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년 차지철·김재규 누구?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년 차지철·김재규 누구?
  • 강병호
  • 승인 2020.01.23 11:16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병호칼럼] 설 연휴 볼만한 영화...최고 수준 배우 캐스팅...인간탐욕 그려
권력집중 시 벌어지는 비극,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데 큰 의미 둬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을 그리면서 권력이 한 쪽으로 집중되면 일어나는 비극을 시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Daum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을 그리면서 권력이 한 쪽으로 집중되면 일어나는 비극을 시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Daum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했다. 메가폰을 잡은 우민호 감독은 <마약왕(2017)>, <내부자들(2015)>, <간첩(2012)>들을 연출했다. 한국 현대사와 인간과 권력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 감독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권력에 대한 인간의 멈출 수 없는 탐욕을 그렸다. 국내 최고 수준의 배우들도 캐스팅 됐다. 이병헌(김규평 역), 이성민(박통 역), 곽도원(박용각 역), 이희준(곽상천 역)이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김충식 작가(전 동아일보 기자)가 쓴 같은 이름의 책을 바탕으로 한다. 책 <남산의 부장들>은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의 막강한 권력, 박정희 대통령과 중정부장들과의 관계, 1970년대 말 미국 하원에서 열린 코리아게이트 청문회, 차지철 경호실장과 김재규 중정부장의 권력투쟁 그리고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암살하는 10.26 사건의 배경과 과정을 담고 있다.

비슷한 영화도 있었다. 2004년 개봉한 임상수 감독의 <그 때 그 사람들>이다. 그 영화는 배우 백윤식이 김부장 즉 김재규 중정부장을 한석규가 의전과장 주 과장 역을 맡았었다.

이 영화는 10.26이 일어난 1박 2일의 시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18년 독재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권력에 맹종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한심하고 우습게 변화되는 지를 냉소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김재규와 주 과장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그 때 그 사람들>과 지금 <남산의 부장들>과 공통점은 각각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에서 개봉됐다는 사실이다. 우연이라면 우연이다.

40년여 년 전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은 대부분 한국인들이 알기도 하고 겪었던 사실이기 때문에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역사적 인물들의 다양한 심리와 내면연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은 미국 의회 청문회와 회고록을 통해 박정희 독재정권의 실체와 부정부패를 고발한다. 그는 한 때 대통령 독재를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몸을 던졌지만 대통령의 눈 밖에 나서 싸늘하게 내 던져졌다.

전형적인 토사구팽(兎死狗烹)이다. 미국에 있는 박용각의 계속되는 폭로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나서지만 실패하고 청와대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과 권력투쟁과 충성경쟁이 벌어진다.

현대사를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배역 설정만 보고 김규평, 곽상천, 박통, 박용각, 전두혁이 각각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차지철 대통령 경호실장, 박정희 대통령,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민호 감독의 전작 <내부자들>에서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자던 이병헌(김규평 역)은 18년 독재의 끄트머리, 소용돌이치는 권력 투쟁의 비이성적인 현장에서 그나마 중심을 잡으려 애쓰는 냉정한 모습을 표현했고 이성민은 박정희 대통령을 외모, 말투까지 극사실적으로 모사하려 노력했다. 조명이 약간 어두우면 박정희 대통령의 기록영화로 착각할 정도다.

필자는 문재인 정권에서 한국 문화 현상을 ‘살부(殺父)의 문화’라 정의 내리고 싶다. 러시아 혁명기 구체제에 반기를 든 청년들이 서로의 아버지를 살해하는 패륜을 저지르는 것이 러시아식 ‘살부의 시대’다.

이러한 문화현상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마라조프의 형제들’에 잘 나와 있다. 정치범이었던 도스토예프스키가 쓴 이 소설에서 아버지를 죽이는 이야기는 사실 황제를 죽이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고, 더 나아가 신(神)을 죽이는 차원으로 확대될 수 있다. 지금의 문화현상은 이전 시대가 이룩한 모든 것에 침을 뱉고 격하시키는 것이다.

감독 우민호도 배우 이병헌도 이 영화에 정치색은 전혀 없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과 달리 이 영화는 박정희 대통령 딸 박근혜의 정치적 무덤에 마지막 흙을 던지고 감방 문에 확실히 못을 박는 ‘정치 지향성 영화’라고 평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 이 영화는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될 때 어떤 비극이 벌어지는 지를 보여준다. 세상은 영화 속 여성 로비스트가 “세상이 바뀌겠어? 이름만 바뀌지…” 하고 독백하는 대사 그대로다. 대통령 주변에 그 잘 난 참모들이 하는 일이란 권력을 사유화하고 지속하는 일이란 사실만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선거제 개편안’, ‘고위 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 성공시키고 자기를 수사하는 검찰도 무력화 시키는 오늘의 ‘김재규’, ‘차지철’님 들에게 총선 준비하시기 전에 감상을 권하고픈 영화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2021-01-18 01:51:52
저는 고려대 나왔는데

세종시민 2020-01-30 21:54:25
필자가 박사모회원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 드네요
지금의 검찰의 망나니짓을 보고도 이런글을 쓸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뻔뻔함의 극치인지 무지의 극치인지
둘다 정상은 아니지요
공부를 오래 많이 하신분 같은데
첫단추를 잘못 꿰었나 보네요

홍석하 2020-01-28 12:53:59
그냥 영화평만 하면 좋았을텐데....
명절연휴 남산의 부장을 보았지요...

영화는 프랑스 영화를 보는 것처럼 절제미와 깔끔한 화면으로
최고의 몰입감을 주었지만

비겁하고 잔인무도한 박정희대통령,
한국정치에 이간질을 지속하면서 거사를 사주한 듯한 미국,
쿠테타로 들어선 정권의 폭력성을 그대로 보여준 사주와 살인, 광기로 가득찬
암울했던 독재정권을 민낯을 낱낱히 보여 주었지요.

그럼에도 영화평이라고
정치색으로 가득한 선동글을 칼럼이라 하면
국민을, 세종시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네요

관객수가 벌써 300만이 넘었다는군요.

최관엽 2020-01-25 11:21:31
높은 학력과 지식에 비해 생각하는것 자체가 매우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선동적인 내용인것 같네요!
공수처설친 오랜 국민의 염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살아있는 수사에 대한 내용이란것이 보고 있자니 성역없는 공정한 수사가 아닌 자기목적을 가지고 편협되고 어거지식의 내용으로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무소불위의 모습을 보면 살아있는 권력에게 저렇게 하는데 권력없는 대다수 비기득권의 국민들은 손가락 하나로도 죽일수 있겠다 하는 생각과 공포를 느꼈는데 님의 글과 시선이 매우 편향된 감성으로 선거까지 들먹이는것이 마치 정치적 선동하는 것으로 느끼는것은 유독 나만의 생각일까요?
본인의 정치적 편향성을 탓할 생각은 없지만 모르는 이들에게 선동적인 글을 영화본 칼럼이라고 써놓는것이 아쉽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