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객기 격추설은 심리전" … 증거제출 요구

2020-01-10 11:24:46 게재

"탑승객 소속국 조사 참여"

우크라, 관련증거 공유 당부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됐다는 주장이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번지자 이란 정부가 다시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이런 주장을 담은)이 모든 보도들은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며 이번 추락 사고로 자국민이 희생된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번 추락 사고로 희생된 탑승객이 속한 모든 나라는 (조사에 참여할) 전문가를 파견할 수 있다"며 "사고 여객기의 제조사인 보잉 역시 블랙박스 조사 과정에 참여할 대표를 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의 압바스 무사위 대변인도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비극적인 사고로 국민을 잃은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무사위 대변인은 또 "캐나다 총리와 이번 사고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모든 정부에 요청한다. 소지하고 있는 정보를 이란의 사고조사위원회에 넘겨달라"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의 이같은 반응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캐나다 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우발적으로 발사된 이란 미사일에 격추됐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공개한 직후 나온 것이다.

미국 당국도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이 보유한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오전 6시 12분께 테헤란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던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B737-800 여객기는 이륙 3분 뒤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모두 숨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과 독일 각 3명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