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공명지조’다. /뉴시스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공명지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전설 속의 새인 ‘공명조’는 한 개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두 개의 머리는 서로를 시기했고, 급기야 상대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독약까지 먹기에 이른다. 하지만 결국 그 독은 한 개의 몸에 퍼져 둘은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사자성어 ‘共命之鳥(공명지조)’에 담긴 내용이다. 함께 상생해야 하는 공동운명체라는 것을 잊은 채 서로 반목하기만 하는 모습을 꼬집는다.

교수들은 2019년의 대한민국의 모습이 딱 공명조와 같다고 봤다. 2001년부터 매년 교수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는 <교수신문>은 2019년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명지조’는 10개의 최종 후보 중 33%(347명)의 표를 얻어 2019년의 사자성어가 됐다. 해당 조사는 1,046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복수응답이 허용된다.

‘공명지조’는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가 추천했다. 그는 “서로를 이기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함께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을 추천 배경으로 설명했다.

10개의 최종 후보 중 ‘공명지조’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은 ‘魚目混珠(어목혼주)’다. 물고기 눈과 진주가 섞여 진짜와 가짜를 분간하기 힘든 상황을 의미한다. ‘어목혼주’를 선택한 교수는 300명이었다.

한편, 지난해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의미의 ‘任重道遠(임중도원)’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던 2017년엔 ‘破邪顯正(파사현정)’이 꼽힌 바 있다.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2016년엔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는다’는 의미의 ‘君舟民水(군주민수)’, 2015년엔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도리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의미의 ‘昏庸無道(혼용무도)’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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