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훈 컬리 리더 “데이터 활용해 '새벽배송' 1위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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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재무 총괄 김종훈 파이낸스 어카운팅 리더 인터뷰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 개선 인터넷대상 대통령상
기업가치 6000억원 예비 유니콘…내실보다 성장에 방점

‘회원수 300만명, 하루 평균 배송 물량 4만건, 기업가치 6000억원’

신선식품을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문 앞에 배송해주는 ‘마켓컬리(법인명 컬리)’가 올해 달성한 숫자들이다. 컬리는 남해안에서 딴 자연산 굴, 냉동하지 않은 제주 은갈치 등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샛별배송’으로 소비자들의 장보기 습관을 바꿨다. 설립 5년 만에 유력한 차기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2015년 ‘새벽배송’으로 불리는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후 매출은 55배(2018년 기준, 1571억원)나 늘었다. 컬리는 쿠팡·신세계 SSG닷컴·우아한형제들 ‘B마트’ 등 경쟁자들이 신선식품 배송에 뛰어들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 40%대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직원 40명의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컬리가 경쟁력을 유지하며 빠르게 성장해온 비결은 뭘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를 거쳐 현재 컬리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종훈 파이낸스 어카운팅 리더(CFO, 이하 리더)는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데이터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서비스를 선보여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김종훈 컬리 파이낸스 어카운팅 리더(CFO)./컬리 제공

"김슬아 대표는 요즘 거의 물류센터에 있습니다. 연말이라 상품 주문이 많은데, MD(상품 기획자)·CS(고객 경험) 총책임자로서 현장에서 상품을 챙기고 있는 거죠."

마켓컬리 재구매율은 60%에 이른다. 자체 개발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스템인 ‘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이하 데멍이)’를 바탕으로 신선식품 폐기율을 일반 대형마트(2~3%)의 절반 이하인 1% 미만으로 낮췄다. 최근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제14회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11일 컬리 본사에서 김 리더를 만나 컬리의 향후 계획과 전략에 관해 들어봤다.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 경험 개선…1위 노하우 이어갈 것

-이커머스 업체인데, 인터넷 대상을 받았다.

"서비스의 바탕이 기술이기 때문이다. 상품 발주, 재고 관리, 라우팅(최적 배송 경로 설정), 배송. 예측 등 모든 부분에 데이터 기반 기술이 들어간다.

데멍이라는 자체 시스템을 활용해 모든 의사결정 단계에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거의 실시간으로 트래킹(추적)하고 있어서 시간 단위는 물론 분 단위로도 상품의 흐름을 체크할 수 있다."

-유력한 차세대 유니콘으로 평가되는데.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에서 그렇게 선정해 줬다. 다만 유니콘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어떻게 서비스를 개선할지 어떻게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할지에 집중하고 있다.

컬리가 새벽배송이라는 단일 시장에 집중하고 있고, 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건 사실이다. 창업 생태계의 분위기도 좋다."

-우아한형제들이 B마트를 선보이는 등 신선식품 배송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컬리의 전략은.

"40%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점유율만 지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우리가 잘하는 부분을 더 뾰족하게 다듬고 사용자 환경, 콘텐츠, 메시지 전달 등 모든 면에서 더 노력할 계획이다.

우리만 가진 경쟁력이라고 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만들어 왔다. 이 경험을 유지해서 충성도 높은 고객군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마트를 생각해보면 항상 가던 곳에서 장을 보게 된다. 고객 경험이 좋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목소리(VOC)’라고 부르는 고객 요구 사항을 김 대표가 직접 챙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켓컬리 홈페이지 첫 화면./마켓컬리 홈페이지

-지난해 적자가 337억원이다. 지속 가능성에 관한 우려도 있는데.

"당연히 지속 가능해야 한다. 농산물 산지, 납품업체 등 컬리 생태계에 속한 분들이 1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회사를 잘 운영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적자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성장 모드에서 내실을 다지는 모드로 전환해야할 때가 오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새벽배송 시장은 1년에 3배씩 크고 있다."

목표는 전환율 100%..."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2~3개로 재편될 것"

-재무구조 개선이나 성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목표가 있나.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매 시장에서 오프라인-온라인 전환율은 30~40%에 달한다. 그러나 신선식품은 전환율이 낮다. 콜드체인(냉장 유통)이 필요하고 인프라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컬리는 이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상추, 전복을 산지에서 식탁까지 24시간 이내에 콜드체인으로 배송할 수 있게 됐다.

궁극적으로는 신선식품 분야에서도 오프라인-온라인 전환율이 100%에 도달하는 게 목표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집적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적자폭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 배송 물량이 많아지면 한 명의 배송 기사가 좁은 지역만 돌아도 더 많은 양을 배송할 수 있게 된다."

-추가 투자 유치나 기업공개(IPO) 계획은.

"올해 상반기에 시리즈 D 투자로 1350억원을 유치했다. 주주들이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주고 있다. 주주들과의 관계도 좋다.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초기 투자자들 역시 추가 투자를 집행하며 꾸준히 지원해주고 있다. IPO는 언젠가는 준비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인수합병(M&A)도 아직 계획이 없다."

그래픽=김의균

-향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오프라인 시장을 보면 훨씬 많은 업체가 경쟁하다가 지금은 롯데, 신세계 등 2~3개로 재편됐다. 온라인도 비슷한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진입장벽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단순히 자금이 많다고 신규 사업자가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박원익 기자 wi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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