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질문 대우 전회장 김우중에 대해서..급히!!!!
mini**** 조회수 18,583 작성일2003.11.26
김우중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분량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레포트용이라 오늘중으로 빨리좀 도와주세요~~~~ㅠㅠ
프로필 사진

답변자님,

정보를 공유해 주세요.

1 개 답변
1번째 답변
프로필 사진
revo****
초수
본인 입력 포함 정보
“…나는 일벌이기를 좋아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무 일 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중략) 세상은 넓 고 할 일은 많다.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려고 하는 그런 사람을 우리는 개척자라고 부른다…”
대우그룹 전 회장 김우중씨가 지난 1989년 내놓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한 대목이다. 일에 대한 특유의 열정과 함께 그의 진 취적이고 개척자적 기상이 물씬 배어 있는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 스트셀러가 됐다. 당시 그는 야망을 키워가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겐 녹슬지 않은 우상이었고 수많은 샐러리맨들에겐 영웅의 표상이었다. 단돈 5백만원으로 기업을 일으켜 30여 년 만에 재계 2위의 거대기업 으로 일궈온 그는 입지전적 성장신화의 모델이었으며 그가 부르짖은 ‘세계 경영’의 이념과 경영전략은 재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한때 모범적인 경영학 교과서로 추앙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금 나라경제를 망친 ‘국가적 죄인’으로 낙인찍힌 채 영화 같은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최근 검찰의 수사 발표를 계기로 김우중 전 회장 주도로 이뤄진 대 우그룹의 각종 편법·불법 자금조달 사례가 속속 밝혀지면서 김씨를 단죄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언론이 십자포화를 퍼붓고 시 민단체들이 들고 일어섰으며 대우계열사 노조에선 현상금까지 내걸 며 공개수배에 나섰다. 그가 비밀 해외금융조직을 통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불법자금을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그에게 일말의 동정심을 갖고 있던 사람들조차 ‘알고 보니 사기꾼과 다름 없다’는 실망감과 함께 단죄론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만사휴의(萬事休矣). 김씨로서는 더 이상 숨을 구석도, 버틸 언덕도, 빠져나갈 통로도 없는 형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영웅에서 역 적으로 전락한 그의 비참한 말로(末路)만 예견될 뿐이다.

단죄론이 들끓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일각에선 이미 대우 몰락과 함께 기업인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그를 또다시 ‘부관참시(剖棺斬屍)’하 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는 지적과 함께 그 배경에 대해 의혹 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소수의 의견은 이번에 드러 난 그의 죄값이 너무 크기에 ‘처단론’의 그늘에 철저히 가려 있는 게 현실이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 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우리 사회의 이른바 마녀사냥 증후군이다. 이 번 김우중 스캔들에도 그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죄질은 낱낱이 밝혀져야 하고 이에 대한 응징도 마땅히 필요하 다. 그러나 그에게는 분명 과거의 ‘공(功)’이 있고 지금의 ‘과( 過)’가 있다. 이에 대한 합리적인 구분없이 오늘의 잣대에서 경제를 이 꼴로 만든 모든 책임을 그에게 넘기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검찰의 수사 방향이나 여론의 향배도 오로지 ‘죄인’ 김우 중 한 개인의 문제에만 집중된다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대우 사태의 진정한 해결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도망자 김우중 바로보기’를 재구성해본다.

▲역사 속의 김우중-‘박정희 스쿨’의 모범생

김씨는 이른바 ‘박정희스쿨’의 경영학과 모범생이었다. ‘하면 된 다’ ‘중단없는 전진’이라는 박정희 철학을 기업경영 현장에 적용 해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신세대 경영인들이 나 회사를 키운 뒤 30∼40배 비싼 값에 되파는 데 익숙한 요즘의 벤 처기업인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국가와 국민, 회사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게 박정희스쿨 졸업생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러나 김씨는 박정희스쿨 출신의 부정적인 측면도 그대로 갖고 있 는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힘있는 정치권과 관계와의 은밀한 뒷거래에 익숙하고 종잣돈을 빌려 이 사업, 저 사업을 벌이는 차입경영, 팽창주 의의 화신이었다. 기업인들은 물론 금융인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금 융 귀재(鬼才)’이기도 했다.

차입 위주의 몸집 불리기 식 방만 경영으로 요약되는 그의 경영 패 러다임은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새롭게 전개된 글로벌 경영시대에 어울리지 않았다. 내실을 다지지 않은 성장전략의 모순이 드러났지만 그는 시대의 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기보다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경 영스타일을 밀어붙였다. 그는 분명 고도성장기 한국 경제를 일으킨 일등공신이었다. 또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은 귀감을 살 만했다.

