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에서 여수의 작은 항구 '넘너리' 항의 한 가족의 일상을 조명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바로 갈치 낚싯배를 운영하는 아들 이설민(37) 선장과 그런 설민 씨를 묵묵히 돕는 동생 이다민(34) 씨, 그리고 어머니 박경순(51) 씨, 그리고 서울에서 틈만 나면 여수로 와 일을 돕는 남편 인준식(46) 씨와 막둥이 인승환(15) 군이 그 주인공.

이들 성(姓)이 다른 두 가족을 한 가족으로 묶어 놓은 특별한 사연은 무엇일까?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 가마솥을 엎어 놓은 것 같이 생겨서 ‘가마섬’이라고도 불리는 ‘대부도’는 18가구밖에 살지 않았던 작은 섬이었다.

이곳 ‘대부도’에서 태어난 경순 씨는 어려서 우연히 뱃일하러 온 남편을 처음 만났다.

당시 평생을 섬에서만 지냈던 경순 씨는 그곳이 세상의 전부였고 주변 마을 사람들처럼 일찍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하다 여겼다.

그렇기에 경순 씨는 이른 나이에 아들 설민 씨를 갖게 되었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한 탓일까. 가정형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경순 씨가 서른다섯이 되던 해 남편마저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 날 이후로 오로지 홀로 두 자식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경순 씨는 서울에 올라가 생선가게를 운영하며 악착같이 살았다.

타향살이를 힘겹게 견디던 중 경순 씨는 자신의 아픔을 깊게 이해해준 인준식(46) 씨와 만나 재혼해 늦둥이 아들까지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됐다.

그렇게 상처가 아물어 갈 무렵, 순천 호텔에서 근무했던 아들 설민 씨가 갑자기 귀어를 선택했다.

바다 일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잘 아는 경순 씨는 눈물로 반대했지만 설민 씨는 계속해서 귀어를 고집했고, 10여 년간의 필사의 노력 끝에 지난 해, 드디어 배 두 척을 둔 어엿한 선장이 되었다.

그러나 낚싯배를 혼자 운영하기 힘들었던 설민 씨는 경순 씨에게 간곡하게 도움을 요청했고 외면할 수 없었던 경순 씨는 좋은 기억보다는 힘든 기억들이 더 많은 바다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유난히 힘들었던 바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설민 씨 모처럼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먹장어 만찬을 즐긴다.

비가 내려 낚시 손님 예약이 없는 날.

경순 씨와 설민 씨는 오랜만에 고향인 대부도에 방문해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

며칠 후, 경순 씨는 쌍둥이를 임신한 딸 다민 씨와 함게 이삿짐을 정리하는데...

그날 저녁, 갑자기 복통을 호소한 다민 씨. 급하게 병원을 찾았다.

# 어린 나이에 낳은 첫 아들 '설민이'를 위해...!

겨울의 시작점에 선 여수의 작은 항구 ‘넘너리’ 항.

이곳에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해하며 살아가는 조금은 특별한 모습을 한 가족이 있다.

바로 갈치 낚싯배를 운영하는 아들 이설민(37) 선장과 그런 설민 씨를 묵묵히 돕는 동생 이다민(34) 씨, 그리고 어머니 박경순(51) 씨, 그리고 서울에서 틈만 나면 여수로 와 일을 돕는 남편 인준식(46) 씨와 막둥이 인승환(15) 군이 그 주인공.

이들 성(姓)이 다른 두 가족을 한 가족으로 묶어 놓은 특별한 사연은 무엇일까?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 가마솥을 엎어 놓은 것 같이 생겨서 ‘가마섬’이라고도 불리는 ‘대부도’는 18가구밖에 살지 않았던 작은 섬이었다.

이곳 ‘대부도’에서 태어난 경순 씨는 어려서 우연히 뱃일하러 온 남편을 처음 만났다.

당시 평생을 섬에서만 지냈던 경순 씨는 그곳이 세상의 전부였고 주변 마을 사람들처럼 일찍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하다 여겼다.

