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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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손바닥문학상]
일러스트레이션 조승연
제11회 손바닥문학상 당선작 전문을 3주 동안 <한겨레21> 지면에 싣습니다. 이번호에 실리는 황예솔씨의 ‘유해동물’은 심사에서 “혐오가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으로 발생한다는 점, 피해자가 언제든 가해자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 세월이 흐른 뒤 용서도 사과도 무의미해지고 오로지 쓸쓸한 허무만 남는다는 점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다각도의 조명이 흥미롭다”는 평을 얻고 “관습적 기대를 배반하고 독자의 허를 찌른 능력”을 높게 사 대상을 받았습니다. _편집자


비둘기는 한강으로 통하는 터널 안을 달렸다. 주황 불빛이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궈놓은 듯, 급하게 붉은 발을 디뎠다가 떼었다. 쉼 없이 까딱거리는 목은 뒤에 오는 발보다 어떻게든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앞서나갔다. 빛에 반사된 목 뒤의 깃털들이 초록색이었다가 또 보라색으로 빛났다. 뒤뚱뒤뚱 달리는 비둘기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멀찍이 떨어져서 걸었다. 언제 저것이 푸드덕거리며 날아오를지 몰랐다. 이곳은 터널 안이기 때문에 잘못 날아오른다면 분명 머리를 부딪치고 추락할 테다. 더러운 깃털과 병균을 나부끼며.

미간을 찌푸리며 손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 나는 비둘기가 정말 싫었다. 동그랗고 노란 눈도, 잿빛의 깃털도. 마음대로 보도블록에 앉아서 쉬는 것도 싫었고 예상치 못하게 날아올라서 놀라게 하는 것도 싫었다. 더욱더 싫은 것은 많은 개체 수만큼 죽기도 많이 죽어서 도시 여기저기에 널브러진 사체를 내보이는 것이었다. 사체를 볼 때마다 기억하기 싫은 어떤 둔탁한 느낌이 떠올랐다. 뇌에 가장 강렬한 영향을 주는 감각은 후각이라고 한다. 나는 비둘기 사체를 보면 비린 냄새와 함께 그 시절 승이가 뿌리고 다녔던 섬유 향수 냄새가 기억났다. 고등학생 시절의 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욕지기가 치밀어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터널의 끝까지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 비둘기와 어색한 동행을 했다. 비둘기는 터널을 나오자 힘차게 날아오르더니 얼마 못 가 잔디밭에 다시 내려앉아 걸어다녔다.

눈앞에 수많은 빌딩의 불빛과 나란히 줄지은 가로등 불빛이 어른거렸다. 혜성처럼 지나다니는 자동차 불빛을 등에 인 한강이 펼쳐졌다. 몇 번을 마주해도 황홀한 서울의 야경이었다. 자전거도로를 건너면 한강 근처 잔디밭에 지에스25 한강평화점이 있었다. 어두운 한강 풍경 속에 형광등 조명으로 빛나는 편의점은 종점에 도착한 심야버스 같기도 하고, 은하계 사이의 우주정거장 같기도 했다. 속도를 내서 편의점으로 향했다. 유리문을 열자 휴대폰을 보고 있던 승이가 고개를 들었다. 또 왔네? 나를 보고 웃는 승이의 얼굴을 보며 애써 웃었다. 응, 우리 밖에서 잠깐 얘기할까? 오늘은 꼭 너의 기억 속에 내가 떠오르길 바라면서, 나는 내 가해자의 상담 치료를 시작했다.

어느덧 십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많이 무뎌졌지만, 적어도 이십 대 초반까지는 매일 상상했다.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사과하는 승이의 얼굴을. 그런데 승이는 저번 주에 웃으면서 말했다.

― 어떡해, 미안해. 내가 기억이 안 나.