〈타임지〉가 수 년 전 특집기사를 통해 “김우중 회장이 지난 30여 년간 일을 하지 않은 날은 딸 결혼식과 아들 장례식 등 단 이틀”이 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그는 ‘일 중독증’에 빠져 있던 인물이다. 글 로벌경영의 참뜻을 이해치 못하고 몰락했지만 그를 단칼에 매도하기 는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그의 과거와 오늘에 걸친 공(功)과 과 (過)를 정확히 구분하는 지혜로움이다. 김씨를 죄인으로 이르게 한 실패담과 마찬가지로 한때 영웅으로까지 비쳐지게 한 그의 성공담도 역시 연구할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김씨는 철저히 단 죄하되 그 분위기에 휩쓸려 과거의 성공신화마저 100%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기꾼’이 된 전말

검찰의 수사 발표 내용을 보면 대우는 97년 이후 회계조작이나 해외 차입금 도입 과정에서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했다. 이는 시기적으 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전 대우경제연구소장) 의 지적대로 차입경영으로 몸집을 키운 김우중 식 경영행태는 IMF 관리체제와 같은 위기 국면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IMF 환란을 전 후로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은 물론 기업들의 신용도는 땅에 떨어졌다. 더욱이 대우의 과도한 차입경영 문제점은 국제 금융계에서 널리 인 식돼 있을 때였다. 한국의 IMF위기는 서방기업들이 김우중 대우 회 장을 겨냥해 조장된 것이라는 ‘음모론’도 나돌았고 때마침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특별보고서를 통해 대우의 몰락 가능성을 경고, 위기를 부채질하기도 했다.

세계경영이란 이름 아래 방만한 경영을 하던 대우로서는 갚아야 할 빚은 많은데 새롭게 돈을 빌릴 곳을 찾지 못했다. 우리 정부도 대우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김씨는 이래저래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 었다. 부도위기에 몰린 다른 기업인들의 심정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자신이 일구어놓은 거대기업 대우를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하고 싶 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 회장은 여기서 자충수를 두었다. 금융기법, 금융거래에 해박해 이 방면의 귀재로 통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독(毒)’이 되고 말았다. 김 회장은 부실을 조기 공개하고 축소경 영,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공법을 택하지 않고 사기 수법과 다름없는 회계장부 조작 등을 통해 부실상태를 감추면서 위 기를 넘기려다 결국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김우중과 비자금

최근 언론은 검찰의 수사 발표를 토대로 대우의 해외비자금이 25조 원에 달한다는 소식을 앞다투어 대서특필했다. 우리 사회에 ‘비자금 =로비자금’이란 인식이 널리 펴져있는 상황에서 이를 둘러싼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다. 냉정하게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이같은 등식이 과 연 그 시절에 통했겠느냐는 점이다.

대우는 그 당시 하루하루 빚갚는 데 정신이 없었다. 편법·불법으로 조성한 자금은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대부분 사용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상식적인 판단이다. 중요한 것은 대우의 위기가 현실화되 던 그 시절에 어느 누가 대우로부터 ‘위험한’ 로비자금을 받았겠 느냐는 점이다. 김 전 회장의 로비목적용 비자금을 파헤치려면 당연 히 ‘대우가 잘 나가던 시절’ 또는 ‘위기 징후는 있지만 해결기미 가 보이던 시절’에 맞춰져야 한다. 대우가 한창 코너에 몰릴 때 조 성한 자금상환용 비자금을 추적하는 것은 정치인들에게 ‘면죄부’ 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예견된 부관참시, 그 후유증은

김우중 전 회장의 사법처리는 채권단과 금감위의 대우 실사와 검찰 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일찍이 예견돼왔던 사안이다. 검찰은 이번 김 우중 스캔들 수사 결과를 놓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해온 것으로 분석 된다.

공교롭게도 연초에 ‘의원 임대(賃貸)’ 파문이 확산될 당시 ‘안기 부자금 지원 사건’이 검찰로부터 불거져나온 것처럼 이번 김우중 스캔들은 안기부 사건이 용두사미격으로 흐지부지되는 시점에 터졌 다. 물론 너무 정치적 배경에만 집착하는 것도 사건의 본질 규명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다만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김 회장에 대한 단 죄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김우중 화형식’과 같은 이벤트성 여 론몰이의 과정에서 법과 감정이 뒤섞여 사태해결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정부의 책임부문이 상대적으로 희석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률적인 것과 도의적인 것을 구별해 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대우사태가 아직까지 국가경제의 기반을 흔들어놓고 있는 데 대 해 김우중씨 한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 도 있다. 대우사태를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한 데는 지난해 4월 총선 을 의식해 대우문제의 뒤처리를 차일피일 미룬 정치권이나 정책결정 과정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마녀사냥 식 단죄론의 함정. 이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한 대우사 태의 진정한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고 우리 사회는 대우 몰락으로부 터 아무런 교훈을 건져올릴 수 없을 것이다.

2003.11.26.

도움이 되었다면 UP 눌러주세요!
UP이 많은 답변일수록 사용자들에게 더 많이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