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듯 다른 '벤티'와 '타다'…'플랫폼 택시'로 '렌터카 모델'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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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2.12. 오전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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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택시면허 기반에 카카오 브랜드·플랫폼 기술 씌워
제도적 리스크 줄었으나 택시업계와 원활한 협력 과제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 T 벤티'(카카오모빌리티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카카오모빌리티가 '타다'에 대항할 대형승합택시 '카카오 T 벤티'(이하 벤티)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타다 금지법'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타다를 대신할 서비스로 연말 대목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겠다는 계획이다.

12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부터 벤티의 베타서비스가 시작됐다. 정식 서비스에 앞서 기술 검증을 위해 서울 지역에서 100여대를 한정해 시험 운행하는 차원이다.

이용자들은 '카카오 T' 스마트폰 앱을 통해 벤티를 이용할 수 있다. 베타서비스 기간에는 택시를 호출한 이용자 주변에 이용 가능한 벤티 차량이 있을 경우 팝업창을 통해 안내하며, 선택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이후 정식 서비스에서는 가까운 차량이 자동배차된다.

벤티는 외견상 타다와 유사하지만 택시면허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택시'라는 점이 보이지 않는 큰 차이점이다. 택시 사업자가 카카오 브랜드와 플랫폼 기술을 빌려 서비스하는 프랜차이즈 방식이다. 이는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택시제도 개편방안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법인택시나 개인택시가 벤티를 서비스하기 위해선 승합 차량을 확보하고 기존 중형택시 면허를 대형택시 면허로 바꿔야 하는 부담이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차량 개조와 래핑 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택시업체 입장에선 확실히 수익이 된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뛰어들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베타서비스를 통해 택시업계에 이를 '입증'해야하는 상황이다.

◇벤티와 타다는 무엇이 다른가

서울 시내에 타다 차량이 운행하고 있다. 2019.1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벤티는 '카니발' 차량으로 서비스되는 타다와 달리 베타서비스 기간 동안 '스타렉스' 차량으로만 운행된다. 벤티 차량은 '라이언' 등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로 외관을 꾸며 놓은 게 특징이다. 향후에는 운영하는 택시회사에 따라 카니발 차량을 도입할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서비스 측면에선 벤티와 타다는 큰 차이점이 없다. 타다가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승차거부 없는 자동배차와 쾌적한 차량 환경, 친절한 서비스 등 지향점은 거의 일치한다.

요금은 벤티가 기본요금 4000원으로 4800원인 타다 보다 800원 저렴하다. 벤티는 2㎞ 운행 이후부터 131m 당 100원의 거리요금과 40초당 100원의 시간요금이 부가되며, 할증요금은 없다. 이와 함께 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0.8~2.0배의 탄력요금제가 적용되지만, 베타서비스 기간에는 탄력요율을 0.8배로 고정하고 추가 할인 등을 제공해 일반 중형택시 요금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타다의 경우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탄력요금이 적용되며, 초과수요에 따라 최대 2배까지 적용된 경우가 있다. 장거리 요금제는 운행거리 20㎞ 초과시 적용되며 도착지에 따라 할인 또는 할증이 차등 적용된다.

타다는 '렌터카'에 운전자를 알선해 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11~15인승 승합차의 경우 대여차량에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을 법적 근거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법률로 제한하는 여객운수법 개정안, 일명 '타다 금지법'이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라 불법이 될 가능성이 남은 상태다.

반면 벤티는 기존 택시제도에 기반하기 때문에 타다와 달리 법적 리스크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번 베타서비스에는 앞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한 법인택시 회사를 중심으로 일부 개인택시가 참여한다. 베타서비스 이후에는 다른 법인택시 회사와도 손잡고 벤티를 서비스 할 예정이다.

◇택시-플랫폼 상생 협력 시험대 올라

'라이언 택시'라 불리며 택시업계에 사전 공개됐던 차량 모습© 뉴스1

벤티는 카카오의 높은 인지도와 이용자 2300만명을 확보한 카카오 T 플랫폼을 등에 업고 있어 현재 승합차를 이용한 이동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타다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벤티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기존 택시제도 틀 안에선 혁신이 불가능하다며 '타다 금지법'의 철회를 주장해 온 타다가 명분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벤티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기존 택시제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정부 통제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벤티 서비스의 요금 등을 정할 때도 지자체와 상당히 오랜 기간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가 약한 렌터카보다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적다 보니 사업의 속도나 규모를 생각대로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여러 택시회사와의 원활한 협력이 가능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벤티는 각 택시회사와 제휴를 맺고 협력하는 프렌차이즈 방식이라 서비스의 질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일부에서 균열이 생겨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기존 택시에서 '껍데기'만 바뀌었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 택시회사마다 내놓을 다양한 요구사항을 조율하는 것도 벤티가 풀어야 할 과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운행지침과 이용자 응대 매뉴얼 등을 만들어 교육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존에 택시 서비스가 불친절 등의 문제를 겪은 건 사납금 등의 제도로 인해 기사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컸던 영향도 있다"며 "기사들의 처우와 근무 환경이 좋아지면 서비스의 질도 같이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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