정말이지, 우연이었다. 아니,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퇴근 후 바람 쐬러 나왔던 한강 산책 중에 이렇게 만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드라마틱한 만남을 상상했던 건 아니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물을 사러 들어간 한강 편의점에서 내 카드를 받아든 승이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승이는 많이 마르고 푸석푸석해 보였다. 상한 얼굴이었지만 사람 기죽이는 눈빛은 여전했다. 가볍지만 휘갈겨 때리면 더 아픈 재질의 눈빛. 더 쳐다보았다간 금방이라도 나를 향해 침을 뱉을 것만 같았다. 나는 차마 눈을 계속 마주치지 못하고 피하다가 이런 스스로의 모습에 실소가 터지고 말았다. 나 지금 뭐 하지? 십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옛날 생각에 기가 죽은 건가? 그때 승이가 나를 보면서 말했다.

― 혹시 수화여고 나왔어요? 낯이 익는데.

나는 당황했다. 기억하지 못할 텐데? 우선 고개를 끄덕였다. 나 누군지 알겠어? 내 대답에 승이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코를 찡그리며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 진짜예요? 어떡해. 미안해. 나 기억이 안 나.

미안하다는 말을 하다니. 그 직후에 한 말은 칠백 원이야, 였다.

― 우리 친했어?

승이가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승이와 내가 또 ‘우리’가 되었다. 우리 친해요, 그치? 승이가 내 어깨에 손을 두르고 그렇게 말하면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지 않으면 다시 승이네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끌려가 맞거나 새벽까지 끝없는 욕 문자를 받아야 했으니까. 놀고 있는 거예요, 우리. 승이는 대명사의 ‘우리’였을지 모르지만, 그 시절 나는 짐승을 가두어 기르는 우리 안에 갇혀 살았다.

― 안 친했어.

내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승이는 제멋대로 영수증을 뽑아 구기며 그래? 그래도 자주 와, 하고 카드를 넘겨주었다. 편의점을 나오고 다리에 자꾸 힘이 풀려서 더 산책할 수 없었다. 뒷덜미에 서늘한 바람이 느껴졌다. 예민한 강바람이 이제 곧 가을도 지나간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나는 그길로 집에 가서 노트북을 켜고 고등학교 이 학년 담임선생님에게 받았던 메일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예전에 썼던 메일주소로 로그인하니 스팸메일이 가득 쌓여 있었다. 받은 메일함 거의 밑바닥쯤에서 그때의 메일을 찾을 수 있었다.

‘여빈아, 미안해. 승이가 지금 많이 아파. 사고 이후로 해리성 기억 장애가 와서 학교와 관련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야. 학교폭력위원회는 어려울 것 같아. 선생님도 많이 힘들다. 미안해.’

메일은 그렇게 끝이 났다. 분명히 고개를 들고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억지로 책상에 엎드려 자는 척했던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숨쉬기가 답답했다. 당시에 나는 ‘해리성 기억 장애’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 병이 어떤 병인지는 상관이 없었다.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다니, 괘씸할 뿐이었다.

나는 열여덟 살 이후로 한 달에도 몇 번씩,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처럼 기억을 마주했다. 골목길을 걷다가도, 지하주차장에 내려갈 때마다,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볼 때나 비둘기가 날아오를 때. 차에 치여 온몸이 부서지고 아스팔트에 머리가 깨지듯이 기억에 치였다. 불공평했다. 피해자는 트라우마 속에 사는데 가해자인 승이는 사고로 기억을 도려내었다니. 참 부러웠다. 모든 걸 잊는다는 건 어쩌면 축복이었다. 승이가 학교를 자퇴했다는 소문이 들려왔고, 나는 고등학교 삼 학년부터 다시 학교에 갔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아서 오히려 자유로웠다. 혼자 악착같이 공부해서 좋은 수능 성적을 받았다. 내 이름이 학교 정문에 큼지막하게 걸렸다. 졸업식 날에는 이 학년 반장한테 문자가 왔다. 여빈아, 너 서울대 갔다며. 축하해. 그리고 미안해. 그때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는 말에 구역질이 나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날 먹은 모든 걸 게워낸 후에 문득 심리상담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통, 인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나에게 이러는지, 왜 자기 인생 편하자고 남에게 똥을 주는지. 왜 인간은 모두 이기적인 가운데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 돌아보면 인간에 대한 호기심을 심어준 학창 시절의 인간들에게 조금 고마워지는 순간이었다.

