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 일으킨 바이러스…자연계서 변이해 사람으로 전파
변이 많은 '코로나바이러스'…"신종은 사람 간 전파력 낮아"
중국에서 집단으로 발생한 폐렴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중국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전파력에 차이가 있지만, 비말(침방울) 등으로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변이가 많아 매우 다양한 아형(바이러스 종류)이 존재한다.

사람은 6종, 동물은 20종이 넘는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이 때문에 신종 감염병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2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표적이다.

다만 감염 전문가들은 이번 폐렴의 병원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맞더라도 현재까지 유행 양상을 고려할 때 전파력은 낮은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국내에 보고된 증상자의 경우 함께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동행자는 관련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전파가 가능한 바이러스"라며 "이번 폐렴의 병원체가 코로나바이러스가 맞는다면 유행 양상만으로 사람 간 전파력이 없다고 판단한 기존 발표는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까지 환자 발생 양상을 보면 (전파력이 강한) 공기 전파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러스 유전형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신종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이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게 학계 설명이다.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자연계에 있던 바이러스가 변이돼 사람에게 전파된 경우인데 이런 종 간 전파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사스와 메르스가 당시 급속하게 전파된 데는 바이러스 자체의 전파력보다는 병원과 같이 폐쇄된 환경이 감염을 확산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서 나아가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지려면 바이러스가 먼저 사람 몸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 발생한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 능력이 약할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의 경우 사람 간 전파가 되려면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붙어 적응해야 한다"며 "이번 폐렴의 병원체가 이제 막 생긴 바이러스라면 사람 간 전파 능력까지는 획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쉽게 말해 문을 열려면 손잡이를 돌려야 하듯이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지려면 수용체가 있어야 한다"며 "신종 바이러스에 이 수용체가 있다면 감염이 쉽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파력이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