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블랙 호크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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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우 논설위원


2002년 국내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블랙 호크 다운’은 1993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한 소말리아 군벌과 미군 특수부대 사이에서 실제 벌어진 전투를 소재로 만든 영화다. 모가디슈 전투로 불리는 이 전투에서 1000여명의 민병대와 민간인 사상자를 낸 소말리아 측 피해가 컸으나 미군도 19명이 전사하고 100여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입었다. 미군은 이 전투에서 블랙 호크 헬기를 여러 대 잃었는데 영화 제목은 여기서 따왔다.

블랙 호크는 다목적 전술공수작전을 수행하는 UH-60 헬기를 일컫는다. UH-60 블랙 호크는 미국 시코르스키사가 1970년대 개발한 헬기로, 1978년 처음 미군에 인도됐다. 현재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 호주 스페인 그리스 대만 등 세계 각국에서 수천 대가 운용되고 있다. UH-60 블랙 호크는 운용 목적에 따라 HH-60(탐색구조용), MH-60(특수부대용), VH-60(VIP용) 등 다양한 파생형과 UH-60D, UH-60L, UH-60G, UH-60M, UH-60P 등 여러 개량형이 있다. 이 가운데 VH-60N 화이트 호크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 대통령 전용 헬기로 쓰였다.

지난 2일 대만에서 블랙 호크가 추락, 헬기에 탑승했던 선이밍 대만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8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선 참모총장 일행은 장병들을 위문하기 위해 UH-60M 헬기로 이동하다 변을 당했다. UH-60M 헬기는 2006년부터 제작된 비교적 신형 모델에 속한다. 대만에선 2018년에도 같은 기종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6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2015년 8월엔 일본 오키나와 해상에서 미 육군 소속 UH-60 헬기가 추락해 7명이 부상을 입는 등 UH-60 추락 사고는 드문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994년 3월 3일 조근해 공군참모총장이 용산 미8군 헬기장에서 UH-60 헬기를 타고 충북 청주 공군사관학교로 가던 중 경기도 용인 상공에서 헬기가 기체 결함으로 추락해 순직했다. 이 사고로 조 총장과 부인 등 탑승자 6명 전원이 사망했다. 2007년 11월엔 강원도 인제에서 훈련 비행 중이던 UH-60 조종사가 헬기 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우리 군은 현재 140여대의 UH-60 계열 헬기를 운용하고 있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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