현재 나는 심리상담사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인간에 대해서 조금 알 것도 같다. 인간은 자기에게 유리한 기억만을 안고 살아간다. 그게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 사회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어 기술이었다. 승이도 일말의 죄책감은 느끼고 있지 않았을까? 그러다가 운이 좋게도 그 사고를 겪은 것이다. 신이 주신 선물과도 같은 장애였다. 선배와 점심을 먹다가 물어보았다.

― 해리성 기억 장애를 치료하려면 꼭 약물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나요?

선배는 밥 먹다가 왜 일 얘기를 하냐며 투정을 부리다가 무섭게 진지한 내 표정을 보고 곧 대답해주었다. 환자의 심리 상태가 많이 불안정하다면 동원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꾸준한 상담을 먼저 시작해야겠지. 너도 알겠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그 기억을 지운 거라면 떠올리는 것이 더 고통일 수 있잖아. 나는 개인적으로 환자의 현재 삶에 중요치 않은 부분이라면 굳이 치료해야 하나 싶을 때가 있어. 식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선배의 얘기를 들었다. 선배는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환자 이야기야? 나는 밥을 입안에 넣고 씹었다. 네, 제 환자요.

나는 맥주 두 캔을 사 들고 먼저 나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았다. 이제 공기에서 제법 겨울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멀리 철교에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하늘은 별 하나 없었지만 은은한 보라색을 띠고 있었다. 서울이 너무 밝아 캄캄해야 할 밤하늘마저 억지로 밝히고 있는 것 같았다. 승이는 한강 라면을 끓여 나오겠다고 했다. 맥주캔에는 응결된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고 있었다. 그때 뭔가 킁킁거리는 개 같은 것이 내 발에 스쳤다. 탁자 아래로 고개를 내려 보니 비둘기였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놀라다가 의자에 앉은 채 뒤로 넘어갈 뻔했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라면을 들고 오던 승이가 내 모습을 보고 몸도 못 가누며 웃고 있었다. 라면 용기에 국물이 출렁출렁 넘치다가 결국 쏟아졌다.

― 아 씨발, 뜨거워.

욕을 하면서도 승이는 긴 머리칼을 휘날리며 웃었고, 잔디밭에 즉석라면 용기가 무덤처럼 뒤집혀 떨어졌다. 다시 해서 가져올게. 승이는 웃음의 잔해가 아직 남은 듯이 끅끅대며 라면 용기를 주웠다. 나는 승이가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승이는 눈에 띄게 오른쪽 다리가 짧아져 있었다. 웃느라 휘청댄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절뚝인 거였다. 사고 났을 때 많이 다쳤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저 정도였나. 승이는 몇 분 후 다시 나왔다. 절뚝이느라 라면 용기에 여전히 국물이 출렁거렸다. 도와주러 다가갈 수도 있었지만, 가만히 앉아서 승이를 지켜보았다. 어쩐지 희열감이 들다가도 곧 서늘해지는 것은 강바람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러다 어둠 속에서 내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어떤 눈빛을 느꼈다. 고개를 쉴 새 없이 갸웃갸웃하는 비둘기였다. 갸웃거리는 고개가 내 속마음을 비웃는 듯해 표정이 굳어졌다. 비둘기는 내 쪽으로 푸드덕 날아오르더니 떨어진 라면 위에 앉았다. 한 마리가 앉자 다들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하나, 둘, 라면 웅덩이 쪽으로 모여들었다. 부리로 면발을 들어올리거나 콕콕 쪼며 각자의 식사를 시작했다. 어느덧 열 마리가량 모였다. 부리에 걸린 꼬불꼬불한 라면 면발이 마치 살아 있는 지렁이처럼 느껴졌다.

― 이것들, 파티 났네.

승이가 탁자 위에 라면을 내려놓았다. 출렁이는 라면 국물 아래 구불구불한 면발이 죽은 지렁이 사체 같았다. 승이는 나무젓가락을 뜯어 나에게 건네며 한강 라면은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어, 빨리 먹어, 했다.

