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공익근무를 하고 있는 휴학생입니다.
요새 고민이 생겼는데, 지금 8개월차여서 어느 정도 지난 시점이긴 합니다만, 이전에 나왔던 문제들이
되풀이되고 있어요.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이 많이 있다지만, 제가 간혹 가다 납득을 못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전 처음에 말수가 적습니다. 그리고 먼저 다가가질 않습니다. 이전의 상처 때문에 '먼저 다가갔다가 나의 말을 듣고 내가 이상한 사람 취급받거나 나를 안 좋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오히려 초반에 몸을 사리고 일만 합니다.
그러다가 문제가 발생했을시에는 거의 내 탓이 되고요. 더군다나 제가 실수 한 번만 했다하면 나중에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해도 제가 그런것마냥 포장이 되어 미칠 지경입니다. 설령 그때 제가 그 일에 숙달되어 더
이상 실수가 없을지라도요. 이런 오해를 계속 받으니 나중엔 일할 맛이 안 나더군요.
사정을 모르는 소위 '주변사람'은 혼나더라도 실실 웃으며 애교로 넘어가라는데, 모든 걸 이리 하다 보면 '가벼운 사람, 아부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 거부감이 들고요.
더 심한 것은, 제가 아예 '고집이 센 사람', ' 지 생각만 하고 남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 ' 이란 오해가 붙어 더 괴롭습니다. 막상 만나보면 직장 외에 일반적으로 만났을땐 그런 얘기가 아예 나오지도 않아요. 그 반대의 경우로 평가됩니다. 잘 들어준다고요. 한마디로요, 제가 말해도 말한 만큼 잘 경청하고 그렇지 않아도 그러려고 부단히 애씁니다. 그 결과로 서로 대화할때의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추는 데 성공했고요.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분위기나 근황을 물어보며 한 사람을 파악하려 하고, 본인의 얘기를 줄이고 있습니다.
근데도 직장의 사람들은 이전 근무지나 지금이나 반응이 비슷하단 겁니다.
제게 대놓고 나쁜 평가는 하지 않아요. 다만 뭐가 있다 정도지요. 싫은 사람은 그냥 제 단점만 끄집어내구요. 이쯤 되니 헷갈립니다. 사람들이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취하는건지.
솔직히 처음 올때 조금 허둥지둥되는거나 긴장해서 새가슴이 되긴 합니다. 실수보다 그 뒷감당이 걱정되서요. 근데 일은 어떻게든 열심히 배우려 해요. 그래도 실수 한 번 크게 나고 나면 더 긴장되고, 그게 더 신경이 쓰입니다. 거기다가 집안일을 많이 못해봐서 손이 느리긴 합니다. 지금 이 속도도 부단한 노력으로 겨우 맞춘 겁니다. 그 적응속도를 더디게 만든건 거부당한 기억이 더 많아 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는 추측은 하고 있습니다. 교회서는 그래도 문제없이 지내 더 적극적이거든요. 교회, 친구모임빼고 다른 데만 나가도 전 바로 버로우탑니다.
예전에 병원서도 '아스퍼거 증후군'얘기를 하던데, 제가 선천적인 문제는 안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불치는 아니되 사회성 발달이 느린편이라는 것이고, 제 경우에는 그런 특징이 약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근데 저 싫어하는 인간들은 장애라고 욕하죠.
오히려 모든 걸 다 똑같은 조건으로 했을때, 1:1 대화는 다른 사람과 차이 안날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일에 집착하거나 몰두할때는 전력을 다해 임합니다.
근데 그런 태도가 다른 사람에게는 '누구에게 잘보이려 저러는구나' 이런 삐딱한 시선이 느껴지니 더 신경이 쓰입니다. 실제로 그런 말도 들었구요.
대학 때는 잠자코 가만 있었더니 그것도 강제적으로 팽되더군요. 말을 많이 해서도 아니고, 말을 적게 해서도 아닌것 같고. 제 자체가 그냥 문제인건가요? 소주 건강상 안 마신다, 한 모금이라도 들어가면 띵해서 집도 찾기 힘들다했더니 분위기 싸해지고 하튼 그랬습니다. 맥주를 안 마신건 아닌데 말이죠. 실제로 맥주와 소주의 느낌은 소주가 더 세잖습니까. 그 맥주도 500CC 채 못 마십니다. 그거 마실려면 더 먹으면서 마셔야 취하질 않습니다.
하튼 이렇게 여러 문제랑 겹치게 되니 어렵더군요.
또, 많은 사람들이 제게 묻는 질문이 '여자 친구 있을것 같아 보이는데 왜 없는거냐?'는 질문을 많이들 합니다. 이제 그만 물어봤으면 좋겠는데, 저도 이젠 즉답을 피할 정도입니다. 준수한 외모로만 이성친구를 만드는 건 아니잖습니까.
