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남보원 별세...청중 공감 끌어낸 '원맨쇼'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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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2. 오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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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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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코미디언 남보원 씨가 여든네 살을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연초부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는데 결국 폐렴이 원인이 됐습니다.

지난 1963년 데뷔한 고인.

무대에서 펼쳐지는 스탠딩 코미디가 주가 됐던 1960년대부터 TV가 보급된 70년대 쇼프로그램을 거쳐 80년대까지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동물과 인물 성대모사에 각종 기계음, 노래까지 목소리로 세상을 표현했습니다.

단순히 성대모사 달인이라는 표현은 고인에게 부족합니다.

뜬금없는 성대모사가 아니라 일정한 이야기 흐름이 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실제와 같은 소리가 동반되면서 더 큰 웃음을 만든 겁니다.

'1인 유튜버'와도 비슷한 측면이 있는데, 다만 고인이 활동하던 시기는 컴퓨터그래픽은 물론 각종 효과음도, 편집 기술도 없었죠.

[故 남보원 / 코미디언 : 원맨쇼라는 것이 그래요. 토탈 아티스트입니다. 한 가지만 가지고는 될 수가 없죠. 때로는 다큐멘터리로 할 때도 있고, 하나는 성대모사….]

여기에 단순히 '놀랍다'가 아닌 대중의 기억과 경험을 되살리는, 공감을 끌어내는 능력이 일품이었습니다.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 방송은 물론 한국 전쟁을 겪으며 직접 겪었을 폭격기 폭격음, 공습경보 묘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파괴된 도시는 재건됐지만, 치유되지 않았던 마음의 상처를 웃음을 통해 어루만진 겁니다.

웃음 뒤에는 실향민의 아픔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0년, 북에 있는 누나를 만나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평생의 라이벌이자 콤비, 바로 고 백남봉 씨였는데, 지난 2010년 먼저 별세하자 3일 내내 빈소를 지켰습니다.

하늘에서 다시 만나 쇼를 하자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는데, 10년 뒤 같은 병명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빈소는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습니다.

생전에 원맨쇼를 제대로 하는 후계자가 없는 게 한이라고 밝혔던 고인, 각계각층에서 고인의 마지막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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