― 저거 안 치워도 돼?

나는 이제 얼마 안 남은 면발을 쟁취하려 서로 날개를 부딪치며 싸우는 비둘기 무리를 가리켰다.

― 뭐 하러 치워, 쟤들이 다 먹어주는데. 쟤들도 불쌍하잖아.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감정이입은 치료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더니 승이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냥. 젓가락으로 면발을 집어 빨아들인 승이는 한 손으로 능숙하게 맥주캔을 따서 내게 건넸다. 자신의 캔도 따서 건배하더니 바로 들이켰다. 승이는 캔을 내려놓자마자 다시 젓가락을 들고 면발을 건져올렸다. 나는 한껏 오므린 승이의 입술과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면발을 지켜보다가 더럽다고 생각했다. 안 먹어? 승이가 우물거리며 물었다. 비둘기가 모여 있는 곳을 다시 보았다. 응, 속이 안 좋아서. 아직 비둘기들이 서로에게 위협적으로 날갯짓을 하며 모여 있었다. 저 유해동물이 불쌍하다니. 승이 같은 사람들이 문제였다. 자꾸 비둘기에게 밥을 줘서 쟤들은 살기 편해지고, 그러다보니 개체 수가 늘고, 결국 유해동물이 된 거 아닌가? 나는 비둘기가 싫었다. 아니, 비둘기를 혐오했다. 순간 오른쪽 발목이 욱신거렸다.

‘지금 당장 돈 챙겨서 지하주차장으로 와.’

야자 중에 교복 치마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이 울렸다. 야자 1교시를 채 마치지 못하고 가방을 쌌다. 조용한 가운데 선생님이 야, 너 어디가, 했다.

― 배가 아파서요. 죄송합니다.

온종일 말하지 않았더니 잠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선생님은 큼,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나를 그냥 보내주었다. 내가 괴롭힘당하는 걸 알면서도. 가방을 메고 나와서 터덜터덜 걸었다. 승이네 지하주차장으로 향하는 길과 우리 집으로 향하는 길 중에 고민했다. 동네는 따뜻한 오후 햇볕을 받아 늘어지듯이 긴 그림자를 하나같이 누이고 있었다. 지하주차장으로 가면 돈이 없다고 맞을 테고, 집으로 가면 새벽까지 욕 문자가 올 거였다. 휴대폰을 끄면 승이와 승이 친구들은 집으로 전화했다. 엄마에게, 여빈이 친구인데요, 여빈이가 연락이 안 되어서요, 문자 좀 보라고 해주시겠어요? 했고 엄마는 그 문자가 욕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내 방문을 똑똑 두드렸다. 여빈아,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네? 바꿔줄까? 그럴 때면 문밖의 엄마도 승이 패거리처럼 느껴졌다. 이 세상에서 나를 위한 자리는 없는 것 같았다.

오도카니 교문 앞에 서 있다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집으로 가보자. 그렇게 집으로 향하는 좁은 골목길에 접어들었는데, 비둘기가 있었다. 따뜻한 오후 햇볕 아래 한 비둘기가 앉아서 쉬고 있었다. 내가 지나가면 날아가겠지, 생각하고 걷는데 그 자리에서 가만히 나만 쳐다보았다. 마치 여기가 자기 자리인 것처럼, 나보고 돌아가라는 것처럼 버텼다. 그때는 비둘기가 아픈 건가, 하는 생각도 못하고 화가 치밀어올랐다. 발로 차면 날아가겠지 싶어 이를 악물고 오른발로 땅바닥에 돌처럼 놓여 있던 비둘기를 힘껏 걷어찼다. 순간 놀라 날개를 펼치던 비둘기는 그대로 한쪽 날개가 꺾인 채 골목을 구르기 시작했다. 누군가 가방 지퍼를 빠르게 열었다 닫는 것 같은, 끄그극 소리와 함께 푸드덕 날갯소리가 겹쳐졌다. 그때 알았다. 비둘기 비명은 지퍼 긁는 소리 같으면서도 사람이 끅끅거리며 웃음을 참는 소리 같기도 하다는 걸. 잿빛 깃털과 골목의 먼지가 섞여 오후 햇볕을 타고 부유했다. 심장이 크게 박동했다. 입을 틀어막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비둘기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날개가 꺾인 채 날아오르지 못해 쉼 없이 같은 자리에서 한쪽으로 빙빙 도는 비둘기는 지하철역 앞에서 파는 장난감 같았다. 뒷걸음치다 내 오른쪽 운동화를 보았다. 비둘기 솜털 몇 가닥이 운동화 끈에 붙어 있었다. 앞코에는 핏방울이 번졌다. 나는 뒤돌아 도망치려 했다. 그런데 승이가 서 있었다. 골목 사이로 바람이 불자 승이가 항상 뿌리던 베이비파우더 향의 섬유 향수 냄새가 풍겼다.