성향이 조금 박사나 연구원 등의 요소가 많이 있는데다, 다방면에 관심이 있는 것들은 줄줄 꿰고 있습니다.(이 역시 아스퍼거의 영향이라 하더군요. 자기 관심사는 준전문가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그렇다고 나 이거 알고 있다 잘난척하진 않습니다. 칭찬해주면 칭찬해줘서 고맙다 하면서 아직도 더 배워야 한다고 하거나 나 정도는 조금 아는 거라고 겸손의 표현을 합니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는 잘 들어주고 나서질 않으려 하고요. 관심사도 분위기가 지루할 듯 싶으면 적당히 끊습니다. 근데 제 관심사가 역사, 스포츠 전술, 연예계 흐름사(음악은 잼병), 스타 리그 등등 매니악한 것들이라서요.. 대중적이진 못한 취미에요. 다른 친구들처럼 음악, 악기들이나 패션, 미용, 기계, 휴대폰 등등이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해 늘 아쉽습니다.
여자애들이 이런 건 답답하다 싫어하는 이들이 많다고 알고 있어서요. 더 자신이 없습니다.
지금 이게 공익이라 그런 걸까요? 사회가 똑같거나 더 심한 걸까요?
그냥 겁이 납니다. 사회에서 자리 못잡을까봐. 연애도 시작 못해보고 20대,30대가 그냥 지나갈까봐(현 나이 25세) 사회생활은 실전입니다. 아무리 시간 때운다는 평을 받는 공익이라도 그들끼리 있는 것도 사회생활의 일부잖아요. 사회생활은 일 잘하는 사람 좋아한다 하는데 그것도 아닌듯한게 일만 잘해서는 그것도 어렵습니다. 공익 끝난 후엔 단기 사무직이라도 해볼까 하는데 이마저도 고민됩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제 성격이 내성적인 부분이 많아도, 일단 친해지면 말을 다정다감하게 걸고, 동성이든 이성이든 잘 챙겨주는 편입니다. 호의를 동일하거나 혹은 배로 갚는 셈이죠. 그러니 잘해주는 것 같다 싶으면 더 다가가고, 더 잘 챙겨주고(초콜릿이든 뭐든 형편 되는 대로, 안부도 먼저 물어봐주고 ), 하튼 그렇습니다. 일단 트이면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기구요. 트이기까지의 시간이 항상 관건이 됩니다. 하지만 제 장점도 있기에 완전 외향은 위험해보입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안하는 외향말이죠.. 항상 젠틀한 이미지라고 하는데(선비. 양반) 제가 쎈척 하거나 하면 더 없어보일것 같습니다.
조금 일단 친해지면 사려깊은 제 자신의 어필을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너무 길었네요. 핵심을 잡자면 근본이 내성적이되 아주 다른 사람 생각안하는 것은 아니다. 진중한 성격이어서 일부 극외향 사람들이 너무 밥맛이라 한다. 열심히 하느라 했는데 다른 사람 누명까지 뒤집어쓰게 된다, 여성들이 봤을때도 너무 내성적이라 귀엽다는 평도 듣지만 여자가 봐도 너무 남성적이지 못하고 섬세하다 이렇게 요약 가능되겠네요.
아무튼 위의 내용도 조합해서 답변주셨으면 합니다.
자괴감이 들어 괴로워지는데 앞으로의 사회생활(특히 직장생활)서 처음 갔을때의 준비자세를 알려주세요. 진짜 사회를 듣고 싶고요. 두번째로는 제가 판단되기에 불치병인지 혹은 장점보다는 결점이 너무 많아 성격 자체를 물갈이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는 연애에 대해서, 지금 교회를 다니는데, 교회 외에 마땅한 데도 안떠오르고, 전 별로 연애 생각을 많이 안했는데, 주변서 부추기고 또 어딜가든 초반엔 여자애들도 말은 걸어오는 편이라(대학 때마저도) 심장이 아예 미동도 없진 않기에 질문드립니다. 이런 성격을 '극혐'이라고들 하는데, 진짜 못난건지 아니면 이걸 극외향인들과는 구별되는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
(예: 로맨티스트 등) 이런 부분도 개인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어디까지나 저도 여러 사람 의견 들어볼 생각이기에 올려봅니다. 내공 100 시원하게 걸겠습니다. 부디 내공 다 부은 걸 생각하시어 그만큼 사려깊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 질문수384
- 보낸 감사 수1
- 채택률68.0%
- 마감률69.3%
위 답변은 답변작성자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포인트 선물할 때 참고해주세요.
201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