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일본의 문학상이라고 하면 '아쿠다가와 상'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스바루 문학상 또한 많은 신인 작가들을 발굴해 낸 문학상입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쓰지 히토나리 등이 처음 등단한 계기가 된 것도 이 스바루 문학상입니다.
사토 쇼고는 제7회 스바루 문학상 작가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에 발간된 'Y'가 처음이지만 일본에서는 1983년 데뷔 이래 흔들림 없는 작품 활동을 통해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작가입니다.
어느 날 밤에 걸려 온 한 통의 알 수 없는 전화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마치 미스터리와 같은 느낌을 주지만 단 두 번 말을 나누었을 뿐인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시간마저 뛰어 넘으려는 한 남자의 사랑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갑니다.
그러나 비현실적으로 멋진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노상 사랑만 머릿속에 담고 허우적거리기만 해도 되는 주인공들이 나오는, 불륜과 섹스라는 양념을 빼면 결국 아무 것도 없는, 그런 흔한 일본의 러브 스토리는 아닙니다.
사랑이 식어버린 아내, 지리하고 짜증나는 회사, 잊어버렸던 고교 동창, 세상을 맡겨도 좋을 만한 친구의 우정, 그리고 아주 예전에 잊어버렸던 꿈 등.
이 소설은 드물게도 남자를 위한, 그것도 이제는 더 이상 젊지 않은 남자의 멜로입니다. 어쩌면 여자들은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남자의 덤덤하지만 깊은 사랑이 무엇인지 'Y'는 새삼 일깨워줍니다.
많은 일본 소설이 나오고 있고, 또한 대부분이 러브 스토리이지만, 이렇게 남성의 사랑을 그려낸 작품은 드물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