― 야, 너 무섭다.

승이가 끅끅거리며 웃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는데 다시 뒤를 돌아보니 움직임을 멈추고 한쪽 날개만을 펼친 채, 노란 눈으로 날 바라보는 비둘기가 가만히 죽어 있었다.

― 내가 수화여고 다녔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학교 기억 안 난다며.

맥주 한 모금을 마시고 물어봤다. 희미하게라도 기억이 남아 있다면 기억을 떠올리는 데 문제가 없다는 뜻일 수 있으니까, 중요한 문제였다. 승이는 물 맺힌 맥주캔을 쓰다듬고 손가락에 묻은 물방울을 튕기면서 말했다.

― 그냥 가끔 책장에 가정통신문이나, 서랍 깊숙한 데에 성적표나, 그런 거 있더라고.

― 친구들 얼굴이 희미하게 기억나기도 해? 나처럼?

승이는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눈빛이 흐렸다. 세상 모든 불빛을 모아놓은 듯이 반짝이는 서울 야경 옆이었는데도 승이의 눈에는 단 하나의 빛도 스미지 않았다. 그러다 승이는 웃어버렸고 눈이 휘어졌다.

― 너도 몰랐어. 그냥 내 또래 여자한테 가끔 물어봐. 너같이 갑자기 나를 보고 멍한 표정 짓는 여자가 몇 명 있었거든. 그래서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네가 처음이야. 아는 척한 사람.

승이 뒤로 있는 철교 위에 지하철이 지나갔다. 불 켜진 지하철에 서 있던 사람들이 흔들거리며 실려갔다. 내가 반가웠겠구나. 상담의 기본은 공감이었다. 가식은 아니었다. 승이가 나를 반가워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승이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걸 계획했든, 너는 날 반가워했구나. 불쌍했다. 지하철이 지나간 여파인지 승이 쪽에서 바람이 불었고, 푸석한 머리카락이 날리면서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갑자기 메슥거렸다. 승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불쑥 말했다.

― 우리 안 친했던 거 알고 있어.

승이는 캔에 남은 맥주를 털어 마시다가 몇 방울을 입가에 떨어트렸다. 소매로 대충 닦고 캔을 내려놓지도 않은 채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나, 기억 잃은 사고 이후로 학교랑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기 힘들어했나봐. 엄마가 다이어리나, 컴퓨터 사진이나, 휴대폰 문자까지도 싹 다 버리고 지웠는데 어쩌다가 서랍 뒤로 넘어간 스티커 사진 한 장을 본 거야. 스티커 사진까지 같이 찍었을 정도면 친했을 텐데, 그 얼굴들을 보는 순간… 기절했어. 승이는 말을 마치며 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가벼워진 캔이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캔이 넘어진 건데 승이가 쓰러진 것처럼 생각되어 흠칫했다. 만약 우리가 친했다면 네 얼굴을 보고 기절했겠지.

― 그 사진 속 친구들은 두 가지 상황일 거라고 생각해. 다들 죽었거나, 쌍년들이거나.

