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개봉 영화]대통령 살해 40일의 비밀…웹툰작가가 된 암살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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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성격의 영화 두 편이 설 연휴 극장가 대전에서 빅뱅을 예고 하고 있다. 주인공은 `남산의 부장들'과 `히트맨'.

한편은 진중한 느낌의 드라마, 나머지 한편은와 권상우표 정통 액션 코미디물이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예매율 1, 2위를 달리던 이 영화들은 개봉 첫날인 지난 22일 예상대로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영화 후기에 대한 입소문까지 나면서 설 연휴 나흘 동안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자년(庚子年) 설날, 도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영화를 소개한다.

#남산의 부장들

박정희 대통령 살해사건 다뤄
실존인물 가명 사용 상상 더해
압도적 긴장감·심리묘사 눈길


1979년 10월26일 서울 궁정동에서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이 된 총성이 울린다.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정권의 2인자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각하'로 모시던 대통령을 살해했다. 박정희 대통령 살해 사건을 김재규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 영화는 김충식 당시 동아일보 기자(현 가천대 부총장)의 기획기사를 묶어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실존 인물들을 내세웠음에도 가명을 사용해 영화적 장치와 상상력을 더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영화는 10·26사건이 일어나기 40일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당시 어지러웠던 정국에 대응하는 그들의 내면에 집중한다.

정권에 버림받은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은 미국에 망명을 요청한다. 박용각은 대통령과 정권의 치부를 폭로하는데. 현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의 대통령에 대한 신념은 `2인자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박용각의 경고에 흔들린다.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은 이반된 민심을 공포정치로 억누르려 하고, 김규평은 곽상천의 폭주를 막기 위해 애쓴다.

배우들은 권력의 최정점에 섰던 인물들이 가졌을 긴장과 불안, 심리 변화를 스크린 위에 보기 좋게 펼쳐 놓는다. 영화 속에서는 박정희라는 이름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누가 봐도 그임을 알 수 있도록 연기한 이성민, 김재규와 권력 다툼을 벌인 경호실장 차지철을 소화해 낸 이희준, 독재자의 치부를 드러냈다가 역사 속에서 사라진 김형욱 역을 맡은 곽도원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특히 중앙정보부의 수장 김재규를 연기한 이병헌은 결국 대통령을 살해하기에 이르는 복잡한 심리 변화를 설득력 있게 연기해 낸다. 그의 심리 변화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대의(大義)'였는지, 인간관계의 `균열(裂)'에서 비롯됐는지, 우민호 감독은 그 결말을 관객들에게 맡기고자 했다. 114분. 15세 관람가.

#히트맨

권상우 전매특허 화려한 액션
만화·실사 교차 이색화면 연출
최원섭 감독 상업영화 데뷔작


국정원의 비밀 프로젝트 방패연의 암살요원 준(권상우). 뛰어난 실력을 지닌 최정예 요원이지만 황당하게도 그의 꿈은 웹툰 작가다. 오랫동안 품어 왔던 소중한 꿈을 위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방패연을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다.

15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준은 수혁이라는 이름으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그의 바람대로 웹툰 작가의 꿈은 이뤘지만 수입은 형편없는 초라한 가장이다. 가족을 위해 공사판도 마다하지 않는 준. 내놓는 웹툰 작품마다 재미없다는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준은 홧김에 1급 기밀인 자신의 요원 생활에 대해 그리기 시작한다. 그려선 안될 것을 그린 준의 웹툰은 초대박이 나고, 이를 본 국정원과 테러리스트들은 준의 목숨을 노린다.

권상우가 주연을 맡은 코믹 액션 영화 `히트맨'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최정예 암살요원이 웹툰 작가가 돼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버무려냈다. 지난해 `신의 한수:귀수편'에서 힘있는 액션을 선보인 권상우는 이번에도 전매특허인 화려한 액션과 웃음을 선보인다. 준의 아내 황우슬혜, 딸 이지원, 비밀요원 교관 역의 정준호, 후배 비밀요원 이이경은 권상우와 훌륭한 호흡을 자랑하며 극을 이끌어 간다.

`히트맨'은 `되면 한다'와 `보람이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불타는 내 마음' 등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해 온 최원섭 감독의 첫 상업영화이자 데뷔작이다. 웹툰과 애니메이션, 실사 등을 교차시키며 이색적인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최 감독의 노력은 빠르면서도 섬세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액션신과 생활연기로 점철되는 코믹신으로 완성됐다.

설을 맞아 개봉한 영화이니 만큼 가족의 소중함과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달한다. 110분. 15세 관람가.

김대호기자 mantoug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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