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택한 가족을 위해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으로부터 물러나 보다 평화로운 삶 속으로 한 발짝 내딛겠다."
영국 왕실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손이 19일(현지시간) 침묵을 깨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왕실로부터의 독립에 대해 "깊은 슬픔"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해리 왕손은 "우리가 결혼했을 때 (국가에) 기여하게 된 데 대해 기뻐했고 희망을 가졌다"며 "때문에 이렇게 독립하게 된 데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의 바람은 (국가의) 재정적 지원 없이 여왕과 국가, 국군에 봉사하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며 "내가 항상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란 걸 알지만, 이번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나의 할머니이자 나의 최고사령관에 대해 항상 최고의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전날 여왕의 성명 내용에 대해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리비아 내전 사태 중재를 위한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국 왕실이 해리 왕손과 왕손비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국가 전체가 그들의 최고의 미래를 기원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든 소녀가 공주가 되고 싶어하고, 딸은 그 꿈을 이뤘다"며 "그런데도 왕족 지위를 던져 버리고, 왕실을 싸구려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은 해리 왕자와 결혼했을 때 왕실을 대표하는 의무를 졌다"며 "해리 부부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왕족 지위를 던져버리는 건 돈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클 왕손비는 백인 아버지인 토마스 마클과 흑인 어머니인 래글랜드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부부는 왕손비가 여섯 살 때 이혼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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