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체불 혐의를 받는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55)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북부지법 정상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허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고 “심문내용 및 수사 진행 경과, 기록에 비춰 검사가 지적하는 사정이나 증거들만으로는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의자는 범행을 자백하면서 미지급 임금, 퇴직금의 지급 및 히해 근로자들과의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장청구 대상 근로자 36명 중 26명이 처벌불원 서면을 제출했다”며 “본건은 근로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4일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허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허 전 이사장은 2015년부터 지난 7월까지 태양광 발전기 시공 사업을 하는 녹색드림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등 5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허 전 이사장이 직원들의 임금 등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허 전 이사장의 법률대리인인 최재웅 변호사는 이날 영상실질심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피해자들과) 대부분 합의했다. 충분히 변상할 수 있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횡령 의혹도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녹색드림협동조합에 대해선 사업특혜와 불법하도급 의혹도 제기돼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이 조합이 2015년 서울시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모집기간을 임의로 연장받는 등 혜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보조금을 받고 시공하기로 한 태양광 미니발전소 물량 다수를 허 전 이사장이 최대주주인 ‘녹색건강나눔’ 등에 불법 하도급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경찰이 허 전 이사장을 전기공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다.
허 전 이사장은 1980년대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학생운동계 대표적 인사다.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에서 정치활동을 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지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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