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과목 맘껏 듣게 내신 절대화"…입시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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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2.11. 오후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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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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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 ▶

"대학 입시의 뿌리까지 뽑는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고교 학점제는 재앙에 가까울 수 있다"

학점제를 시범 운영 중인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한 말입니다.

고교 학점제 연속 보도, 오늘은 고교 학점제 시행을 위해 왜 이렇게 뿌리까지 뽑는입시 개혁이 필요하다는 건지,

또 그 방법은 뭔지 정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홍보영상입니다.

"대학 입시만이 전부가 아닌 스스로 선택하고 배우는 고교학점제"

하지만 이 영상이 현실이 되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고교학점제를 시범 운영 중인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이 학교는 19명 이상이 신청하지 않으면 아예 과목을 개설하지 않습니다.

현재 9등급으로 나뉘는 내신제에선 인원이 적으면 1등급은 한 두명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박제민/고색고 2학년]
"경제수학이 하고 싶었는데 (신청자가) 적다 보니까 경제수학이 폐강이 됐거든요. 너무 아쉬웠어요."

내신을 고려하다 보면 흥미와 적성보다는 결국 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더 선호할 거란 예측이 가능합니다.

[학점제 시범학교 교사]
"학부모들은 과연 이렇게 해서 자기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제일 관건이죠."

이 때문에 고교 학점제를 전면 시행하려면, 현재 9등급 상대평가인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선행돼야 합니다.

[심중섭/서울 당곡고 교장]
"(내신에) 불리하다고 생각해서 안 듣는 경향이 있는데, 그걸 절대평가 하게 되면 원하는 걸 듣고 일정 수준 도달하면 평가를 받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절대평가는 학교나 교사 차원의 내신 성적 부풀리기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이현/서울 여의도고 교사]
"교사들은 점수를 후하게 주려고 하는 이런 경향성을 띌 수밖에 없지 않겠냐. 그런 압력을 굉장히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혼란이 굉장히 가중될 위험성이 크다…"

또,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다양한 과목을 만든다 해도 실제 입시에선 어떻게 반영될지 알 수가 없다는 점도 현장에서는 큰 고민입니다.

[김승철/경기 수원 고색고 교사]
"수업 들을 땐 되게 좋은데, 궁극적으로 '대학에선 반영을 하지 않는다'라고 하면 학교 입장에선 많이 개설하는 데는 부담감이…"

한발 더 나아가,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려면 수능도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입니다.

수능도, 내신도 절대평가가 되면 그럼 대학은 뭘 가지고 학생들을 변별하겠느냐며 선발권 확대를 요구할 겁니다.

[임광국/우리교육 연구소]
"학종이라든지 그런 정성평가 중심의 전형 (늘리려 할거고) 그럼 그거는 또 공정성 시비를 절대 피해 갈 수가 없어요."

이미 학종 비교과 폐지와 정시 확대 방침으로 2024년까지 해마다 다른 입시 제도가 적용되는데, 2025년 고교학점제가 실시되면 입시 제도는 이보다 더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편집: 신재란)

정동훈 기자 (jd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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