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호미곶, 거제 서이말 등대, 지리산 내원사, 남해안 쥐서낭… 전국 곳곳서 만나는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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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띠 해를 맞아 포항의 호미곶 해맞이광장에 설치된 대형 쥐 조형물.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의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는 경자년, 쥐띠 해를 맞아 대형 쥐 조형물이 설치돼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호미곶 해맞이 광장의 랜드마크인 ‘상생의 손’ 옆에 2.7m 높이로 설치된 쥐 조형물은 스테인리스로 제작돼 동해에서 떠오른 태양 빛을 받아 하얗게 반짝이도록 설계됐다.

경남 거제의 동남쪽 끝에 있는 일운면 지세포에는 천연 해식동굴과 기암괴석의 절경을 자랑하는 서이말 등대가 있다. 서이말이라는 이름은 땅끝 모양이 마치 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쥐 귀 끝’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서이말 등대는 군사 지역을 통해 가야 해 신원 확인을 거쳐야 하는 등 다소 번거로운 점이 있긴 하지만 그 때문에 천혜의 절경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동백나무 터널이 아름다운 공곶이도 인근에 있어 같이 둘러보기에 좋다. 서이말에서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모두 볼 수 있으며, 특히 석양 때는 해금강을 배경으로 바다가 온통 빨갛게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지리산의 동남쪽 장당골 계곡의 내원사에는 쥐와 고양이 전설이 전해온다. 여기에는 통일신라시대 덕산사라는 큰 절이 있었는데, 속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아 스님들의 수도 정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한 노승이 계곡에 다리를 놓고, 앞쪽 능선까지 길을 내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조언했고, 스님들이 길과 다리를 놓자 고양이 울음소리가 세 번 들린 뒤에 속객들의 발걸음이 자연히 끊어졌다는 것이다. 덕산사의 뒤쪽 봉우리는 쥐 혈이라 사람들이 많이 끓었는데, 앞 봉우리의 고양이 혈을 길과 다리로 연결하자 고양이가 쥐 혈을 공격하면서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졌다는 것이다.

쥐의 예지력을 알려주는 민간전승의 하나가 쥐서낭이다. 남해안 지방에서는 배의 안전과 만선을 기원하기 위해 배에 서낭을 모시는데 이 중 하나가 쥐서낭이다.

쥐서낭은 항해의 안전과 뱃길을 지켜주는 일종의 수호신 격이다. 서양에서도 먼 출항을 떠날 때 쥐가 배에서 뛰쳐나가면 폭풍우 등으로 침몰할 징조로 여겨 출항을 중단하는 얘기가 많이 전해온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혜공왕 5년 겨울에 8000여 마리의 쥐가 치악현에서 평양 방면으로 이동했는데, 그해에 눈이 내리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눈이 내리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는 해석에 따르면 쥐의 예지력을 알려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황해도 서흥에는 한 승려가 흰 쥐로 변해 적진에 들어가 활과 화살을 모두 쏘아 적을 패주하게 했다는 서도(쥐섬) 사당 전설도 있다.

정상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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