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A씨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복 공격을 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란에 계신 부모님께 바로 전화를 걸었다"며 "이란은 새벽 3시였는데, 잠에 깨신 부모님에게 '전쟁이 날지 모르니 더이상 주무시면 안 된다'고 당부드렸다"고 말했다.
A씨는 "학업 때문에 2016년 이후 이란을 방문하지 못했는데, 상황이 어찌될 지 모르니 다음달 이란으로 출국해 부모님을 뵐 예정"이라며 "지금 이 상황이 모두 꿈 속의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 했다.
30년 넘게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란인 B씨 역시 최근 이란 관련 뉴스를 꼼꼼이 챙겨 보고 있다. B씨는 "이란에 친척 등이 남아있어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며 "현지에서도 전쟁이 날까 봐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에 있는 이란인들은 한 목소리로 고향땅을 걱정했지만, 최근 사태의 책임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A씨는 "미국이 먼저 이란을 공격했고, 이란은 '한쪽이 때리면 다른 쪽도 때려야 한다'는 속담처럼 적절하게 대응했다"며 "당연한 조치고,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B씨는 "혹여라도 전쟁이 발발한다면 무고한 시민들이 다치게 될까 걱정"이라면서 양국 간 상황이 현재에 이르게 된 데에는 이란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B씨는 "이란 정부는 미국이 보복하면 우리도 보복하겠다고 큰소리를 치며 국민을 안심시키려 한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 능력이 이란보다 더 크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민규 기자 newsflash@chosunbiz.com]
[네이버 메인에서 조선일보 받아보기]
[조선닷컴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