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선물" 유재수, 부산 부시장 재직 때도 뇌물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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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2.14. 오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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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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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감찰 받았던 금융위 국장 퇴임 이후도 업체 스폰
감찰 무마 의혹 靑 윗신 믿었나…檢 수사 윗선 향할 듯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금융위원회 재직 중 뇌물수수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받았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이 금융위 퇴직 이후에도 업체들로부터 계속해서 금품을 받아온 것이 검찰조사로 드러났다.

유 전 부시장은 부산시 경제부시장 재직 중에도 금융관련업체 대표에게 자신이 쓴 책을 강매하고, 자신의 명의로 지인들에게 1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보내게 하는 등 거리낌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감찰을 받은 경험이 있는 유 전 부시장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던 것은 자신에 대한 감찰을 중단해 준 윗선을 그만큼 믿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뇌물을 받았다.

그는 2015년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대표를 맡아온 최모씨에게 "강남구 모처에 오피스텔을 얻어달라"고 요구, 임차기간 1년에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8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계약하게 해 월세와 관리비 1300만원 상당을 대납하게 했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에게는 "해외 파견 근무를 나가기 전 강남에 아파트를 한채 사두고 싶은데 돈이 부족하니 2억5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달라"는 취지로 해당 금액을 송금받아 약정없이 금액을 차용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돈을 소액씩 갚아가면서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아 손해를 볼 상황이다"는 취지로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 전 부시장은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몫으로도 뇌물을 수수했다.

그는 관련업체 대표들에게 2016년 6월과 12월 부인이 사용할 항공권 금액 각 130만원과 196만원 상당을 대신 결제하게 하고, 같은해 8월에는 부인에게 주겠다며 시가 80만원 상당의 골프채 2대를 받았다.

2016년 7월과 2017년 5월에는 금융투자업체에 아들에게 인턴십 기회를 줄 것을 요구했고, 2017년에는 동생의 이력서를 전달해 한 회사 경영지원팀에 차장 자리를 마련해 그를 채용하게 했다. 온가족이 강남의 식당에서 식사대접을 받은 후 두 아들을 통해 100만원의 현금을 받기도 했다.

주목되는 점은 뇌물수수 혐의로 청와대 감찰을 받았던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 퇴직 이후에도 계속 업체들에 뇌물을 요구해 받아왔다는 점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은 2017년 8월 선임된 유재수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10월에 휴대폰 포렌식 등 감찰에 착수했었다가 돌연 감찰을 중단했다. 이후 유 전 시장은 사표를 냈고 다음해 8월 금융위를 퇴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로 자리를 옮긴 그는 부시장 재직 중인 2018년 9월 채권추심업체 대표 A씨에게 '내가 지정하는 사람들에게 내 명의로 추석 선물을 보내달라'고 요구해 총 114만원 상당의 한우세트 3개를 보내게 했다.

그해 11월에도 역시 A씨에게 '출판사를 통해 내가 쓴 책을 사서 나에게 보내달라'고 요구해 198만원어치의 책을 구매하게 했다. 유 전 부시장은 구매한 책을 자신의 부산 관사로 보내게 해 수령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을 기소하면서 "비리 중 상당 부분이 대통령 비서실 특별감찰반 감찰과정에서 이미 확인됐거나 확인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윗선'이 유 전 부시장의 이러한 비위를 확인하고도 감찰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면 직권남용 혐의적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검은 최근 유 전 부시장이 감찰을 받게되자 천경득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 3인에게 수차례 구명을 요청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 내용도 함께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도 소환해 감찰무마에 대한 '윗선'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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