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승리로 싱겁게 끝난 은퇴대국 1국, NHN '한돌' AI개발팀 "테스트에서는 문제 없었는데..."

등록일 2019년12월19일 10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인간과 AI의 격차를 가름하는 대국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이세돌 9단과 NHN 바둑 AI 한돌 사이의 3번기 1국이 92수만에 이세돌 9단의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이세돌 9단은 18일 서울 바디프렌드 도곡 사옥에서 열린 NHN 인공지능(AI) '한돌'과의 3번기 1국에서 92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번 1국은 한돌의 초반 공세 앞에 이세돌 9단이 수비적으로 대응하며 중반까지 승부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었지만, 이세돌 9단이 78수에 둔 묘수로 중앙에서 한돌이 석점을 일거에 잃은 후 한돌의 실수가 이어지며 예상보다 빠르게, 92수만에 승부가 결정됐다.
 
이세돌 9단은 최근 은퇴를 선언하고 고별전 대상으로 인간이 아닌 AI를 지목해 이번 대국이 성사된 바 있다.
 

 
대국 후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국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 "AI와 인간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건 모두 동감하는 것이고 핸디를 두고 대국하는 건 맞다고 봤다"며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해 보고 싶었고, 바둑팬 여러분도 궁금해하실 것 같아 접바둑을 두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NHN AI 개발팀은 1국 결과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NHN 게임AI팀 이창율 팀장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2점 접바둑을 학습시키면서 정상급 프로기사들과 테스트도 진행했고 상위 랭커들에게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결과가 너무 다르게 나와 당혹스럽다. 이세돌 9단의 78수를 AI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78수 후 승률이 확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9단은 "승률이 내려갈 수는 있는데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둔 묘수는 정상적으로 받으면 안되는 수였다면, 이번 수는 받는 것이 당연한 수였다"라며 "프로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둬야 하는 당연한 한수였다. 예상을 못했다는 건 의외"라는 감상을 밝혔다.
 
19일에는 제2국이 호선으로 치뤄진다. 이세돌 9단이 1국에서 졌다면 3점 접바둑으로 치뤄질 예정이었지만 이 9단이 승리해 호선이 됐다. 2국에서도 이세돌 9단이 승리한다면 3국은 이 9단이 백을 쥐고 두게 된다.
 
이 9단은 2국을 앞두고 "호선으로는 힘들 것 같긴 하다.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인간으로서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뭔가 보여줄 수 있다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한다면 종종 기적같은 것이 일어나지 않는가. 은퇴대국이니만큼 마지막 승부수라고 한다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NHN 게임AI팀 이창율 팀장은 "한돌의 학습은 끝났고,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안정성 위주로 확인할 생각"이라며 "아무 문제없이 바둑을 좋아하는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2국에서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9단은 마지막으로 "2국, 3국도 승패보다는 인간과 AI의 차이도 어느 정도 가름하는 대국이기도 하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며 "인간은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승패보다는 그런 모습을 봐주시면 고맙겠다"고 강조했다.
 
NHN 게임AI팀에서는 3점 접바둑 학습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국을 이 9단이 승리하며 3점 접바둑은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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