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美 인기 뒤 소규모 인디 배급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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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28.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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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NYT 보도 북미 배급사 네온의 톰 퀸 CEO 소개 "할리우드 사고방식과 달라"]

봉준호 감독과 톰 퀸 네온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북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현지에서의 영화수입만 1600만달러(약 190억원)를 넘어섰다. 올해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 중 최고 수입을 올린 것. 이 같은 흥행 뒤에는 직원 27명의 한 작은 인디 배급사가 있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의 톰 퀸(49) 최고경영자(CEO)를 소개했다. 그는 "때때로 재미있고 때때로 소름끼치는 경제적 불평등 이야기를 담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흥행은 확실치 않았다"면서 "우리는 대규모의 할리우드 영화공식을 따른 작품보다는 시나리오 그 자체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NYT의 표현을 빌리자면 퀸 CEO는 할리우드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는 영화를 고를 때 전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 들어있는 작품을 고른다.

그는 "공통된 경험에는 아주 신성한 무언가가 있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영화 '기생충'이 상위계층과 하층민에 관한 이야기라고 묘사하지만 이 영화에는 악당도, 무고한 사람도 없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이가 기생충이다. 미국에 살든 한국에 살든 우리는 결국 모두 자본주의 안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영화의 결말을 보면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도 NYT에 "네온의 독창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보면 젊은 감각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느낀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일반적으로 배급업체들은 관객들을 분석하고 끌어들이는 데 중점을 두지만, 톰은 관객에 몰입해 오롯이 자기 자신을 맡긴다. 그건 꽤 특이하다"고 말했다.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에서 만난 '기생충' 출연 배우들과 톰 퀸 네온 CEO. /사진=AFP
사실 퀸 CEO와 봉준호 감독은 인연이 깊다. 네온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 '마더', '설국열차' 등 총 다섯 편의 북미 배급을 맡았다. 네온은 최근 봉준호 감독의 초기 작품인 '살인의 추억'의 판권을 사들였고 이를 극장과 블루레이 등을 통해 재공개할 계획이다.

최근 퀸 CEO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네온은 달 착륙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폴로11'과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의 이야기를 담은 '어메이징 그레이스' 배급에 나서 장기 흥행을 거뒀다. 미디어 분석가 폴 데르가라베디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에서 독립영화 박스오피스 수입은 36% 감소했지만 영화 '아폴로11'와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각 38주와 50주간이나 극장에서 개봉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스티븐 길룰라 폭스 서치라이트 픽처스의 공동대표는 "네온은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재점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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