넘어진 캔이 바람에 흔들거리다가 탁자를 굴러 내 앞에 멈췄다. 승이는 잠시 담배 좀, 하고 흡연 구역 쪽으로 갔고, 나는 고민했다. 생각보다 사고 트라우마가 심한 편이었다. 승이의 트라우마는 함께 친했던 친구들의 죽음과 관련한 트라우마였다. 죽음에 심한 충격을 받아서 함께한 추억조차 기억하기 힘들어하는 경우. 담배 한 대 피우겠다고 절뚝거리면서도 먼 흡연 구역까지 가는 승이를 보다가 문득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와 흘린 라면이 있던 자리에 앉아 두리번거렸다. 한발 늦었단다. 이미 면발은 조각나 사라졌고 붉은 국물과 비둘기 깃털 몇 개만 떨어져 있었다. 이제 와서 나의 상처와 승이의 상처를 저울에 올려놓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너의 상처보다 나의 상처가 더 커. 네가 준 나의 상처. 그렇게 해서 사과받고 나면? 난 뭘 얻는 거지? 승이가 벤치에 앉아 담배 연기를 후, 하고 내뱉자 연기가 보랏빛 하늘에 번지다가 흩어졌다.

비둘기를 죽인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 오른쪽 발목이 욱신거렸다. 내가 그 통증을 느낀다는 것조차 너무도 끔찍하게 여겨져서 파스 뿌릴 생각도 못했다. 손이 떨려 아침밥도 걸렀다. 그 골목을 지나갈 수 없어 동트기 전에 나와서 먼 길을 돌아 학교에 갔다. 아픈 발목으로 평소보다 오래 걸었더니 걸음걸이가 불편해졌다. 천천히 계단을 올라 반에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내 책상 위에 죽은 비둘기가 있었다. 내 표정을 살피려는 반 친구들은 어떡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라고 말하면서 내게 다가오지 않았고 다들 멀리서 고개만 이리저리 돌려댔다. 비둘기 사체에서 풍기는 비린 냄새. 빨갛게 변해버린 노란 눈. 꺾인 날개. 내 숨이 닿았던 곳, 내가 엎드려 있던 자리에 내가 죽인 비둘기가 있었다. 사체가 올라가 있으니 책상이 마치 제단처럼 보였다. 승이는 함께 어울려 다니며 날 괴롭히던 다섯 명의 친구들 사이에서 웃다가 섬유 향수를 들고 가까이 왔다. 더러워. 비린내 위로 베이비파우더 향이 뿌려졌고 나는 구역질을 참지 못했다.

자퇴할 생각이었다. 다만 엄마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학교를 쉬고 싶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 언질을 주었는지, 엄마는 힘든 일에 대해 언제든지 말해줄 생각이 들면 말해달라고 했다. 엄마는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닫힌 방문 앞에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의 소리 같았다. 여빈아, 승이가 문자 보내놨다는데? 하던 엄마의 목소리.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났나. 뉴스에 우리 학교 이름이 나왔다. 수학여행 버스 전복 사고. 다섯 명 사망, 한 명 의식불명, 다수 부상.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다섯 명은 즉사했고 그 앞에 앉아 있던 한 명 역시 안전벨트를 하지 않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내용이었다. 많이 다치지 않은 학생들은 안전벨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 여빈아, 어머, 여빈아, 다행이다. 엄마는 다행이라고 했다. 무엇이 다행인지는 몰랐다. 내가 따돌림을 당해서 학교를 나가지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저 버스를 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건가. 어쩐지 그 말을 듣자 엄마에게 모든 걸 말하고 싶어졌다.

뭐가 다행인데? 내가 매일 승이가 사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맞았던 거? 엄마가 준 용돈을 승이에게 줘야 했던 거? 매일 문자로 죽으라는 말을 들었던 거? 엄마조차 승이에게 온 문자를 확인하라고 해서 밤마다 내일은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던 거? 엄마는 뭐가 다행이야, 응? 내가 죽지 않은 거?

