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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858기 폭파 사건과 한나라당

'KAL858기 사건과 어떻게 밀착되어있기에 숨기는 게 많은지..'

조종안 기자 | 기사입력 2006/09/13 [00:54]

KAL 858기 폭파 사건과 한나라당

'KAL858기 사건과 어떻게 밀착되어있기에 숨기는 게 많은지..'

조종안 기자 | 입력 : 2006/09/13 [00:54]

KAL858기 사건과 한나라당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는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진실위)의  “김현희의 안기부 진술내용과 1972년 촬영된 화동소녀 사진의 진위 분석 등을 통해 김현희는 북한 출신 공작원이었음을 확인”(진실위 중간보고서 26쪽) 부분을 검토한 결과 김현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진실위는 1년 6개월 간의 조사를 거쳐 지난 달 1일, 1987년 일어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은 당시 안기부가 대선을 유리한 국면으로 조성하기 위해 ‘무지개 공작’을 수립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었다.

필자도 중간발표를 보았지만, 의문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아무리 한나라당이 조사를 방해하고 당사자가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주범인 김현희를 만나지도 않고 어떻게 중간발표를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낙중·손병선·황인오 등이 관련된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에 대해서는 3개 간첩망을 기계적으로 결합시켜 부풀려졌다고 발표했다. 당시 안기부는 남한조선노동당이 경인·호남·중부지역 당으로 구성된 것처럼 발표됐으나,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됐다고 밝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는 “1992년 10월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간첩단과 정치인 관련설’과 같은 미확인 첩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공개한 것은 문제”라며 “대선 이후에 ‘간첩단 관련 정치인 문제’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려 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미약하나마 진실이 드러난 이상 한나라당은 머리 숙여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기존 사실을 재확인하는 하나 마나 한 일을 했다며 조소를 보냈다. 나 대변인의 성명 중에 “과거사 진실위는 백해무익한 조직이고,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라는 대목에서는,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국민을 볼모로 물타기를 시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여 실망이 크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KAL858기 사건과 어떻게 밀착되어있기에 그렇게 숨기는 게 많은지 모르겠다. 외환위기를 불러오고도 8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라가 위기라고 언구럭을 부리며 박정희, 전두환 정부의 경제 도약을 자랑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북한의 천리마운동이나 다름없는 새마을운동과 저유가의 흐름에 힘입어 경제가 반짝했던 전두환 정권이 자랑스럽다면, 광주의 비극도 빨갱이들의 준동이니 모두 까발려야 앞뒤가 맞는다.

한나라당은 '과거사진실위원회'가 출범할 때부터 야당을 탄압하려는 청와대와 여당의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해왔다. 과연 그렇다면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사건의 주범인 김현희를 출두시키는 등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야 옳다. 그래야 설득력도 있고, 필자 같은 범부도 옛날의 안기부 발표를 믿을 것 아닌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언론에 비치는 김현희를 보면, 5.18광주민중항쟁 때 거리방송을 했던 비극의 두 여인이 떠오른다. 그들은 계엄군이 물러나자 안기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 고문보다 비참한 것은 수사관들의 이간질로 서로의 신뢰가 무너지고 불신이 깊어져 18년 후 김대중 정부가 탄생했어도 만나기를 꺼려했다는 점이다.

그 중 청문회에 출석해서 광주의 진실을 증언했던 여인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들에게 테러를 당하고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면 교통사고나 강도로 위장해 죽여 버리겠다."라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아직도 박정희 망령과 전두환 신군부 시절의 공포가 우리 주변에서 맴돌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인간의 탈을 쓰고는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살인과 인권탄압을 옆자리 친구와의 다툼쯤으로 생각했던 군사독재 정권이었으니 당시 안기부의 발표를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지난 날의 언론은, 정부가 김현희를 사형선고 직후 특별사면한 것은 그를 수감할 경우 심경변화가 생길 수 있고, 나중에라도 꼭 사면해야 한다는 사전방침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적고 있다.

자신이 KAL858기를 폭파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고, 특별사면까지 받은 김현희는 언론사의 인터뷰를 거절하고 과거사 진실위가 여러 차례 출두 요청을 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 결국, 김현희의 도피행각은, KAL858기 사건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사건이 일어난 지 20여 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악몽에 시달리는 유가족들은 정황과 추측만의 진실위 조사 결과에 분노하고 있다. 필자 역시 진실위의 발표는 미심쩍은 면이 많고 납득이 가지 않는다. 김현희를 조사하지 않은 것부터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새로 짜여진 한나라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KAL858기사건이 일어났던 87년 당시 안기부에 근무했다는 사실이다. 대표와 최고위원이 안기부장 제2 특보실 분석연구실장, 대공수사국장·1차장, 기회조정실장, 안기부장 특별보좌관 정책연구관 등 안기부의 요직을 거쳤으니  ‘도로민정당’으로 회귀했다는 표현도 과할 게 없겠다.

거기에 강재섭 대표와 권영세 최고위원은 안기부에 근무했던 사실을 숨겨오고 있다. 제1야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그런 정신자세로 국정을 어떻게 바르게 견제할 수 있으며 유가족들의 울분과 의혹을 풀어주겠다는 것인지,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칼럼니스트.객원기자>

진실을 밝히는 뉴스/플러스코리아 조종안 대기자 chongani@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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