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복병 만난 한국경제…성장률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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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7. 오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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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회복세 꺾이고 중국 의존 높은 업계는 한숨
"금융시장 변동성 대비해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한 약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 사태가 올 상반기 반등을 노렸던 한국 경제에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민간의 소비와 투자, 수출 등 주요 부문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한 폐렴 사태가 악화할 경우, 올해 2.4%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면서 경기회복세를 기대했던 정부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 사태라는 돌출변수는 이미 지난주 우리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국내 증시는 이달 들어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확인되면서 강세 흐름을 보였으나, 우한 폐렴사태가 불거지면서 급격히 기세가 꺾였다.

코스피 지수는 2천260선을 넘어 지난 20일 2천262.64까지 상승했다 23일 2천246.13까지 떨어졌다.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에 국내 확산까지 가속화할 경우, 국내 소비·여가 활동이 움츠러들고,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급감으로 인해 여행·관광·유통 등 서비스업 타격도 우려된다.

특히 수출 부문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구 제조업계는 우한 폐렴 여파가 지역 경제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대구 전체 수출액 중 27%를 차지한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대구 퍼스널모빌리티 생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전기오토바이, 킥보드 제품 본체를 들여오고 수출도 하고 있다. 중국은 한 달에도 몇 번씩 오갈 만큼 사업에 중요한 곳"이라며 "당장 2주 뒤 중국 선전 출장이 예졍돼 있는데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공항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금융·외환당국은 27일 긴급 회의를 잇따라 열고 우한 폐렴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점검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현재까지는 실물 경제 영향이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으나 확산 상황 등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확대될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 시장 불안이 확대된다면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설 명절로 휴장중인 한국을 제외하고 벌써 중국·홍콩·일본을 중심으로 주요국 증시와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날 도쿄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 거래일(24일) 종가보다 483.67포인트(2.03%) 빠진 23,343.51로 거래가 끝났다. 미국 주가도 설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등 우려가 커지면서 에너지, 소매금융주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한 폐렴의 전개 상황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윤조 기자 hanyunjo@imaeil.com
박상구 기자 sang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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