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레위니옹의 비(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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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08. 오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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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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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에 있는 프랑스 영토인 레위니옹은 천혜의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24시간 강우량 세계 기록 보유지역으로도 유명하다. in.france.fr


인도양 마다가스카르 동쪽 섬 레위니옹(Reunion)은 천혜의 관광지로 손꼽히는 프랑스 영토다. 제주도보다 1.37배 넓은 면적에 주민들은 관광업 외 사탕수수 재배 및 설탕 정제업에 종사한다.

레위니옹은 프랑스 의회 및 이민국이 본국 인구 감소 및 농촌 공동화의 타개책으로 1966~82년 레위니옹 아동 2,000여 명을 사실상 강제 납치, 본국의 각 지방에 분산 이주시킨 일로 국제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호주 백인 국가권력의 강제 이주 및 백인화 교육에 희생당한 원주민 아이들에 빗대 프랑스 판 ‘도둑맞은 아이들(stolen children)’이라고도 불리는 레위니옹의 피해 아동들은 중산층 가정의 하인이나 노동자로 부려졌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정신병원에 수용된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

사실 레위니옹은 단위 시간 강수량 세계 기록을 보유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세계기상기구(WMO) 관측 사상 24시간 강수량 최고 기록인 1,825mm가 1966년 1월 7~8일 레위니옹의 해발 2,990m 지점에서 관측됐다. 만 하루 동안 웬만한 성인 남성을 잠기게 할 만한 양의 폭우가 쏟아진 거였다.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데니스(Denise)가 레위니옹을 휩쓸던 때였다. 그보다 앞선 1952년 3월 15~16일의 24시간 1,870mm 기록도 레위니옹의 해발 1,200m 지점서 관측됐지만, 관측 오류로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하던 상태였다.

레위니옹은 WMO의 24시간 단위서부터 15일 기간 공식 기록까지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31일 이상 월 단위 기록은 단연 온대 몬순 지역인 인도 메갈라야 주 체라푼지(Cherrapunji)가 독점하고 있다. 1861년 6월 한 달 사이에 9,300mm가 쏟아진 게 최고 기록이다.

눈과 비는 약 60%가 해양 증기로, 40%는 강 등 내륙 수원 순환을 통해 내린다. 지구온난화로 대기 온도가 높아지면 대기가 품을 수 있는 물의 양도 많아지고, 그만큼 집중 강우도 잦고 난폭해진다. 섭씨 1도가 높아지면 수증기로 증발하는 양은 7% 늘어난다. 한 곳의 강우가 집중된다는 말은 다른 곳은 그만큼 더 건조해진다는 의미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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