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뜨거운 환호와 박수 속에 화려한 막을 올린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故 김현식의 주옥 같은 명곡과 아련한 사랑이야기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공간에 속한 세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다루는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세 개의 데칼코마니 구조를 통해 연인 간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창작뮤지컬이다. 특히,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당신의 모습’ 등 독특한 음색과 독보적인 음악세계로 한 시대의 획을 그은 음유시인 故 김현식의 히트곡들로 구성된 넘버는 더욱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뛰어난 상상력과 안정적인 스토리로 인정받는 이희준 작가, 창작과 라이선스 뮤지컬을 넘나들며 그 실력을 입증한 원미솔 음악감독, 자타공인 한국을 대표하는 서병구 안무가, 직관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는 베테랑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세련미와 독특한 개성을 갖춘 의상디자이너 도연 등 최고의 창작진과 정태영 연출의 감각적인 연출로 극의 완성도를 높이며 한국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준다.
뮤지컬 <사랑했어요>의 첫 번째 매력은 이희준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탄탄한 스토리다. 음유시인 故 김현식의 음악이 담고 있는 애절한 사랑의 감성을 ‘준혁’과 ‘기철’, ‘은주’ 세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과거와 현재, 서울과 비엔나, 중국 등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세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한 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특히, 사랑에 빠진 순간부터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까지 인물들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故 김현식의 노랫말은 더욱 큰 감동을 선사한다. 음악에 맞춘 스토리로 개연성이 결여되는 여타 주크박스 뮤지컬의 약점을 영리하게 극복한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두번째 매력은 다채로운 편곡과 변주를 만나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한 故 김현식의 노래다. 다양한 장르로 편곡된 故 김현식의 음악은 뮤지컬 <사랑했어요>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클래식함을 강조한 오프닝 넘버와 모두가 흥겹게 즐길 수 있는 폭발적인 밴드 사운드의 버스킹 장면 넘버로 각각 다르게 편곡해 극적임을 더한다. 그 밖에도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합창으로 편곡되어 뮤지컬 넘버로 완벽하게 탈바꿈한 ‘어둠 그 별빛’과 원곡의 매력을 고스란히 살린 ‘비처럼 음악처럼’ 등 적재적소에 배치된 명곡들이 듣는 즐거움을 극대화 시킨다.
송창의, 나윤권, 이홍기, 이재진, 문시온, 김보경, 신고은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9월 20일(금)부터 10월 27일(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며, 티켓링크와 인터파크 티켓 예매사이트에서 예매 가능하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