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영천 고속도로 '블랙아이스' 사고 순간…"브레이크 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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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4시 41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화재도 났다.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 새벽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가 동시에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8대의 차량에 불이 나 피해가 커졌고 일부 희생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이 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4시 41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 방향 상행선(상주 기점 26㎞)에서 트럭 등 차 10대가 연쇄 추돌했다.

뒤따라온 차들이 미처 잇따라 추돌하면서 사고 차는 순식간에 28대로 늘었고 8대의 차량에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운전자 등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현장은 화학물질을 싣고 가던 탱크로리, 건자재를 운반하던 1톤트럭, 상품 운반용 대형 탑차, 승용차 등 28대가 서로 뒤엉키고 불이 나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비슷한 시각 사고 지점에서 2㎞ 떨어진 하행선에서도 20여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

2곳에서 트럭과 승용차 등 차 50대가 불에 타거나 파손되는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오전 4시 41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화재도 났다.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쇄 추돌사고 현장에서 심한 다리 부상을 입은 화물차 운전기사 A씨(56)의 부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남편이 사고가 난 순간 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소리를 지르면서 ‘불이 난다’고 했다”면서 “통화 중 남편이 사고가 나 119에 신고했다. 병원 위치를 파악해 충북 청주에서 경북 구미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상자들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전혀 듣지 않았다”, “사고현장은 완전 스케이트장 같았다.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새벽 이 일대에는 0.7∼0.8㎜ 비가 내렸다.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도로에서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 지점 2곳은 교량이 시작되거나 인근에 교량이 있어 평소 바람이 강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찰은 일단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것으로 보지만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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