엄마는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돌아온 답은 명쾌했다. 가해 학생들이 모두 죽었고 나머지 한 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그 한 명이 승이였다. 솔직히 벌을 받았구나 싶었다. 수십, 수천 번을 상상하던 상황이었다. 그 아이들이 죽었으면 좋겠다. 그게 이루어진 것이다. 내심 기뻤다. 담임선생님이 내게 따로 사과한다며 메일을 보내오기 전까지. 사과 메일은 막상 열어보니 변명에 가까웠다. 선생님도 제자를 다섯 명이나 잃었고, 안전벨트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듯했다. 선생님은 메일 끝에 승이는 다행히 살아났지만, 대신 기억 장애를 얻었다라고 전했다. 내 기도를 들어준 신이 잠시 착각한 게 틀림없었다. 선물 하나를 잘못 배송한 거다. 평생 기억 속에서 괴로워해야 하는 건 제가 아니라 승이라고요. 그때 오른쪽 발목에 갑자기 통증이 왔다. 아, 내가 비둘기 한 마리를 죽였으니 퉁치는 건가.

담배 냄새를 풍기는 승이가 다시 내 앞에 앉았다. 의욕이 사라졌다. 비쩍 마르고 상한 얼굴로 내 앞에 앉아 있는 승이의 모습을 보니까 복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승이의 잃어버린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나에게 한 잘못을 뉘우치게 하고, 내가 사과받는 것. 그것이 이제 와서 그렇게 중요한 건가. 자그마치 십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미 시간은 흘러버렸고, 그동안 나도 나만의 삶의 성숙을 쌓아갔다. 하고 싶던 직업도 가졌고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섰다. 일하다보면 나 같은 사람을 많이 만난다.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 오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완전한 극복의 단계로 넘어가려면 그것이 필요했다. ‘용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장애를 얻고 힘들게 살아가는 승이의 참회가 아니라, 승이를 용서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환자가 눈에 띄게 편안해진 얼굴로 앉아 웃으면 나는 말해주었다.

― 용서하셨어요? 그럼, 이제 환자님의 삶을 살면 돼요. 그 사람은 내 삶에서 떠났다고 생각하세요. 멀리 날려보내세요.

절대 쉬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승이를 용서하고 나면 트라우마 또한 나를 치러 오면서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을까. 그 기억은 이미 과거이고 현재 나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때 어리고 상처받은 열여덟의 나는 죽고 없었다. 나는 승이의 상담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 상담 질문이 남아 있었다. 승이는 다 마신 맥주캔을 들고 더 할까? 했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 그래서 너는 요즘 어때? 학창 시절 기억이 없는 것 때문에 힘들진 않아?

이미 지금 완성된 퍼즐의 삶을 살고 있다면 굳이 사라진 퍼즐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승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찾았고, 문제없어.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버렸는걸. 승이의 말이 맞았다. 우리는 가해자와 피해자였지만, 결국 똑같이 상처를 얻은 사람과 사람이었고, 지금 그 상처는 다 아문 흉터로만 남아 있었다. 그래, 이제 그만 일어서자. 어느덧 늦은 시간이었다. 간헐적으로 지하철이 지나다니던 철교는 잠자리에 든 듯이 조용해졌고, 한강에 빛을 흘려보내던 빌딩들의 불빛도 잦아들었다. 국물이 조금 남은 라면 용기는 내가 집어들고 승이는 맥주캔을 버리러 쓰레기통 쪽으로 향했다. 나는 승이의 걸음에 맞추어 조금 천천히 걸었다. 쓰레기통 쪽에 가자 비둘기 몇 마리가 모여 있었다. 하이에나처럼 뭐 떨어질 먹이 없나 노리는 것 같았다. 내가 비둘기 옆으로 가기를 머뭇거리자 승이가 나에게 말했다.

― 너도 비둘기 싫어하지? 아까 기겁할 때 알아봤다. 이리 줘.

승이는 내가 들고 있는 라면 용기를 들어 음식물통에 버렸다.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코끝에 스쳐 인상을 찌푸렸다. 빨리 뚜껑을 닫았으면 했는데, 승이는 대뜸 맨손으로 면발 하나를 집어들었다. 승이가 집어올린 면발은 비둘기를 향해 던져졌다. 비둘기들은 익숙한 듯 날개를 펴고 달려들었다. 다시 속이 안 좋아졌다. 내 표정을 본 승이는 풋, 하고 웃었다.

