 달했고 해외고용 인력은 15만2천명을 기록했다.

김우중의 대우 신화는 IMF와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격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1999년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돼 해체됐다.

'레간자' 신차 발표하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YONHAP NO-2949>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1997년 3월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대우자동차의 중형승용차 '레간자' 신차발표회에서 레간자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천8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으로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 추징금 21조4천484억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징역 8년 6월, 추징금 17조9천253억원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008년 특별 사면으로 석방된 그는 성공 신화의 발판이 된 베트남에서 '글로벌 청년 사업가(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프로그램을 벌였다.

그는 지난해 8월 말 하노이 GYBM 양성 교육 현장을 방문하고 귀국한 뒤 건강이 나빠져 치료를 받다가 그해 12월부터 장기 입원에 들어갔다.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GYBM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줄 것"을 유지로 남겼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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