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2153명, 46억명보다 부유… 상위 1% 추가세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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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0. 오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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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억만장자 2153명의 재산이 전 세계 인구의 약 60%에 해당하는 46억명의 재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세계 빈곤층 여성이 매일 125억시간의 무보수 돌봄 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 노동의 가치는 최소 10조8000억달러(약 1경253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개막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각) '돌봄에 관심 가질 때(Time to Care) : 무급 저임금 가사노동과 세계적 불평등 위기'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돌봄노동 관련 불평등 실태./옥스팜

보고서는 전 세계 인구의 약 60%인 46억명이 소유한 부(8조2000억달러)가 2153명의 억만장자(자산 10억달러 이상)의 전체 재산(8조7000억달러)보다 적다고 밝혔다. 특히 전 세계 상위 1% 부자는 69억명이 보유한 재산보다 2배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었다.

성별 간에도 부의 불평등이 나타났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50% 이상 재산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 특히 보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남성 22명의 재산은 아프리카 전체 여성의 재산보다 더 많다"며 "성차별적인 경제가 불평등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피라미드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빈곤층 여성(15세 이상)은 매일 125억시간 동안 '무급 돌봄노동'(unpaid care work)'을 제공하고 있다. 돌봄노동은 아동·노인 돌보기, 요리, 청소와 같은 일상 가사를 포함한다. 이들의 돌봄노동 가치는 10조8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전 세계 기술산업 규모의 3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돌봄노동을 여성이 전담하는 것은 부의 불평등을 부추긴다. 전체 무급 돌봄노동의 4분의 3은 여성이 담당하고 있는데, 이 무급 돌봄 노동을 책임지느라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경우는 전 세계 여성 중 42%에 해당했다.

보고서는 가장 부유한 1%의 재산에 향후 10년간 0.5%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면 교육, 건강, 노인 돌봄 등의 분야에서 1억1700만개의 새로운 돌봄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빈곤층에 대한 세금을 높이고, 공공지출을 줄이며, 교육·의료 민영화 등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금융기구의 조언을 따르고 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도 대표는 "정부가 불평등 위기를 끝내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할 때"라면서 "기업과 부유한 개인들에게 공평한 세금을 부과하고 서비스·인프라 투자와 여성의 돌봄 노동을 개선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newsflas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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