― 나는 쟤네가 진짜 불쌍해. 아까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말 안 했는데, 사실 기억나는 학창 시절의 한 장면이 있어.

승이는 편의점 계단을 올라 우유 상자를 놓더니 그 위로 올라가 유리문을 잠갔다. 가자, 저 터널까지 데려다줄게. 승이는 내 옆에서 걸으며 말했다. 절뚝이는 걸음걸이 리듬에 맞추어 목소리가 떨렸다.

― 비둘기가 죽는 장면을 봤어. 차에 치여 죽은 사체를 보았거나, 그런 게 아니고. 사람이었어. 햇살이 가득한 골목이었는데 비둘기를 발로 차더라. 깃털이 막 흩날리고, 날개가 젖혀서 버둥거리는 비둘기. 충격적이었나봐, 그 장면이. 비둘기가 차에 치여 죽는 줄로만 알았는데 사람한테도 치여 죽는구나.

승이의 말을 듣는 내내 어쩐지 승이의 표정을 살필 수 없었다. 절뚝이며 흔들리는 얼굴을 보기 꺼려져서일까.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속으로 되뇌었다. 그런 사람도 많지. 내 환자들은 다들 사람에 치여 죽어가는 사람이야.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라 그런지 추웠다. 묻고 싶은 게 있었는데 말을 더듬을까봐 문장을 머릿속에서 고르고 골랐다.

― 그 사람은 기억나?

우리는 어느덧 터널 앞에 도착했다. 온통 어두운 한강 강가와 다르게 터널 안은 주황빛으로 가득했다.

― 응. 얼굴이나 이름은 모르지만, 사람에 대한 느낌은 어렴풋이 기억나. 나는 걔를 되게 싫어했어.

나를 보고 멈춰 선 승이에게서 그때 승이의 얼굴이 보였다. 승이는 승이였다. 나도 나였다. 나란히 서 있으니 우리 키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승이의 발을 확인했다. 짧아진 오른 다리 대신 왼 다리만을 디디고 서 있었다. 그러다 내가 또다시 승이의 앞에서 눈을 깔았다는 걸 깨달았다.

― 왜 싫어했는데?

고개를 들어 승이를 똑바로 보았다. 내가 여빈이라는 걸 모르는 승이에게, 왜 그때의 여빈이를 싫어했는지 물었다. 그때처럼 그냥, 이유 없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말할 거니? 가슴속에 소용돌이가 일었다. 상처가 다시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전속력으로. 승이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 너 비둘기 싫어한다고 했지. 왜 싫어하는데?

비둘기. 더러워서. 내가 가는 길목마다 있어서. 요즘은 잘 날아가지도 않아서. 나에게 유해한 동물이니까. 그리고, 내가 한 번 죽인 적이 있던 생명이라서.

― 너랑 똑같은 이유야.

승이와 헤어지고 터널로 들어섰다. 아무도 없는 터널 속 내 발소리만 들렸다. 아스팔트를 딛는 내 운동화 소리가 터널을 타고 울리자 어쩐지 그 끝의 메아리는 구구, 구구, 하는 것 같기도 했다. 터널을 나와 동네 쪽으로 걸어가려는데 한강공원 터널 입구 쪽에 내걸린 한 펼침막이 눈에 띄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비둘기가 스스로 먹이를 찾아 생태계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인간은 참 거만한 동물인 것 같았다. 신도 아니면서 마치 신인 양 행동하는 것이 우스웠다. 이 세상의 유해동물은 비둘기가 아니라 인간이잖아. 이때 비둘기 한 마리가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왜 또 날아가지 않고? 터널 앞으로 가서 뛰어가는 비둘기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았다. 아, 비둘기가 눈에 띄게 무거워 보였다. 그 비둘기는 승이가 일하는 한강평화점 지에스25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황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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