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친구처럼 맞아주는 우리 마을 둘레길

숲길·물길·마을길 걸으며 만나는 자연과 역사 
“혼자 나서도 좋지만, 함께 걸으면 더 즐거워”

 

14개 코스가 완성된 '고양누리길'은 코스마다 서로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사진은 공릉천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송강누리길 코스. <사진제공=고양시녹지과>


[고양신문] 건강과 휴식을 알뜰히 챙길 수 있는 걷기문화 확산과 함께 곳곳에 둘레길, 올레길, 바람길 등의 이름을 단 걷기 코스가 만들어진 지 10여 년이 됐다. 두 발을 벗 삼는 나들이꾼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코스는 어디일까? 제주올레, 지리산둘레길 등을 꼽겠지만, 고양에 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는 옛말처럼, 고양시민에겐 신발끈 조여 매고 아무 때나 훌쩍 찾아가 걸을 수 있는 고양누리길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길이 아닐까.

제1코스 북한산누리길부터 막내 바람누리길까지, 수년에 걸쳐 14개 코스가 차례대로 완성된 고양누리길은 참 친절하고 붙임성 있는 이웃이다. 가만 가만 들여다보면 은근한 매력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마을을 지나고, 나지막이 이어진 숲길을 지나고, 도시를 둘러싸고 흐르는 물길을 지난다. 오천년 역사가 숨 쉬는 도시답게 곳곳에서 만나는 역사의 흔적도 풍요롭다.
 

북한산 봉우리의 웅장한 자태를 감상하며 걷는 숲속 오솔길이 이어진 한북누리길. <사진제공=고양시녹지과>


코스마다 각양각색 이야기 풍성

14개 누리길 코스는 각각 서로 다른 개성과 매력을 자랑한다. ▲북한산누리길(1코스) ▲한북누리길(2코스)은 숲속의 푹신한 흙길을 밟으며 멀리 고양의 주산 북한산을 관망할 수 있다. ▲서삼릉누리길(3코스) ▲행주누리길(4코스) ▲행주산성역사누리길(5코스)은 각각 서삼릉과 행주산성이라는 역사공간을 둘러본 후 수역이마을과 행주산성 먹거리촌을 들를 수 있다. 봉대산과 덕양산 초소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강 풍경도 빼놓을 수 없는 전망포인트다.

행주산성과 호수공원을 잇는 ▲평화누리길(6코스)은 일부 구간에서 군부대 통제지역을 우회해야 하는 미완의 길이었지만, 이달 말부터 군 병력 철수가 예고돼 있어 변화가 기대된다. ▲호수누리길(7코스) ▲경의로누리길(8코스)은 호수공원과 중심상업지구, 그리고 아파트 단지 공원길을 연결하며 일산신도시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간이다. 

▲고봉누리길(9코스) ▲견달산누리길(10코스)은 일산신도시 북쪽을 감싸안고 있는 견달산, 고봉산, 황룡산을 오르내리며 걷기와 등산의 재미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코스다. ▲고양동누리길(12코스) ▲오선누리길(13코스)에선 고양동, 대자동, 선유동 등 덕양구의 전통마을이 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양땅을 적시는 가장 큰 하천 공릉천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송강누리길(11코스), 북한산에서 한강까지 창릉천과 함께 이어지는 ▲바람누리길(14코)이 있다.

길 곳곳에는 친절한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고, 누리길 어플도 개발돼 초행길 나들이꾼이라도 헤맬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또한 어딜 가든 전철역, 또는 큰 도로와 연결되기 때문에 각자의 형편과 체력에 맞게 나들이 시간과 길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
 

'토요일엔 고양누리길' 참가자들이 행주누리길을 걷다가 만난 강매석교(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에 들렀다. <사진제공=고양시녹지과>


토요일마다 고양누리길 함께 걸어

누리길은 혼자 걸어도 좋지만, 처음엔 아무래도 인솔자를 따라 함께 걷는 게 좋다. 고맙게도 고양누리길을 조성·관리하고 있는 시 녹지과에서 고양시걷기연맹을 비롯한 여러 걷기 동호인들과 함께 다양한 누리길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봄 가을로 열리는 고양누리길전국걷기축제는 수천 명이 참가하는 연례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달 말에는 4일 동안 고양누리길 전 코스를 완주하는 고양누리길 울트라걷기대회가 처음으로 열려 걷기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걷기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토요일엔 고양누리길’ 행사다. 전체를 10개 구간으로 재편해 계절별로 한 번씩, 총 40회 걷기를 올해 말까지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한겨울에 시작한 토요일 걷기는 어느새 24회를 넘어서며 평균 50여 명이 함께 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프로그램의 안전한 진행을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있는 고양시 녹지과 서재섭 팀장과 김동원 주무관은 “사계절 달라지는 풍경을 걷기 때문에 매회 느낌이 다르다”면서 “토요일엔 고양누리길을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고양시 구석구석을 새롭게 발견해보자”고 말했다. 고양누리길 걷기 정보를 받으려면 카카오톡 ‘고양누리길’을 검색한 후 친구추가를 하면 된다.
 

고양누리길은 숲길과 산길만 지나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 공원길과 중심상업지구를 지나기도 한다. <사진제공=고양시녹지과>

 

행주산성역사누리길 최고의 전망포인트인 덕양산 초소전망대. 한강 하구의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사진제공=고양시녹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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