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지역 이기주의인가, 지역민들의 당연한 걱정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우한 등 중국 후베이성 내 교민 격리 지역이 충북 진천으로 결정된 뒤 지역민들의 분노를 쉽사리 평가하기 어렵다. 지역민들의 우려와 두려움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진천으로 한 차례 번복된 점, 급작스러운 결정 등에 진천 주민들의 불만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여기에 진천 관련 카페에는 ‘우한 전세기를 타고 온 교민이 몰래 나와 돌아다니면 어쩌냐’ ‘확진자가 나오면 도시를 폐쇄한다더라’ 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루머마저 퍼지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감염이 무서우면 집에 있어라” “진천 사람들은 죄다 이기적이다”는 식의 악플에도 상처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강림 보건복지부 차관을 향한 무력 행동에 대해서는 “잘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타지역에 아이의 병원예약이 잡혀있는데 진천사람이라고 거부당할까 겁난다고 하던 엄마들도 언론을 통해 전해진 ‘복지부 차관 멱살잡이’에는 “창피하다”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쓴소리했다.
김강림 보건복지부 차관은 29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 충북 진천군 덕산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았다. “여러분의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격리 수용 시설을 받아들일수 없다며 반대 집회를 하던 주민들은 격노했고, 정부 관계자인 김 차관에게 분풀이했다. 언론 카메라에는 인파에 파묻혀 괴로워하는 모습이 찍혔지만, 현장에서는 주민들이 물병과 종이컵, 나무젓가락을 던지고 김 차관의 머리끄덩이를 당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4시40분쯤 후베이성 교민 708명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분산 수용하기로 발표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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