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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트럼프탄핵…美민주 "10월말 표결"

김인오 기자
입력 : 
2019-09-29 17:41:40
수정 : 
2019-09-29 20: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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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개한 민주당원"
우크라 美특사 돌연 사임
탄핵 지지여론 47%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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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EPA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미국 워싱턴 정가가 '트럼프 탄핵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민주당이 발 빠르게 여세 몰이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하원 절반 이상을 장악한 민주당이 이르면 10월 말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당)은 이날 WSJ와 인터뷰하면서 "탄핵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한 청문회와 증인 인터뷰, 자료 제출·소환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하루 전 하원 내 3대 상임위원회(외교·정보·정부감독개혁위)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의혹 관련 자료를 10월 4일까지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보낸 한편 다음주 안으로 커트 볼커 우크라이나 특사 등 국무부 관계자 5명의 증언도 요구해둔 상태다.

특히 상임위 증언 요구가 전해진 지난 27일, 볼커 특사의 갑작스런 사임 소식이 나왔다. 볼커 특사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핵심 인물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당시 군사 지원 중단 가능성 등으로 부당하게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면서 2020년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볼커 특사가 사임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두 정상 간 통화 이후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문이 만나 바이든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만남을 주선하는 역할을 했고, 스캔들이 불거지자 사태 수습 역할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사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탄핵 여론도 점차 커지고 있다. 27일 현지 정치 전문지 더힐과 여론조사업체 '해리스X'가 발표한 조사 결과, 탄핵 지지율이 47%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같은 기관이 '민주당이 탄핵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보느냐'고 물었을 때 지지 응답률(35%)보다 12%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탄핵 반대는 42%로 6월 때보다 3%포인트 줄었다.

공화당 4선 의원 출신 마크 애머데이 하원의원도 28일 탄핵에 대해 찬성으로 입장이 바뀌면서 공화당 내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편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을 비롯해 중앙정보국(CIA)·국방정보국(DIA)·국가안보회의(NSC)·국토안보부(DHS)·해병대 등 전직 관료 300인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27일 "우리나라 외교정책이 일개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더럽혀지고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한 나라 정상이 권한을 악용해 외국 개입을 요구하는 것은 자국 민주주의에 대한 터무니없는 권한 남용"이라고 규탄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트위터 공세에 들어갔다. 그는 "애덤 시프(하원 정보위원장·민주당) 같은 사람들이 조작에 나서서 완전히 사기 치고 있다. 역겹다(SICK)"고 부르짖었다. 또 "미개한 민주당원들이 아무 일도 안 한다"고 비난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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