그렇기에 경순 씨는 이른 나이에 아들 설민 씨를 갖게 되었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한 탓일까. 가정형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경순 씨가 서른다섯이 되던 해 남편마저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 날 이후로 오로지 홀로 두 자식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경순 씨는 서울에 올라가 생선가게를 운영하며 악착같이 살았다.

타향살이를 힘겹게 견디던 중 경순 씨는 자신의 아픔을 깊게 이해해준 인준식(46) 씨와 만나 재혼해 늦둥이 아들까지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됐다.

그렇게 상처가 아물어 갈 무렵, 순천 호텔에서 근무했던 아들 설민 씨가 갑자기 귀어를 선택했다.

바다 일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잘 아는 경순 씨는 눈물로 반대했지만 설민 씨는 계속해서 귀어를 고집했고, 10여 년간의 필사의 노력 끝에 지난 해, 드디어 배 두 척을 둔 어엿한 선장이 되었다.

그러나 낚싯배를 혼자 운영하기 힘들었던 설민 씨는 경순 씨에게 간곡하게 도움을 요청했고 외면할 수 없었던 경순 씨는 좋은 기억보다는 힘든 기억들이 더 많은 바다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 '넘너리' 경순 씨 네의 갈치 철 나기!

제법 큰 낚싯배를 두 척이나 운영하는 아들 설민 씨.

요즘 낚시꾼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문어와 갈치가 많이 잡힐 때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배를 띄우다 보니 예약된 낚시꾼 수만 매일 40여 명이다.갈치 낚시 특성상 꼬박 하루를 새서 잡기 일쑤.

그러다 보니 기상을 잘 살피는 것은 물론, 바다 위에서 쪽잠은 일상이 되었고 낚시가 잘되지 않을 때면 예민해지는 낚시꾼들도 잘 살펴야 한다.

뱃일만으로도 정신없는 설민 씨지만 뭍에서 늘 삼시 세끼를 준비해주는 어머니가 있기에 든든하다.

적어도 매일 어머니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한 것이다.

게다가 어머니 경순 씨의 손맛은 이미 낚시꾼들 사이에 제법 유명해져 밥을 먹으려고 배를 탄다는 이야기가 생길 정도이니 설민 씨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단다.

거기다 결혼해 쌍둥이를 임신 중인 여동생 다민 씨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가지 일이라도 도와주려는 노력과 서울에서 틈만 나면 여수로 달려와 일을 도와주는 아버지 준식 씨까지...

그래서 설민 씨는 조금도 게으를 수 없어 매일같이 녹초가 되지만, 앞으로 언제 또 이렇게 모일 수 있을지 모르기에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데...

# 또 다시 이별을 앞두고...

올해로 경순 씨가 서울에 새로운 가족을 꾸린지 16년.

재혼 1년 차에 늦둥이 아들을 낳고 새 삶을 시작한 경순 씨는 흔쾌히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 준 남매가 고맙기만 하다.

남매가 새아버지와 늦둥이를 처음 만난 날 아들 설민 씨는 새아버지 준식 씨와 9살밖에 차이나지 않았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먼저 아버지라 부르며 살갑게 다가갔던 설민 씨다.

그렇게 새 가족이 탄생해 시간이 흘러 막둥이 승환 군은 어느덧 중학교에 들어가고 새로 만난 형과 누나와도 막역한 사이가 됐다.

하지만 준식 씨의 사업과 승환 군의 학교 때문에 여전히 여수와 서울, 두 곳에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

가장 바쁜 갈치 철이 어느덧 끝나가고, 약속했던 시간은 어김없이 끝을 향해 달려간다.

밤낮없이 20인분 이상의 밥을 지어야 했던 경순 씨는 후련할 만 한데 좀처럼 경순 씨의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혼자 고생할 아들 설민 씨를 떠올리면 마냥 가슴이 먹먹하다는데...게다가 딸 다민 씨도 결혼해 쌍둥이를 임신한 상태.

어쩌면 엄마가 가장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를 일.

하지만 언제까지고 여수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남편 준식 씨는 꼭두새벽부터 출근을 해야 하고 시어머니가 승환 군을 보듬어준 지도 어느덧 5개월이 다 되어간다.

남매는 웃으며 괜찮다고 이야기하지만 떠나야 할 날은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정유진 기자 online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