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서울중앙지검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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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공공의 적 2’의 설경구, ‘부당거래’의 류승범, ‘검사외전’의 황정민, ‘더 킹’의 정우성과 조인성. 영화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를 연기한 스타 배우들이다. 영화뿐만 아니다. ‘모래시계’ ‘에덴의 동쪽’ ‘돈의 화신’ ‘동네변호사 조들호’ ‘피고인’ ‘비밀의 숲’ ‘처용 2’ ‘보좌관 시즌 2’ 등 셀 수 없는 드라마에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대중에게 서울중앙지검은 검찰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역적으로 종로·중·강남·서초·동작·관악·금천구 등 7개 구와 경찰청·서울지방경찰청, 그리고 서울 종로 등 11개 경찰서를 관할한다. 정치인, 재벌 등이 관련된 주요 사건도 대부분 이곳으로 온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본부가 해체된 이후 특수(반부패) 수사를 관할하게 되면서 사실상 검찰의 중심이 된 셈이다. 검사 수는 간부와 평검사를 합쳐 200명이 넘고, 수사관과 행정요원을 포함하면 전체 직원은 1000명이 훌쩍 넘는다.

서울중앙지검의 연원은 1948년 설립된 서울지방검찰청(서울지검)부터 시작한다. 1대 최대교 검사장부터 45명의 지검장이 거쳐 갔는데, 민복기·김치열·정해창·이종남·정구영·김두희 등 쟁쟁한 인물이 많다. 서울중앙지검으로 바뀐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서울지검 산하 동·남·북·서부 지청이 지검으로 승격해 나가면서 중앙이라는 지역을 표시했다. 첫 서울중앙지검장은 서영제 검사장이었는데, 서울지검의 연원을 이어 46대 지검장으로 부임했다. 임채진·천성관·노환균·한상대·최교일·김수남·이영렬·윤석열·배성범 등 15명을 거쳐 이성윤 지검장이 지난 13일 제61대로 취임했다. 앞선 60명 가운데 17명이 검찰총장으로 승진했다. 중앙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2∼3인자라는 평가도 있지만, 실질적 권력은 1.5인자 심지어 0.5인자라는 말도 나온다.

영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팔짱을 낀 채 ‘황제 조사’를 받았다는 논란이 벌어진 곳도 서울중앙지검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반부패·공공수사 부서 등이 인사 태풍을 맞은 데 이어 조직 축소도 진행 중이다. 매 주말 ‘조국 수호’ 시위대가 청사 옆 반포대로에서 시위를 벌인다. 대로 건너편에는 대검찰청이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지검장의 사이에도 시위만큼 커다란 잡음이 들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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