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변한 보수텃밭, PK · TK 물갈이 '온도차'

2020-01-20 12:48:06 게재

PK 불출마 의원 줄이어

TK "버티자" 분위기

공관위 강제 칼질 주목

4.15총선을 앞두고 보수텃밭인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의 물갈이가 전혀 상반된 분위기다. PK는 '공천은 곧 당선'이던 지역에서 비껴나며 한국당 의원들의 불출마가 잇따르는 비해 TK는 "버티고 보자" 분위기가 더 강하다.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대구동구갑·초선) 19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TK에서의 첫 불출마 선언이다. 이를 신호탄으로 TK 물갈이 기류가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까지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한 한국당 소속 의원은 정 의원을 포함해 13명이다.

이 중 PK 지역 현역 의원들만 7명이다.

김무성, 김세연, 김성찬, 여상규, 김도읍, 윤상직, 김정훈 의원 등으로 부산이 5명, 경남이 2명으로 한국당 전체 물갈이를 이끄는 모양새다.

나머지는 유민봉·조훈현·최연혜 의원 등 비례대표 들이고 지역구 국회의원은 4선인 한선교(경기용인시병) 의원과 3선인 김영우(경기포천가평) 의원과 정 의원 등 단 3명에 불과하다.

PK에서 불출마가 잇따르는 데는 정치지형이 변하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높다.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지난 2016년 총선을 거치며 변화된 탓이다. 울산을 포함한 전체 40개 의석 중 항상 35석 이상을 안정적으로 차지해왔던 보수표심도 변해 보궐을 거치며 민주당이 어느새 10석을 차지했다. 새보수당, 민주당, 무소속 까지 포함하면 PK가 한국당 아성이라는 말도 무색해지고 있다. 격전지 또는 험지로 변했다는 이야기다.

PK쪽이 내부 힘싸움에서 TK에 밀리면서 불출마 의원이 PK에 쏠리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로 박근혜 탄핵국면에서 탈당했다 복당했던 의원들의 불출마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가운데 PK 출신으로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의 활동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PK와 TK에서의 물갈이는 상상한 것 이상이 될 것"이라며 보수아성 지역에 대한 대대적 인적쇄신이 일어날 수 있음을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현역 의원 50% 이상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민이 원하고 나라가 필요로 하면 그 이상도 감내할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TK 선거는 TK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 보수층 지지율에 영향을 준다"며 "쇄신과 혁신의 노력이라는 의미에서 TK 물갈이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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