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응급실 천차만별
2012.01.25 02:16 댓글쓰기
AD연휴기간 종합병원 응급실은 한마디로, ‘희귀한’환자들로 붐빈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평소 해보지 않던 칼질로 손을 베거나, 오랜 교통체증에 지친 소아환자 등 응급상황도 천차만별. 대전선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설 연휴동안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평일의 두 배 수준이다. 그렇다면 설 연휴 조심해야할 ‘응급질환’은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해야 좋을까.

◇과식과 배탈
명절에 급증하는 웃지못할 질환 중 하나는 과식과 배탈이다. 지난해 응급질환 순위에서 교통사고(12건)를 앞지른 건 음식으로 인한 배탈(17건)과 알레르기성 두드러기(3건)였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둘러앉아 한상 가득 차려진 기름진 음식들을 과하게 섭취하다 보니 갑자기 배탈이 나고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소아는 급체를 할 수 있으니 담백한 음식섭취와 배와 등 마사지로 소화기능을 도와주고, 어른의 경우에도 평소 즐겨먹지 않던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절제하는 것이 즐거운 명절을 보내는 하나의 지혜가 될 수 있다.

◇교통사고와 소아 멀미
해마다 급증하는 귀경길 교통사고. 올해 특히 연휴기간 날씨가 좋지 않아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장거리 운전에 대비해 먼저 차량점검을 해야한다. 그리고 장거리 운전을 위해 꼭 챙겨야 할 것은 아이들을 위한 멀미약이다. 장시간 운행은 교통수단이 익숙하지 않고, 위의 기능이 약한 아이들에게 멀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발 전 유제품 섭취를 피하고 차안 환기 및 멀미약을 미리 복용해 아이들의 멀미를 예방해야 한다.

◇아이와 어른의 안전사고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사고에도 특히 관심이 필요하다. 10세 미만의 응급환자 15명의 입원 사유를 보면 집에서 놀다가 넘어져서, 침대에서 떨어져서, 문틈에 끼어 다치는 안전사고가 대부분이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울리다보니 아이들이 집안 곳곳을 뛰어다니며 넘어지고 부상을 입는 경우가 크게 늘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른들은 특히 음식준비를 하다 안전사고를 당한 경우가 많다. 응급환자의 30~40대 여성 사례를 보면, 딱딱한 밤을 까다 칼에 베고, 깨진 유리그릇이나 생선가시에 다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많고 다양한 음식보다는 필요한 것만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이다.

◇부모님의 지병 때문에, 가족 간 불화 때문에
간혹 연세가 지긋한 부모의 손을 잡고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건강이 나빠지신 것 같아 걱정되어 찾아오는 경우들인데, 대부분 응급질환 보다는 지병인 경우가 많다. 간단한 진료와 3일에서 5일분 약처방해드리는 것이 고작이지만, 부모의 건강에 자주 찾아뵙고 문안을 여쭈지 못하는 요즘 세태의 단편인 것 같아 씁쓸하다. 하지만 그나마 이런 자녀는 효자인 셈. 오랜만에 만난 친족과의 불화, 부부싸움으로 폭행에 연루되어 심한 부상을 입고 응급실로 실려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고자=대전선병원 응급의료센터 구관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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