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마음 근력 키우기

  • 김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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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8   |  발행일 2019-12-18 제31면   |  수정 2019-12-18

최근 근육 운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선 ‘근육 연금을 부어라. 근육 테크를 하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신체운동은 노화방지와 균형기능 강화, 병에 대한 회복력 증가에 도움이 된다. 게을리하면 비만과 당뇨, 고혈압 같은 대사증후군이 생긴다. 운동은 우울증과 인지기능의 개선,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이에 더하여 마음의 근육을 키우면 정신건강이 좋아진다.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각종 정신병리 현상에 시달리게 된다. 신체운동을 소홀히 하면 성인병이 오는 것과 같다. 마음 근력을 키우면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높아진다. 심리학에선 회복탄력성을 역경이나 시련,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이라고 한다. 노화로 신체와 정신기능이 떨어지면 동작이 어둔해지고 유연성이 떨어진다. 또 자주 화를 내게 되고 열등감과 우울감에 빠진다.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마음 근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욕심을 버리고 뇌를 활성화시킬 것을 강조한다. 요즘 감사일기 쓰기와 명상, 용서 훈련 등의 마음근력 향상 프로그램이 많이 소개된다. 서양에서는 마음 챙김에 기반을 둔 스트레스 감소법(MBSR) 등이 개발되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뇌 과학자인 이시형 박사는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쓸쓸함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므로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고독을 즐길 줄 아는 힘, 정신적인 자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자서전을 쓰면 뇌의 여러 부위에 산재한 기억 회로가 작동하여 지적 쾌감이 일어나고, 이것이 노년의 건강 비결이라고 한다.

우리의 뇌는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마음의 근육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 근육을 키우면 뇌가 긍정적으로 작동하여 직관력과 추리력·판단력·창의력이 키워지고, 쓸데없는 욕심이나 분노에 휩싸이지 않는다. 세상사에 흔들리지 않고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다. 독일의 ‘거지 성자’인 페터 노이야르는 수년 전에 한국을 찾아 “사람들이 신체운동은 열심히 하면서 정신을 키우는 운동은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나무를 지붕삼아, 낙엽을 침대삼아 사는 그는 인간이 큰 집과 좋은 차, 좋은 학벌이라는 탐욕의 화신을 좇다보면 나중에 정말 공허해진다며 하나하나 비워나갈 것을 강조했다.

김신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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