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안녕을 바라며”…김필이 보낸 편지

“당신의 안녕을 바라며”…김필이 보낸 편지

기사승인 2019-12-13 17: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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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유로워질 때까지, 함께, 함께…(Until we free together, together)’ 가수 김필은 13일 발표하는 첫 정규음반 타이틀곡 ‘변명’에서 ‘언젠가 네 손을 잡고 진심을 말해주길 바라’라면서 이렇게 노래한다.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지난 2년 전 이 노래를 만들었다. ‘자연인’이 된 2년 동안 김필은 자신을 돌아봤다고 한다. 스스로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규범 지어 놓은 것들 안에서 진짜 자신을 발견하는 아이러니를 겪으며, 그는 ‘변명’의 후렴 가사를 썼다. 이날 오후 서울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만난 김필이 들려준 이야기다.

김필은 이 음반에 ‘유어스, 신시얼리’(Yours, Sincerely)라는 제목을 붙였다. 음반이 한편의 편지나 엽서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특히 ‘신시어’(Sincere·진심 어린)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간 발표한 음반들에서 이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김필은 “음악은 진심을 다해서 해야 하는 일”이라며 “듣는 분들에게도 그런 마음이 닿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음반에는 ‘변명’을 포함해 모두 8곡이 실린다. 김필이 모든 곡의 가사를 썼고, ‘드리머’(Dreamer) ‘프레이’(Pray)를 뺀 6곡의 멜로디도 직접 만들었다. 첫 곡 제목 ‘블랙’(Black)처럼 음반의 채도는 낮다. 후회, 결핍, 갈망 같은 정서들이 음반 전체를 아우른다. 하지만 7번 트랙 ‘메이비’(Maybe)를 기점으로 치유와 안부와 메시지가 고개를 든다. 김필은 ‘메이비’를 “좋았던 기억 안에서 나를 돌아보고 내일을 꿈꾸기도 한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 트랙 ‘프레이’는 듣는 이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노래다. 김필은 이 노래에서 ‘어둠 속을 헤매는 순간도 익숙함, 따스함을 따라서 천천히 흘러가길’ 바란다.

“첫 곡 ‘블랙’에선 ‘왜 사람들은 변하고 왜 나는 혼자일까’를 고민해요. 하지만 마지막엔 ‘나는 당신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서 기도한다’는 노래로 끝이 나죠. 이건 제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제가 안녕하길 바라는 마음이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는 소망이 담겼죠.”

“당신의 안녕을 바라며”…김필이 보낸 편지김필은 2011년 ‘바보같이 또 울어요’라는 노래로 데뷔해 무명의 시간을 보내다가 2014년 출연한 Mnet ‘슈퍼스타K6’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정규음반을 내는 건 데뷔 8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정규음반은 막연하게 음악을 시작했던 20대 때부터 가져온 간절한 꿈이고, 갖고 싶었지만 갖지 못했던 존재였다”며 “실감이 나진 않지만, 한 발짝 성장한 계기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음반 발매일은 김필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시절 만들어진 팬카페의 아홉 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김필은 오는 20~22일 3일간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단독 공연을 열고, 긴 시간 자신의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할 예정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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