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명문팀이 하늘서 사라졌다···브라이언트 죽음으로 본 비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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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8. 오전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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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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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브라이언트와 그의 딸 지아나(왼쪽). [AP=연합뉴스]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로 불린 코비 브라이언트(41·미국)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1996년부터 2016년까지 20년간 LA 레이커스에서 활약한 브라이언트는 5번의 NBA 우승과 18번의 올스타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전 세계를 누비는 스포츠스타들은 개인 일정을 소화하거나 각종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수단으로 경비행기·헬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행기 사고 가능성에 그만큼 더 노출돼 있다.

브라이언트를 포함해 하늘에서 난 사고로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스포츠스타들에 대해 짚어봤다.

브라이언트, 딸 농구팀 감독 가다 참변
코비 브라이언트가 탑승한 헬기의 잔해.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AFP통신 등은 26일(현지시간) "브라이언트가 이날 오전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가던 중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헬기가 추락하면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고로 브라이언트의 둘째 딸 지안나(13)와 지안나의 농구팀 동료, 헬기 조종사 등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들은 브라이언트가 캘리포니아 사우전드 오크스에 세운 맘바 스포츠 아카데미로 가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맘바'는 생전 브라이언트가 좋아했던 별명이다. 브라이언트는 이곳에서 딸이 속한 농구팀의 경기를 감독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시에는 심한 안개가 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언트는 LA의 악명높은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선수 시절부터 헬기를 자주 이용했다.

베일에 싸인 살라의 추락사
에밀리아노 살라. [AP=연합뉴스]

최근 세간을 충격에 빠뜨린 추락사는 또 있었다. 지난해 1월 22일 프랑스 낭트에서 뛰던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선수 에밀리아노 살라(당시 29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카디프시티와 계약 체결 후 영국으로 가던 중 경비행기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살라의 사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풀리지 않은 채 의문으로 남아있다.

애초 살라가 실종됐다는 보도가 났으나 약 2주 뒤 영국항공사고 조사단(AAIB)은 해저 비행기 잔해 속에서 1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영국 경찰은 지난해 2월 7일 시신을 인도해 신원을 확인한 결과 에밀리아노 살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베일에 싸인 살리의 사망 원인을 놓고는 여러 추측이 나왔다. 기체 결함을 이유로 드는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살라와 함께 탄 조종사 데이비드 이봇슨이 비행기 면허가 없었다며 그의 조종 미숙을 원인으로 꼽았다. 몇 달 뒤 살라가 추락 전 일산화탄소에 중독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AAIB 관계자는 같은해 8월 "부검 결과 살라의 혈액 내에서 높은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며 "비행기 추락 전 살라와 이봇슨이 일산화탄소 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돼 일산화탄소가 어떻게 기내에 들어왔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운전이 취미였던 이들의 비극
코리 라이들. [MLB 홈페이지 캡처]

비행운전을 취미로 삼은 운동선수 중 비극을 당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미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소속 선수 코리 라이들(당시 34세)을 들 수 있다.

라이들은 지난 2006년 10월 경비행기를 타고 뉴욕 맨해튼을 통과하던 중 고층 빌딩과 충돌해 목숨을 잃었다. 사고기에는 비행교관 타일러 스탠저도 탑승하고 있었는데 당시 누가 운전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원인으로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과 조종사의 미흡한 운전 실력을 꼽았다. 강한 바람을 만난 경비행기가 고도가 낮은 지점에서 급선회하다 비행 속도가 급격히 줄어 추락했다는 것이다. 비행기 프로펠러와 엔진에는 별다른 결함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들 외에도 1979년 8월 서먼 문슨(당시 32세·뉴욕 양키스) 역시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경비행기를 몰다 충돌사고로 숨졌다. 1996년 4월에는 네브래스카대학 쿼터백인 브룩 베링거가 미 프로풋볼(NFL) 드래프트를 이틀 앞두고 경비행기를 조종하다 추락사했다.

선수단 전체가 사망한 참사도
2016년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한 브라질 축구팀 샤페코엔시. [AFP=연합뉴스]

집단 추락사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이탈리아 축구팀 그란데 토리노는 1949년 4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친선경기를 마치고 비행기편으로 돌아오다 언덕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토리노 소속 선수 전원을 포함해 비행기 탑승자 31명이 모두 사망했다.

1958년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탑승한 여객기가 독일 뮌헨공항에 착륙하다 추락해 8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3년 잠비아 국가대표팀 18명도 창공에서 숨졌다. 당시 미 월드컵축구 예선전을 위해 원정경기를 가던 잠비아 선수단은 비행기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기내 화재를 진압하려다 엔진을 잘못 끈 탓이었다.

브라질 축구클럽 샤페코엔시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는 2016년 볼리비아에서 콜롬비아로 향하던 중 과적·연료부족으로 추락했다. 당초 이 사고로 25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약 1시간 뒤 81명의 탑승객 중 76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정정보도가 나와 브라질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봉사 위해, 출전 위해 비행기 탔던 선수들
골프스타 페인 스튜어트. [사진 KBS]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로베르토 클레멘트(피츠버그 파이리츠)는 1972년 12월 31일 지진 희생자를 돕기 위해 니카라과로 가는 길에 비행기 충돌사고를 당했다. 클레멘트는 훗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골프스타 페인 스튜어트는 1999년 10월 25일 골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가다 사우스다코타 근교에서 추락사했다. 스코틀랜드풍의 전통 의상과 독특한 제스처로 유명했던 스튜어트는 89년 PGA챔피언십과 91·99년 US오픈을 제패하는 등 전성기를 누리던 중 세상을 떠나 팬들을 슬픔에 빠지게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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