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스스하다, 무섭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피에로’는 공포의 대상으로 잘 알려진 존재이다. 어릴 적에 피에로의 악몽을 꿔서 공포증이 생겼다는 조니 뎁은 일을 받을 때 ‘작품내용에 피에로가 없는 것’을 계약조건으로 내세울 정도로 피에로를 싫어한다고 한다. 조니는 팀 버튼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에서 광대인 모자장수 역을 맡고 있었지만 자신이 맡은 것과 근처에 피에로가 있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이야기 같다.
어린 시절을 보낸 호주에서 거대한 나비나 나방을 만나 나비류의 공포증이 생겼다는 것은 니콜 키드먼이다. 공포증을 극복하려고 자연박물관의 나비전시까지 보러갔다는데 결국 낫지 않았다고 한다. 또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2011)에서 동물공원의 사육사 역할을 담당한 스칼렛 요한슨은 동물들 중 새들은 아주 질색이라며 “외삼촌도 새 공포증이 있어서 그것을 이어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 구멍이나 울퉁불퉁함에 공포를 느낀다는 것은 모델인 켄달 제너. 팬케이크를 구울 때 생긴 벌집모양의 구멍, 연꽃탁 등을 보면 섬뜩하다는데, 이것은 ‘집합체 공포증’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구멍 모임에 대한 생리적 혐오감은 공포증 속에서 ‘메이저 증상’ 중 하나다.
■ 듣고 보면 이해가 가는 ‘불결 공포증’
원 디렉션의 리암 페인은 ‘수저 공포증’을 고백하고 있다. 인터뷰에 의하면 학교에서 나쁜 짓을 한 벌로 설거지를 당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 다른 아이들이 사용한 더러운 숟가락을 씻게 되면서 다른 사람의 숟가락에 생리적 혐오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이 역시 크리스티나와 마찬가지로 ‘불결공포증’의 일종인지도 모른다.
■ 어 그런 것 까지?…다소 황당한 공포증
서스펜스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두려워한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계란’이었다고 한다. 생전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알에 겁을 먹고 있다. 구멍이 1개도 없는 흰 구체. 노른자가 무너지고 노란액체가 흐른다…그토록 혐오감을 자아내는 것을 본 적이 있나?”라고 말했다.이런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공포증 환자라고 하면 가수 카일리 미노그도 그 중 한명이다. 카일리는 ‘행거공포증’을 갖고 있다며 옷장 안에 있는 옷들은 모두 개어서 놓여있다고 한다.
자신의 신체부위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꽤 귀찮은 증상일 수 있다. 리얼리티 탤런트 클로에 카다시안은 ‘배꼽 공포증’으로 타인의 배꼽을 만지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이 자신의 배꼽을 만지는 것도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게다가 스스로 자기 배꼽을 만지는 것도 질색이라 힘들어서 샤워할 때는 손에 장갑을 끼고 매번 비명을 지르며 배꼽을 씻는다고 한다.
여배우 크리스틴 벨은 “물에 너무 젖어 불어난 손가락 끝”에 대한 공포증을 갖고 있다고 한다. 남편 닥스 셰파드에 따르면 크리스틴은 주름이 진 손가락 끝의 감촉을 혐오하고 있으며, 자신의 손끝이 늘어져 있을 때는 다른 사람의 피부에도 손대지 않고 싶어 한다고 한다. 스위밍풀에서는 방수용 장갑을 끼는 철저함으로 닥스의 인스타그램에는 비키니차림에 장갑을 낀 크리스틴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