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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드루킹, 경공모·쇼핑몰로 자금력 상당…여론 관리 위해 돈까지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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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0 08:00:00 수정 : 2018-05-08 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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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스토리-드루킹의 사이버 히스토리③-ⓐ] 의문의 자금줄 및 용처 들여다보니 네이버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모(48)씨는 자신이 주도하는 경제 커뮤니티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하 경공모)와 온라인 쇼핑몰 ‘플로랄맘’ 등을 활용해 모임 운영이나 댓글 활동 등의 자금을 거의 대부분 자체 조달해온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특히 김씨는 상당한 자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특정 정치인들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거나 특정 단체나 조직에 광고나 기부금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자신이 생각하는 사이버 여론 형성을 시도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공모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이날 세계일보와 만나 “경공모 회원들은 모두 돈을 내는 진성 회원들로, 월 2만원에서 많게는 9만원 정도의 회비를 내 운영비를 조달하고 남는다”며 “여기에 플로랄맘 등에서 원당과 비누 등을 팔아 상당한 수익도 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강연료 등 명목 경공모 회원 매월 회비...“많을 땐 1억원 훌쩍”

김씨의 각종 사이버 히스토리와 관계자 및 전문가 증언 등을 종합한 결과 김씨의 주요한 수입원은 경공모의 정기적인 회비와 강연 및 수업료, 후원금, 온라인 쇼핑몰 플로랄맘을 통한 판매 수익 등이다.
 
그는 우선 2000명 정도에 이르는 경공모 회원들에게 강연 및 수업료 등의 명목으로 매월 일정한 회비를 받아왔다. 대체로 강연 1회당 온라인은 2만원, 오프라인의 경우 3만원 정도 받았다고 한다. 이와 함께 부정기적인 후원금도 받는다. 김씨는 회원이 한때 5000명일 때에는 경공모 회원들에게서 월 1, 2억원 정도의 수익을 거둬왔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김씨가 이 같은 수익구조를 갖게 된 건 2009, 10년 주식투자 블로그 운영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즉 김씨는 당시에도 회원들에게 등급을 매겨 일정 등급 이상의 회원에겐 좀더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상당한 회비를 받았다는 거다.

◆쇼핑몰 ‘플로랄맘’ 통해 상당한 수입...조직력 최대 활용

김씨는 핵심 공범으로 지목된 박모(30)씨가 대표로 있는 온라인 쇼핑몰 ‘플로랄맘’을 통해서도 상당한 수익을 거둬온 것으로 드러났다. 플로랄맘의 취급 상품은 세안 비누와 샴푸, 주방용품, 오일 & 액세사리, 그리고 원당 등.

김씨 등은 고품질로 유명한 파키스탄산 원당을 수입한 뒤 경공모 회원들을 활용해 가공과 포장을 한 뒤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1kg에 2만원 가량에 팔아 수익을 극대화했다. 비누의 경우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에서 경공모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만든 뒤 회원들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1개당 비싸게는 1만 6000원을 받고 팔아 돈을 벌었다. 물론 회원들에게 2, 3000원 수준으로 할인 판매한다.
플로랄맘 인스타그램 캡처
김씨는 상품의 수입 및 가공, 판매 전 과정에서 높은 결속력을 자랑하는 경공모와 그 회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김씨 등은 이같은 방식을 통해 플로랄맘에서 월 1억원 가까이 수익을 거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공모 회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최하품을 들여와 여기에서 수작업을 해 판매를 한다. 한 달 수익이 8500만원에서 1억원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김씨는 여기에 블로그와 카페,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온라인 기부인 ‘네이버 콩 기부’ 등을 받는다. 최소 수백만원 이상을 기부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무실 임대료, 강연료 등 연 11억 지출

김씨는 경공모와 온라인 쇼핑몰 ‘플로랄맘’ 등을 통해 거둬들인 자금을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 ‘댓글 작업’ 비용, 회원 및 모임 유지비 등으로 써왔다.

김씨는 우선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출판사 건물 3개 층을 사용하면서 월 임대료로 470만원 정도를 지출했다. 아울러 여론 및 댓글작업에 사용된 휴대전화 170여대를 운영하기 위해 한 달에 250만원 정도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굳게 문이 닫힌 느릅나무 출판사. 뉴시스
김씨는 지난 1월 댓글조작 자동화프로그램인 ‘매크로’를 구입했다. 매크로 구입비는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다양한데, 얼마에 구입했는 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회원 유지 및 모임 관리를 위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외부 유명인사를 초청하는데, 강연료 및 대관료로 회당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를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경공모는 이렇게 한해 11억원 가량을 지출해 왔다고, 지난 1월 안 전 지사를 강연에 초빙하기 위한 공문에서 밝혔다.

◆여론 관리 위해 후원금 또는 광고, 기부금으로 돈뿌려

김씨의 지출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정치권에 뿌리는 돈이다. 김씨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한 것이 최근 밝혀졌다.

김씨 등은 또 제20대 총선 직전인 2016년 3월19일과 4월4일 두 차례에 걸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선거캠프 자원봉사자이자 경공모 회원 장모씨에게 100만원씩 송금했다가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특히 김씨는 나름 상당한 자금력을 활용해 광고를 매개로 자신이 의도하는 사이버 여론을 관리하려 했던 흔적도 엿보인다.

친문성향의 팟캐스트 ‘정치신세계’를 진행 중인 권순욱(50) NewBC 보도부문 대표는 최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씨가 지난해 대선 이후 6월쯤 나타나 ‘플로랄맘’이라고 광고주를 소개해 주겠다고 접근했다”며 “그런데 광고가 집행된 뒤 추 대표와 최 전 의원을 공격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조리에 대한 다큐멘터리 유투브인 ‘백년전쟁’ 등을 제작한 것을 거론하면서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2000만원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정호,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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