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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포트] 김한별-배혜윤, 적장이 인정한 센 언니

기사입력 2020.01.04. 오전 07:05 최종수정 2020.01.04. 오전 07:06 기사원문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센 언니들이 잘 했다. 인정한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3일 부산 금정구 BNK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산 BNK 썸을 76-64로 꺾었다. 6승 11패로 BNK와 공동 최하위로 올랐다. 공동 3위 인천 신한은행-부천 KEB하나은행(이상 7승 9패)와는 1.5게임 차로 간격을 좁혔다.

김한별(178cm, F)과 배혜윤(183cm, C)이 승부를 끝냈다. 배혜윤은 33분 15초 동안 25점 8리바운드(공격 4) 3어시스트에 1개의 스틸과 1개의 블록슛을, 김한별은 36분 17초 동안 23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에 4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승리의 확실한 옵션이었다.

BNK 사령탑 유영주 감독도 경기 후 "센 언니들이 이를 갈고 나오니, 확실히 달랐다. 인정한다"며 삼성생명 원투펀치를 인정�다. 삼성생명 원투펀치는 그만큼 강력했다.

# 다재다능한 김한별, 포인트가드는 천직?

[김한별 2019~2020 기록]
 - 평균 34분 50초, 11.9점 9.4리바운드 5.7어시스트
  * 평균 출전 시간 7위
  * 평균 득점 9위 (국내 선수 중 4위)
  * 평균 어시스트 2위
[김한별, BNK전 기록]
 - 36분 17초, 23점(3점 : 3/4) 9리바운드 8어시스트 4스틸 1블록슛
  * 양 팀 선수 중 최다 3점슛 성공
  * 양 팀 선수 중 최다 어시스트
  * 양 팀 선수 중 최다 스틸

김한별은 다재다능하다. 활동 반경이 넓고, 공격 지점이 다양하다. 힘을 쓸 때는 힘을 쓰고, 기술을 활용해야 할 때는 기술을 사용한다. 패스 센스가 좋고, 템포도 안다.
삼성생명에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다. 박하나(176cm, G)마저 부상이라, 삼성생명 가드진은 열악하다. 포워드를 맡던 김한별이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다.
김한별은 포지션을 바꿨음에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오히려, 자기 능력에 맞는 포지션을 찾은 느낌이다. 슬램덩크 윤대협을 떠올리게 한다.
BNK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패스와 템포 조절, 직접 공격 등 해야 할 일을 다양하게 수행했다. 배혜윤에게 알맞은 패스를 넣어줬고, 스텝 백 점퍼와 드리블 점퍼, 돌파 등 본연의 득점력도 뽐냈다.
패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상대가 김한별의 엔트리 패스를 예상했지만, 김한별은 패스 높이와 강도를 조절했다. 그 결과, 배혜윤에게 받기 좋은 패스를 건넸다. 배혜윤이 손쉽게 득점할 수 있었던 이유다.
김한별은 경기 후 "사실 포인트가드를 맡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는 포인트가드를 봤기 때문이다"며 포인트가드를 익숙하게 여겼고, "1번으로서 흐름 좋은 선수에게 볼을 넣어주고 싶었다. 특히, (배)혜윤이의 리듬을 살려주고 싶었다. 혜윤이가 핫하게 해주고 있는 상황 아닌가"라며 중점사항을 덧붙였다.
배혜윤은 "(김한별 언니와의 호흡을) 좋게 봐주셨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미흡한 점이 많다. 내가 잘 못 맞춰주고 있다. 된 것보다 안 된 것들이 많다. 더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으로 김한별의 패스 능력을 어필했다.

# 함지훈을 꿈꾸는 배혜윤, 어린 빅맨을 농락하다

[배혜윤 2019~2020 기록]
 - 평균 36분 45초, 17.8점 6.9리바운드 3.9어시스트
  * 평균 출전 시간 3위
  * 평균 득점 4위 (국내 선수 중 1위)
  * 평균 어시스트 공동 5위
[배혜윤, BNK전 기록]
 - 33분 15초, 25점(2점 : 12/26) 8리바운드(공격 4) 3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 양 팀 선수 중 최다 2점슛 성공
  * 팀 내 최다 리바운드 & 양 팀 국내 선수 중 최다 리바운드 (공격 리바운드 포함)

배혜윤은 빅맨이다. 신체 조건이 다른 선수보다 탁월하지 않다. 스피드와 탄력 등 운동 능력 역시 평범하다.
그러나 배혜윤에게 평범하지 않은 것이 있다. '스텝'과 '농구 센스'다. 페인트 존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발을 움직일 수 있다. 피벗 플레이와 슈팅, 패스 등 다양한 옵션을 갖고 있다. 그리고 양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BNK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진안(181cm, C)-구슬(180cm, F)-김진영(176cm, F) 등 BNK 포워드 라인을 농락했다. 페인트 존 밖에서 포스트업을 한후, 발을 움직였다. 발놀림만으로도 양쪽 공략 가능. 그 후, RA(Restricted Area) 거리에서 페이더웨이성 점퍼를 시전했다. 높은 확률을 보였다.
하이 포스트나 양쪽 코너에서 동료의 움직임을 살피기도 했다. 시선만으로 수비진을 집중시켰다. 수비진의 대형에 따라, 패스나 공격을 선택했다. 두 가지 옵션 다 확률높았다. 어린 BNK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배혜윤의 플레이가 어린 선수들에게 교훈이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배혜윤은 "그렇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웃음) 상황은 다르지만, 현대모비스 함지훈 선수처럼 침착하게 하려고 했다. 어느 상황에서 발을 빼야 하고, 어느 상황에서 슛을 해야 하는지를 보고 배우고 있다"며 배우는 단계라고 말했다.

# 김한별-배혜윤의 호흡, 임근배 감독의 생각은?

삼성생명은 김한별과 배혜윤에게 많은 걸 의존하고 있다. 두 선수의 활약이 승패에 영향력을 미친다. 두 선수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삼성생명으로서는 바랄 게 없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BNK전 후 "(김)한별이가 본인 공격만 보는 선수가 아니다. 어시스트를 할 수 있기에, (배)혜윤이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혜윤이는 제 타이밍에 잘 받아먹고, 공격 타이밍도 있다. 그런 게 한별이와 좋은 호흡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코트 밖에서도 친한 걸로 알고 있다"며 두 선수를 설명했다.
그러나 두 선수의 활약만 있어서는 안 된다. 이미 다른 구단이 김한별-배혜윤을 핵심으로 짚고, 집중 견제하기 때문이다.
임근배 감독 역시 "다른 선수들이 언니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잘 배워야 한다. 배운 걸 실천해, 자기 걸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그 의견에 동의했다.
김한별과 배혜윤 또한 "외곽 선수들 모두 자기 강점을 갖고 있다. 그 강점을 잘 발휘해준다면, 더 높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박)하나가 없는 게 아쉽지만, 회복하는 게 먼저다"며 다른 선수들의 도움을 바랐다.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팀이다. 나아가, 챔피언 결정전과 플레이오프 우승을 꿈꾸는 팀이다. 언제든 치고 갈 수 있는 팀이다. 김한별과 배혜윤, 두 센 언니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WKBL
사진 설명 = 김한별-배혜윤(이상 용인 삼성생명)

손동환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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