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요트 살인사건 코믹 추리극… 작년 많이 본 작품 1위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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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06. 오후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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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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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saturday's pick]

넷플릭스 | 머더 미스터리

시청률이나 인기 순위를 밝히지 않기로 유명한 넷플릭스가 이례적으로 2019년에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순위를 최근 공개했다. 미국 1위에 오른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믹 추리극인 '머더 미스터리'. 2위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인 '기묘한 이야기 3', 3위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6언더그라운드'. 이어 '인크레더블2' '아이리시 맨' '위쳐' '트리플 프론티어' 등이 순위에 올랐다. 참고로 한국 1위는 한국형 좀비 드라마 '킹덤'이었다.

결혼 15주년을 기념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미국인 부부는 우연히 초호화 요트에 초대됐다가, 살인 사건에 휘말린다. 제니퍼 애니스톤이 추리소설 광이자 오지랖 넓은 아내 오드리 스피츠 역을, 애덤 샌들러가 형편없는 사격 실력으로 형사 진급에 실패한 남편 닉 스피츠 역을 맡았다. 영화 '마이 프리텐드 와이프' 이후 8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마치 옆집 부부 같은 친근함을 준다. 영화는 현실 부부가 티격태격하는 일상 코미디 같다가도, 어느새 얼굴을 바꿔 그럴싸한 추리를 시작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알리바이가 완벽한 8명의 용의자를 대상으로 한 추리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오리엔트 특급살인'과 종종 오버랩 된다. 감독은 이를 인정하듯, 영화 마지막에 사건을 해결한 부부를 '오리엔트'라고 쓰인 기차를 태워 떠나 보내는 방식으로 오리엔트 특급살인을 오마주한다.

물론 넷플릭스의 리스트는 가장 많은 조회 수이지, 가장 높은 만족도는 아니다. 코미디라 하기엔 빵빵 터지는 웃음이 없고, 미스터리라 하기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없다. 다만 추운 겨울 집에서 맛있는 간식 앞에 두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넷플릭스의 장점을 극대화한 영화.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람이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도 이것 아니었을까. 15세 관람가.


뮤지컬 | 빅 피쉬

대니얼 월리스 원작 소설(1998)과 팀 버튼 감독 영화(2003)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거인과 마녀, 인어가 등장하는 아빠의 환상적인 모험담이 허풍이라고 생각하는 아들이 아버지의 진짜 인생을 찾아나선다. 동화 같은 무대와 따뜻한 이야기 덕분에 가족이 관람하기 적합한 뮤지컬이다. 영화와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되지만, 아버지가 수선화밭에서 어머니에게 청혼하는 장면만큼은 이 무대가 낫다. 남경주, 박호산, 손준호가 아빠 역을 맡는다. 특수분장이나 가발 없이도 10~60대 역할을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병원 장면이 필요 이상으로 긴 1막은 다소 지루하다. 2막에선 이야기의 밀도가 높아 눈물샘을 건드린다. 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콘서트 | 다모임(DAMOIM)

요즘 10~30대 사이 최고 유행어는 '플렉스(flex)'다. '과시하다' '자랑하다'는 뜻으로 쓰는데, 이 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래퍼 염따도 스타가 됐다. 염따가 참여한 노래는 음원 차트 1위에 오르고, 그가 올리는 유튜브도 조회 수 500만을 넘는다. 멜로디는 친근하고 랩 가사는 입에 척척 달라붙는다. 1984년생 쥐띠인 염따가 쥐띠 해를 맞아 동갑내기 래퍼들과 콘서트를 연다. 딥플로우, 팔로알토, 더 콰이엇, 사이먼 도미닉이 함께한다. 콘서트 이름도 동창을 찾는 사이트이던 '다모임(DAMOIM)'으로 정했다. 명랑하고 개구진 무대부터 진지한 본토 힙합까지 감상할 수 있다.


전시 | 레안드로 에를리치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탄다. 거울을 본다. 내 얼굴이 보인다. 반대쪽 거울을 본다. 다른 사람이 서 있다. 엘리베이터 공간 네 개를 붙여놓고, 같은 크기의 벽거울과 구멍을 곳곳에 혼재해놨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미로'가 주는 이 같은 혼란은 다른 곳에서도 계속된다. 고속도로 영상 앞에 모래로 만든 자동차 13대('자동차 극장')가 줄지어 있고, 탑의 그림자인 줄 알았던 것이 반대 방향으로 세워 붙여둔 또 다른 탑('탑의 그림자')이다.

반사와 착시를 통해 인식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아르헨티나 설치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47)의 개인전이 3월까지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상반되는 것의 공존과 불가능한 상황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무료.


영화 | 파바로티

공연장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이다. 1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파바로티'는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의 삶을 조명한다. '아폴로13' '다빈치 코드'를 만든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했다.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보낸 유년 시절부터 파바로티의 전성기와 말년까지 오페라 3막을 펼치듯 비춘다. 도밍고·카레라스와 함께 3대 테너로 불린 그는 무대 뒤에선 늘 긴장했다. 손을 어디다 둘지 몰라 쥐고 다닌 흰 손수건은 그의 상징이 됐다. 공연 직전엔 구부러진 못을 찾아다녔다. 못을 못 찾으면 노래를 망칠 거라 여겼다. 그래도 "100년 후 오페라를 친근하게 만든 사람"으로 기억되길 염원했다. 그 천진한 열정이 노래로 울려퍼진다.



[남정미 기자 njm@chosun.com] [변희원 기자] [김수경 기자] [정상혁 기자]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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