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9. 12. 6. 10:42



<초콜릿 드라마 1회 줄거리 리뷰>


아주 길고 먼 시간을 달려 내가 가고 있습니다. 가끔은 그만 가고 싶기도 했고 가끔은 주저앉고 싶기도 했고 가끔은 길을 잃기도 했지만 당신이 있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주 길고 먼 시간을 지나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1992년 완도


전남 완도의 작은 포구에 있는 마을. 

그 곳에 위치한 '바다식당'은 음식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서 동네 사람들 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온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은 맛집이었다. 식당 주인 수희(이언정)는 아들 강이를 홀로 키우며 하루하루 근근히 삶을 이어가고 있었고, 엄마의 빼어난 음식감각을 쏙 닮은 강이는 엄마를 도와 씩씩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것은 소가 먹는 것인디. 이건 사람이 먹는 것이고.


소는 좋겠다. 맛있는 것도 먹고.


어느날 강이는 집 마당에 널어놓은 고구마말랭이를 몰래 먹는 소녀를 발견했다. 강이는 너무 배가 고파서 소에게 줄 말랭이마저 맛있게 먹는 소녀가 안쓰러워 식당으로 데려가 엄마가 맛있게 만든 음식을 한 상 차려주었다. 





음식이 너무 맛있으니까 행복해서.


점심 때도 밥 먹으러 와. 점심에 오믄 내가 초코샤샤 만들어줄께. 배고프면 아무 때나 와.


그런데 맛있게 식사를 하던 소녀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너무 행복하다며. 강이는 소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점심때 오면 초코샤샤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소녀의 이름은 문차영이다.

연기자 오디션 준비가 코앞이어서 체중 조절을 하고 있었는데 강이 엄마가 차려준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사단이 나 버렸다. 차영이는 가족과 함께 휴가차 완도에 내려왔는데 생각지도 않은 차영이의 일탈에 그녀의 엄마는 휴가를 관두고 그 길로 서울로 떠나버렸다. 차영이가 떠난줄도 모르고 강이는 초코샤샤를 만들어놓고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끝내 소녀는 오지 않았다.

  




네가 강이냐? 아버지 이름이 뭐냐?


이 재자 훈자 인데요.


기다리던 차영이 대신에 강이 앞에 웬 낯선 할머니가 나타났다. 그러고선 대뜸 초면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성함과 학교에서 공부잘하는지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수희는 먼발치에서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는데 결코 오지 않기를 바랬던 순간이 와 버린 것이다.  





얼마전에 소문 하나 들었다.

거성병원의 유력한 후계자인 이재훈이가 집안에서 부리던 식모딸하고 도망쳐서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나니까 그 형 이승훈이가 이제 거성이 제 것인냥 설치고 다닌다고. 어떻게하냐 근데. 네 동생 재훈이가 자식 하나를 남기고 갔어. 그래서 나도 대안이 생겼다. 


강이 앞에 나타난 할머니는 거성병원 이사장 한용설(강부자)이었다. 강이한테는 친할머니이자 수희에게는 시어머니인 셈이다. 자신이 죽으면 어차피 모든 재산을 장남인 승훈(이재룡)이 독차지할텐데 그 새를 못 참아서 자신 몰래 내다 팔려고 한 것이 괘씸했던 용설은 승훈을 견제하고 나아가 대체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재훈이 아들놈 이름이 강이라고 했니? 

저 집 아들놈 준이랑 붙으면 이길 수 있는 놈이냐? 난 원래 잘나고 능력있는 놈한테 거성을 맡길 생각이다. 


저희 강이는 빼주세요. 지금처럼 외면하고 모른체 해주세요.


네 까짓거 한테 의견 물어보는 거 같으냐? 너 같이 천한 애미를 만나서 내 손주가 얼마나 많은 걸 포기하고 뺏기는줄 알아?


용설은 강이를 데려가려고 온 것이다. 승훈과 그의 아들 준이를 견제하고 긴장시키게 만들 인물로 요절한 차남 재훈이의 아들 강이가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수희의 동의 따위는 필요없었다. 





건드리지 말라고. 아프다고.


지금 나 밀었냐? 


엄마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동안 동생처럼 키우고 있는 개를 괴롭히는 준이를 본 강이. 준이와 강이는 치고 박고 싸우던 끝에 함께 물에 빠져 버렸는데 완도에 소재한 거성병원으로 실려갔다.


거성병원 이사장의 손주가 실려왔으니 당연히 응급실의 모든 의료진들은 준이의 상태만을 체크하느라 분주했다. 강이의 상처가 더 깊었지만 아무도 제대로 봐주는 이가 없었던 것이다. 수희는 결국 모두의 앞에서 소리높여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강이도 거성 집안 아이에요.

우리 강이도 한용설 회장님 손자라구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1993년 봄 완도


바다식당 살던 사람들 서울로 작년에 이사갔다. 


초코샤샤 먹으러 왔는데...


너 줄려고 초코샤샤 만들다가 손목까지 홀딱 데어버렸어.


