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어워드’ 故코비 브라이언트 추모→방탄소년단 韓최초 무대까지(종합)
[뉴스엔 황혜진 기자]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추모 무대부터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한국 가수 최초 무대까지, '제62회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가 화려하고도 의미있는 무대들로 채워졌다.
1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그래미 어워드'가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가수 겸 DJ 배철수, 평론가 임진모, 통역가 안현모 진행으로 Mnet을 통해 생중계됐다.
올해 62회를 맞이한 '그래미 어워드'는 전미 레코드 예술 과학 아카데미가 해마다 우수한 성과를 거둔 레코드와 앨범 등을 선정해 각 부문 시상을 진행하는 행사다.
이날 오프닝 무대는 리조가 맡았다. 지난해 'Hurts'(트루스 허츠)로 빌보드 차트 7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리조는 올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신인 아티스트 등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리조뿐 아니라 보이즈 투 맨, 블레이크 쉘톤과 그웬 스테파니, 조나스 브라더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어셔, 카밀라 카베요, 탄야 터커와 브랜디 칼라일, 아리아나 그란데, 빌리 아일리시, 에어로스미스, 방탄소년단과 릴 나스 엑스, 메이슨 램지,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데미 로바토 등도 차례로 무대에 올라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추모 무대도 펼쳐졌다.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래미 어워드' 개최 당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인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에 호스트 앨리샤 키스는 "오늘 너무 슬프다. 앞서 미국과 LA, 전 세계가 영웅 한 사람을 잃었다. 정말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우리 마음속에 우리 기도 속에 함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 잠시만 그들을 마음속으로 생각해달라. 그리고 우리와 지지의 힘을 그들의 가족과 함께 합쳐달라. 우리가 이 쇼를 이렇게 시작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조금이라도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조금이라도 설명을 해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보이스 투 맨이 무대에 올라 추모 무대를 선보였다.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한 앨리샤 키스는 "코비도 음악을 정말 좋아했다. 그를 기리자. 우리가 에너지를 계속 높이길 바랄 것"이라며 "음악이라는 언어를 사용한 아티스트들을 기리고 싶다"고 코비 브라이언트를 애도했다.
특히 호스트 앨리샤 키스는 오프닝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방탄소년단과 K팝에 대해 직접 언급해 한층 높아진 글로벌 위상을 실감케 했다. 앨리샤 키스는 "여러분이 K팝을 좋아하든 락앤롤을 좋아하든 다양한 노래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며 "모두가 BTS 노래에 사로잡혔지(Obsessed) 돼 있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역가 안현모는 "'여러분이 K팝을 좋아하든'이라고 멘트를 했다는 건 (K팝) 비중을 굉장히 크게 생각하고 있고, (방탄소년단이) 처음 (퍼포머로) 온 게스트이니까 대우를 해준 게 아닌가 싶다"고 평했다.
배철수는 "아쉬운 점은 BTS 단독 무대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밝혔다. 이에 임진모는 "그 자체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작년보다 나아진 거니까. 지난해 시상을 했다가 올해 무대를 하는 것니까"라며 "BTS는 음원보다 무대가 센세이션이다. 올해 '그래미 어워드' 무대 데뷔이니까 난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현모는 방탄소년단이 올해 '그래미 어워드' 후보 명단에 당연히 이름을 올렸어야 마땅하다며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하기도 했고 전세계에서 투어를 통해 약 20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글로벌 스타"라고 밝혔다. 세 진행자는 내년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 단독 무대를 기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퍼포머(공연자)로서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 가수 최초로 시상자로 참석한 데 이어 2년 연속 참석이라는 신기록을 추가했다.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디플로(Diplo), 메이슨 램지(Mason Ramsey), 빌리 레이 사이러스(Billy Ray Cyrus) 등과 함께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를 주축으로 한 특별 무대(special segments)인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Old Town Road All-Stars)'를 선보였다.
이날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서는 7인이 함께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Old Town Road All-Stars)' 무대를 채웠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릴 나스 엑스와 함께 라이브와 군무를 자연스럽게 소화했을 뿐 아니라 능숙한 무대 매너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지난해 7월 공개된 릴 나스 엑스의 'Seoul Town Road (Old Town Road Remix)'에 피처링 래퍼로 참여했다. 당시 RM은 릴 나스 엑스 측의 제안으로 직접 영어 가사를 쓰고 불렀다.
이와 관련 배철수는 "한국 뮤지션, 아티스트의 무대를 '그래미 어워드'에서 보게 되다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임진모는 "방탄소년단과 '올드 타운 무대'가 관계가 있다"고 밝혔고, 배철수는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에서도 '서울 타운 로드'를 여러 번 틀었다"며 "뿌듯하면서도 다시 한 번 아쉬움을 표한다. bts가 단독 공연을 했더라면, 방탄소년단 노래가 후보에 올랐더라면"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현모는 "아쉬웠다. 다행히 다시 한 번 등장해 한 번 더 볼 수 있긴 했는데 본 걸로도 만족스럽긴 했지만 다음엔 더 길게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이번 '그래미 어워드' 공연으로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이자 아시아 가수 최초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공연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썼다. '그래미 어워드'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 BBMA)',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AMA)'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드'에 앞서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2017년과 2018년, 2019년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특히 2019년에는 이매진 드래곤스, 마룬 파이브 등을 제치고 첫 본상(톱 듀오/그룹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단독 공연의 기회는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누렸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는 2017년 미국 TV 방송 무대 신고식을 마쳤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시상식을 시작으로 2년 연속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2019년 첫 본상(페이보릿 듀오 그룹 팝/록 부문) 을 수상했다.
또 하나의 특별 무대(special segments)도 공개돼 현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믹 딜, DJ 칼리드, 존 레전드 등이 함께 지난해 3월 괴한의 총격에 살해된 래퍼 고(故) 닙시 허슬을 추모하는 합동 무대를 선보인 것.
닙시 허슬은 갱스터 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미국 내 흑인사회 갱생을 위해 노력한 래퍼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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