강이가 약속한 초코샤샤를 먹기 위해 물어물어 겨우 완도까지 홀로 내려온 차영이는 문이 닫혀버린 바다식당 앞에서 강이의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강이도 자신을 많이 기다렸다는 얘기에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2012년 여름 




10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강(윤계상)은 올해도 조촐하게 엄마의 기일을 챙기고 있었다. 거성집안에서는 아무도 자신의 엄마를 챙겨주는 이가 없었다. 그저 다행인 것은 마음을 나누고 의지할 친구 민성이가 곁을 지켜주고 있어 위로가 되었다.


네 외할머니는 네 할머니 집 식모로 들어갔지만 엄마는 그 집 며느리로 죽고 싶어. 돌아가신 아빠도 그걸 바라실거야. 그게 엄마 꿈이야.


불현듯 완도를 떠나올 때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떠나기 싫어하는 자신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어린 아들에게 속내를 비춰보일 수 밖에 없었던 불쌍한 엄마의 얼굴이 올해도 어김없이 떠올랐다.   


불쌍해서 어쩌냐 우리엄마.

결국 꿈도 못 이루고. 





차영(하지원)이는 아팠다.

백화점 붕괴사고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그녀는 함께 매몰된 이름모를 아줌마가 건네준 초콜릿을 먹으며 버틴 끝에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의 여파 때문에 트라우마로 많이 아팠다. 





하루 24시간 내 실수 잡아내는데 쓰고 있어?


준이가 수술한 환자에게 문제가 생겨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재입원시킨 강이. 의료사고가 날 뻔한 것을 막아준 강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는 커녕 자신의 실수를 감시하는 것이 그저 못마땅한 준이.


이강(윤계상)과 이준(장승조)은 거성병원 뇌 신경외과 의사이다. 라이벌로서 서로를 견제하며 자라왔고 운명처럼 같은 병원 같은 진료분야의 의사가 되어 있었다.  





엄마가 그랬었지.

내 것이 아닌걸 가졌을때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이 적응되지 않는 고통과 상처와 분노는 원래 내 것이 아니었어. 그래서 돌려주려고. 먼지 하나까지 남김없이 돌려주고 이 지옥을 떠나려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내 것이 아닌 것을 모두 돌려주고 떠날 그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강이는 오늘도 자신의 각오를 되뇌인다.





습관처럼 응급실에 실려왔을때 준이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가족이 백화점 붕괴사고를 당했다는 얘길 들은 차영은 맛있는 음식으로 조금이나마 그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싶어서 사무실에 몰래 도시락을 두고나왔다. 


하지만 이내 준이에게 붙잡힌 차영은 독이 들었을지도 모른다며 도시락을 버리려는 그의 앞에서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으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생각지도 않은 맹장이 터져버리는 바람에 모양새가 이상하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조금은 엉뚱했지만 준이와 차영이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민성(유태오)은 강이의 둘도 없는 친구다. 

금수저 집안에 의사인 친구지만 철저하게 외톨이 신세인 강이가 안쓰러워 오늘도 민성은 변호사 일도 바쁘지만 짬을 내어 병원에 먹을 것을 싸들고 왔다. 그런 친구가 너무나 고마운 강이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하기만 했다. 






민성을 배웅하려고 강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맹장수술 후 회복하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차영은 벤치 위에 음식이 있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 앉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웬 낯선 여인이 자신의 음식을 멋대로 먹고 있는 것을 본 강이와 그의 이름이 웬지 낯설지만은 않은 차영은 그렇게 돌고돌아 1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물론 아직 서로에 대한 완전한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거성병원 이사장이자 야구광인 한용설.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야구선수에 대해서 준이가 낸 의견이 영 흡족하지 않은 용설은 강이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이야기하자 이내 화색이 돌았다. 야구에 좀처럼 관심없어 보였던 강이가 좋아하는 선수의 이력까지 줄줄이 꿰차고 있는 것을 보자 용설은 너무나 흡족스러웠다. 물론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준이는 분노가 치밀었다. 가만 있으면 될 것을 또다시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강이가 못마땅했기 때문이었다. 





강이 다음달에 리비아로 떠납니다. 


준이의 아버지이자 거성병원 원장인 승훈(이재룡)은 리비아의 거성 협력병원으로 강이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내전으로 위험한 그 곳으로 의사들이 파견나가는 것을 꺼리니 강이를 보냄으로써 경영진이 솔선수범하여 모범을 보여주자는 의견이었다. 물론 사전에 강이와 협의하지도 않은채 멋대로 내린 결정이었다. 강이를 위험한 곳으로 보내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운하는 승훈의 의견을 막기도 어려운 용설은 그저 강이의 눈치만 볼 수 밖에 없었다. 



2013년 리비아


셰프로서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는 차영과 내전으로 끊임없이 부상당한 사람들로 밀어닥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이강.


흙먼지 속 바닥에 앉아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손에 불발탄이 있는 것을 보고 소리쳤지만 이미 늦어버렸고 폭탄은 거짓말처럼 그의 눈 앞에서 터져버렸다. 그 순간 마지막 데코를 하던 차영이의 눈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